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확대간부회의서 형식적 업무 태도 강도 높게 질타…민선 9기 ‘책임행정’ 선언“관성은 행정을 늙게 한다”…90분 넘는 질책 속 공직사회 향한 강력한 쇄신 메시지
  • ▲ 허 태정 시장은 8일 열린 7월 업무보고 겸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실·국장과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준비 부족과 형식적 보고 관행, 책임 회피성 업무 태도를 잇달아 질타했다. ⓒ대전시
    ▲ 허 태정 시장은 8일 열린 7월 업무보고 겸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실·국장과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준비 부족과 형식적 보고 관행, 책임 회피성 업무 태도를 잇달아 질타했다. ⓒ대전시
    권력은 취임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책임을 요구하는 순간 비로소 통치가 시작된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허태정 대전시장이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공직사회를 향해 고강도 경고를 쏟아냈고, 조직의 관성을 끊고 책임행정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회의장 전체를 압도했다.

    허 시장은 8일 열린 7월 업무보고 겸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실·국장과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준비 부족과 형식적 보고 관행, 책임 회피성 업무 태도를 잇달아 질타했다. 

    취임 후 첫 상견례 성격의 회의였지만 덕담은 없었다. 대신 공직사회를 향한 엄중한 경고와 쇄신 요구가 이어지며 회의장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특히 시장직 인수위원회 당시 업무보고를 거론하는 과정에서는 발언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특정 공무원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보고와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조직 기강 확립 의지를 분명히 했다.

    허 시장은 “내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번 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때 전혀 준비도 안 된 상태로 대전시 현안에 대해 책임 회피성 발언만 늘어놓고, 앞뒤 안 맞는 소리나 하고 간 간부가 누구냐”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간부들 가운데도 그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실·국장들의 보고 방식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허 시장은 “첫 확대간부회의라고 서류 몇 장을 읽는 수준의 보고로는 시민의 기대를 충족할 수 없다”며 “실·국장이라면 부서 현안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과거의 관성과 익숙함에 머물러서는 새로운 시정을 이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질문에 대해 ‘검토하겠다’, ‘알아보겠다’는 답변은 이제 행정의 언어가 될 수 없다”며 “정책은 실행 가능한 대안으로 답해야 하고, 책임은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정책을 비롯한 핵심 현안은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며 “기강이 바로 선 조직만이 시민의 신뢰를 얻고 정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 7월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허 시장의 질책과 지시는 90분 넘게 이어졌다. ⓒ대전시
    ▲ 7월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허 시장의 질책과 지시는 90분 넘게 이어졌다. ⓒ대전시
    허 시장의 질책과 지시는 90분 넘게 이어졌다. 

    회의가 길어지면서 자치구 현안 보고를 위해 참석한 대전지역 5개 자치구 부구청장들은 끝내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고, 회의는 사실상 시장의 기강 점검과 시정 방향 제시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

    지역 정가와 행정 안팎에서는 이번 회의를 단순한 질책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임기 초 공직사회의 느슨한 관행을 끊고 시정 장악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실상의 ‘쇄신 선언’이라는 평가다.

    대전지역 한 관계자는 “첫 회의부터 이 정도의 강도 높은 발언이 나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공직사회에 분명한 긴장감을 심어주고 민선 9기 정책 추진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시장의 의지가 드러난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은 제도가 아니라 태도로 움직인다. 익숙함은 조직을 안주하게 만들지만 긴장감은 조직을 변화시키듯이 허 시장의 첫 확대간부회의는 공직사회에 던진 질책인 동시에 민선 9기 시정 철학을 압축한 선언이었다. 

    이제 관심은 강한 경고가 일회성 메시지에 그칠지, 대전시 행정의 체질을 바꾸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