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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 동안 병가를 냈던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병가를 마치고 10일 출근한다.그는 병가 기간에 대전 모 병원에서 ‘대장(大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의 출근은 자신이 부재중에 직원들이 유성터미널 사업 무산과 관련, 시 감사관실로부터 강도 높은 감사를 받은 상황이어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시 감사결과 박 사장의 임기(8월16일)가 불과 한 달 남짓 남아 있는 그에게 유성터미널 사업무산에 대한 경고처분을 도시공사 이사회에 권고했지만 큰 의미가 없게 됐다. 불명예스럽게는 물러나지만, 그에 대한 경고처분은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고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시 안팎으로부터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출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박 사장의 병가 기간이 유성터미널 무산에 대한 시 감사실의 감사 기간과 공교롭게도 겹쳐서다. 감사는 권선택 시장의 지시로 예정돼 있었다는 점에서 시 안팎으로부터 박 사장이 의도적으로 감사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결국 병원에 입원한 박 사장은 감사관실로부터 대면조사나 서면조사를 받지 않으면서 부실감사 논란을 부채질했다. 물론 시 감사관실 공무원들이 ‘몸이 아프다’는 사람을 병원에까지 찾아가 감사를 받으라고 하기는 인간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유성터미널사업무산이라는 중대한 지역의 현안에 대한 감사라는 점에서 박 사장이 환자복을 입고서라도 자신해서 더 감사를 받기를 자청했어야 마땅했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달 21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무산과 관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박 사장은 ‘사장 사퇴론’과 관련한 질문에 “임기때까지 최선을 다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행태이기도 하다.
문제는 박 사장이다. 박 사장이 임기가 많이 남았다면 당연히 감사에 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병가는 의도적인 감사회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 사장이 생각해 낸 것이 ‘병원 입원’으로 감사를 회피할 수 있는 ‘절묘한 꼼수’를 부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상식적으로 공공기관의 수장이 감사기간에 자리를 지키지 않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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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터미널 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질질 끌어온 지역의 최대 숙원사업이다. 시가 지난달 롯데컨소시엄에 대한 계약해지를 결정하면서 시민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고 시민들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사업무산에 대한 책임자처벌까지 요구한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달 21일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권선택 시장은 사업무산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사업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시장에게 있다”며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시장이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언론을 통해 사과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그 만큼 사업무산에 대한 파장과 책임이 크다는 의미다.
시민들은 시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사과를 할 정도로 사업무산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시 감사가 예정된 기간에 병가를 내고 감사를 받지 않은 박 사장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박 사장은 취임 초부터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인물이다. 그런 만큼 퇴임 전까지 맡은 업무에 보다 성실히 임해야 하고 유성터미널 무산과 관련해 마땅히 자진해서 감사에 응하는 등 응분의 책임을 지는 태도를 보여줘야 했다.
결론적으로 박 사장은 권선택 시장이 ‘낙하산 논란’을 무시하면서까지 대전도시공사 사장에 낙점되는 큰 혜택을 입었다. 그런데도 박 사장은 유성터미널 사업추진을 소홀히 해 사업무산 사태에까지 이르게 함으로써 시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또한 도시공사와 대전시의 행정 신뢰를 크게 추락시킨 것은 물론 권선택 시장에게도 큰 부담을 안겨주고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