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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청주시가 지난 8일 조기 개통을 강행한 뒤 ‘LG로’가 경찰이 우려한대로 제2순환로 일대 차량 통행이 극심한 혼잡을 빚으며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총연장 4.87㎞, 왕복 4차선 도로로 제2순환로 SK하이닉스 교차로에서 원평교차로를 잇는 LG로를 개통했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기존 청주산업단지~오창과학산업단지 간 이동시간을 30여분 단축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또한 거리 단축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그동안 제2순환로 구간의 극심한 차량정체로 운전자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LG로’ 개통을 놓고 청주시와 충북경찰청이 이견을 보이면서 양 기관이 자존심 싸움으로 까지 번지면서 결국 교통지옥으로 인해 시민들만 골탕을 먹는 꼴이 됐다.
‘LG로’ 개통일 당일 하루종일 제2순환로 서청주교사거리~송절삼거리 구간 양방향 차량이 극심한 정체를 빚은 것은 물론 서청주교사거리에서 율량동 방면은 SK하이닉스 2공장 입구에서부터, 반대 방향은 충청에너지서비스센터 삼거리에서부터 주차장아닌 주차장으로 변한 모습이었다.
이 도로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안도 없이 조기 개통한 것에 대한 볼멘소리와 함께 불만들을 쏟아내기에 충분했다. 조기 개통에 대한 우려가 곧바로 현실이 된 것이다.
충북경찰청은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26일 교차로 모든 방향에 좌회전 대기차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개통은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이 뜻을 청주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그 해결책으로 제2순환로에서 오창산단으로 향하는 좌회전 대기 차로를 충분히 확보한 뒤 신호체계 조정을 통해 양방향 직진 신호시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좌회전 대기차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하이닉스 교차로에서 좌회전으로 ‘LG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일단 막아 우회시키면 교통 혼잡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청주시가 다음 달 초까지 ‘LG로’로 진입하는 하이닉스 교차로에 좌회전 대기차로를 만들어 교통혼잡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완공 때까지 한 달 가량의 교통 혼잡에는 아예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곳을 통행하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있더라도 관계당국은 일단 좌회전 신호를 막아 직진 신호만 주는 방법 등 빠른 시일 내 대책을 세워 교통체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경찰은 한 달 내로 좌회전 차로를 확보하지 못해 교통혼잡이 계속된다면 개통구간에 대한 통행제한을 전면 검토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점은 또 있다.
LG로에 대한 안전진단에서도 이상이 발견됐다.
최근 한국건설안전협회가 엘지로 미호천교 구간 노면 균열 안전진단에서 ‘갈라진 노면에 대한 재포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진단결과 교면포장 균열의 원인은 특정한 위치에 충격이 집중돼 미세균열이 발생했고 그 미세균열 사이로 빗물이 침투해 균열이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미호천교 시공사인 태영건설 측에 보수를 의뢰해 재포장 할 방침이다.
노면에 일부 균열이 생긴 미호천교 1.145㎞ 구간은 태영건설이 교량 공법과 디자인을 제안한 구간으로 교량 노면 포장은 지식경제부과 국토해양부가 신기술로 인정한 ‘수경성개질유황콘크리트’ 공법으로 시공했고 홍익기술단이 감리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지방경찰경찰청이 지정체 등의 이유로 조기개통을 반대했지만 청주시 측이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개통을 강행해 문제가 되자 경찰청과 청주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가는 느낌이다.
이처럼 교통 신호체계와 시공상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등 ‘졸속 개통’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와 충북경찰청은 하루빨리 마찰을 봉합하고 합심해 애써 개통한 ‘엘지로’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