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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신설 주장에만 급급해 상생협력 약속을 파기한 충청 정치권이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면서 정작 큰 것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26일 충청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호남권 국회의원들이 이 달 말께 국회에서 전체 모임을 갖고, KTX호남선 선형 개량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KTX호남선 시간 단축 요구
이들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임은 정동영 의원(민주평화당·전북 전주병)이 “호남선 KTX를 세종역이 포함된 단거리 노선 신설”에 촉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이 주장하는 KTX호남선 신설 노선은 천안~공주, 천안~세종역(가칭)~공주 노선으로 오송을 경유할 때보다 첫번째 노선은 약 6분, 두번째 노선은 5분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오송역 설치 지역은 세종시 서쪽 고속도로 서세종IC 인근으로 천안아산역에서 약 33㎞, 공주역에서 약 20㎞, 세종정부청사에서 약 8㎞ 가량 떨어져 있다.
기존 세종시 설치 계획지역 발산리에서는 세종청사까지 직선 거리로 약 6㎞, 도로로 8㎞여서 접근성은 비슷하지만 서쪽으로 치우쳐 있다.
호남권 정치인들은 KTX호남선이 오송에 치우치면서 20분여의 추가 소요시간이 생겨 접근성이 떨어지게 됐다며 분기역 신설의 논리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충남·북의 강호축 구상을 크게 위축할 수 있다는게 지역 정치권의 우려다.
충남으로서는 공주역이 충북선 고속화를 통해 강원·충북·경북 지역 관광객을 불러들이는데 불리하고, 충북은 오송역 활성화와 충북선고속화를 통한 국토중심축으로서의 발전 전략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KTX고속철도의 포화 상태를 들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의원은 “수서고속철도 개통 후 서울역 출발 KTX와 수서역 출발 SRT의 운행 선로 용량은 총 190회지만 176회를 사용하고 있어 여유 용량은 14회만 남았다”며 “이는 공급 좌석이 부족하고 열차가 더 운행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이러한 논리는 KTX오송역이 충북이 주장해 온 ‘상생협력의 상징’과 같은 추상성이나 ‘국가X축 철도망의 중심’과 같은 미실현 계획의 정책화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 정치권의 논리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시간 단축만이 능사인가
KTX 고속철도망은 기본적으로 국토의 물리적 거리를 시간적으로 단축하자는게 첫번째 목적이다.
이러한 목적에 부합해야 하는 하지만 결국 이를 운행하는데 실어나를 승객은 필수적이다.
경제성이 밑받침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토의 동반 발전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수도권과 영남, 호남권에 고속철도망을 설치한 것은 두 지역간 만의 승객과 화물을 실어나르는 것이 아니라 노선 중간 중간에 놓인 도시들과의 교류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KTX호남선 오송분기역이 결정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논리적으로도 KTX세종역 신설은 국민의 결정을 거스르는 것이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서 낙제점을 받은 전남 무안공항을 KTX호남선이 경유하면서 건설한 것도 이같은 점을 감아한 것이다.
◇ 오송분기역 결정의 최초 정신으로 돌아가야
오송분기역을 결정한 것은 충북이 아니다.
오송분기역 결정은 입지를 결정하기 위해 구성된 국민평가단의 의해 이뤄졌다.
당시 국민평가단은 천안, 오송, 대전을 놓고 경유·수요·국토균형발전·건설비용 등 19개 항목에 걸쳐 심사했다.
천안~공주를 직접 연결하는 방안, 이 구간에 오송을 거치는 안, 대전을 경유하도록 하는 안이었다.
국민평가단의 심사에서 오송은 19항목 전체에서 모두 1등을 했다.
오송이 국가의 미래 고속철도교통망에서 X축을 완성하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견한 것이다.
충청권 상생협력 약속은 그 뒤의 일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결정을 국민이 해 준 것이다.
지금, 그것을 민주당 중심의 국회의원들이 뒤집자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평가단의 예견이 적중해 오송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관문역으로 자리매김했고, 동북아시대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중국횡단철도와 연결하는 한반도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 충청권 사분오열 책임은
하지만 이러한 국민적 명령에 지역 일부 정치인들의 오판을 하면서 충청권이 사분오열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TX세종역 신설을 주장, 충북의 민심이 들끓고 있고,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여기에 동조한 뒤 철회하면서 공주시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틈을 비집고 호남권 정치인들이 세를 규합해 천안~공주간 직결선을 주장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충북의 국회의원들은 차기 공천을 위해 말을 아끼면 도의원들의 뒤에 숨어있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24일 KTX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무기력한 충북의 정치권에 충북도민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