중부고속도로 확장·반도체 클러스터·청주공항 활성화 등
  • ▲ 충북도청.ⓒ뉴데일리 충청본부 D/B
    ▲ 충북도청.ⓒ뉴데일리 충청본부 D/B

    갈 길 바쁜 충북도의 주요 현안이 문재인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 기조에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충북의 주요 현안으로는 충북선철도고속화 등 4~5개 사업이 꼽힌다.

    여기에는 충북선철도 고속화와 △청주공항 거점 항공사 설립 △반도체산업 클러스터 △중부고속도로 확장이 올라있다.

    충북선철도 고속화는 정부의 예비타당성면제 대상 사업에 반영을 요구한 사업으로 늦어도 이달 말에는 예타면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충북도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니라 강원권과 호남권을 잇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해당 지역이 주도해야 하지만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강원과 호남을 잇는 ‘강호축’의 개념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다.

    충북선 고속화는 오송~청주공항~제천을 현행 시속 120㎞에서 시속 230㎞로 향상시키는 사업으로 이미 설치된 호남고속철도는 시속 300㎞, 중앙선은 시속 250㎞의 속도를 내고 있다.

    필요성으로 본다면 호남과 강원이 절실하고 통과역에 그치는 충북에는 사실상 큰 이점이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다른 주요 현안도 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일자리 만들기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이다.

    산자부는 지난 18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해 1만 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꾸준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충북도가 이미 600만㎡(200만평) 규모의 부지를 조성해 놓고 현 청주시에 위치한 공장과 연계해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요청했지만 수도권 부지 지정을 저울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가장 유력한 곳으로 떠오르는 곳은 경기도 용인·이천 등이다.

    이미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등이 있어 과포화 상태인 지역으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마저 이곳으로 입지할 경우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 시킬 우려가 높다.

    수도권 규제 완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수도권 투자의 빗장을 풀어주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망국의 근원이 될 수 있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수도권 공장 총량제로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하지 않은 일들이 시작되는 셈이다.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충북도는 이곳을 기반으로 하는 거점항공사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근거는 충분한 항공 수요(이용권역:충청·호남 북부·경기 남부·강원 남부)와 행정수도인 세종시 관문공항, 항공교통 이용 편익증진(인천공항 이용대비 4시간), 풍부한 항공인력 배출(충북도내 10개 대학, 연 1000명) 등의 요인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째 국토교통부는 과당경재 등을 이유로 운송사업 면허 신청을 반려해 놓고 있다. 타 권역에 있는 거점항공사를 청주공항만 불허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전북도가 예타면제 대상 사업으로 ‘새만금 공항 건설 사업’을 신청, 청주공항의 영업권에 포함된 호남북부권 이용객을 뺏기는 것은 물론 오히려 충청권 이용객마저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청주공항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타 지역 사업에 반대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중부고속도로 조기 전면 확장’ 사업은 남이JCT~오창IC~진천IC~음성IC~호법JCT 구간 78.5㎞를 현행 편도 2차로에서 3차로 확장하는 것이다.

    평택~제천고속도로 개통으로 중부고속도로 혼잡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은 이미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부터 예타를 통해 비용편익(B/C)분석 결과가 사업 타당성이 높다는 ‘1’이상을 기록, 사업이 시작되려던 찰나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선도사업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추진하는 바람에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경부축을 중심으로 영남권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충북은 해석했지만 정치력에 밀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물 건너 간 사업이 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의미를 살리지 못하면서 사업 재개의 희망을 접는 것 아니냐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다만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예타면제 대상 사업으로 올라있어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의 정책 기조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사업은 정권의 정통성을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