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 ‘제2경부고속도’ 착공 ‘KTX세종역’ 신설…충북 발전 저해
  • ▲ ⓒ새누리당 정윤숙 국회의원
    ▲ ⓒ새누리당 정윤숙 국회의원

    이해찬 의원(무소속·세종)의 ‘제2경부고속도’ 착공과 ‘KTX세종역’ 신설 등의 공약이 인접한 충북의 지역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윤숙 의원(새누리·비례)이 지역 정가 최초로 정면 대응에 나섰다.

    정 의원은 “충북의 미래를 위해 제2경부고속도로가 충북을 통과해야 된다”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도민과 시민단체를 아우르는 연대회의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정 의원은 곧바로 이어진 20대 총선 현장에 뛰어들며 당시 여야의 모든 후보자들 중 유일하게 제2경부고속도로의 충북 통과를 정책으로 제시 했었다.

    예비후보시절 정 의원은 “정윤숙이 국회의원이 되면 빼앗긴 제2경부고속도로 충북 통과와 당진~상주, 청주~공주 구간을 되찾아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완성하고 침체된 청주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공약 했었다.

    비록 경선과정에서 고배를 마시며 20대 국회 진출은 좌절됐지만 새내기 정 의원은 청주를 비롯한 충북의 교통망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통합청주시의 완성을 위해서는 교통망의 완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특히 정 의원이 교통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길이 곧 미래다”라는 그의 집념과 함께 국토위에서 오랫동안 일한 송광호 전 의원의 보좌관들을 자신의 보좌관으로 영입하면서 전문적인 지식과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제2 경부고속도로의 개발 목적이 경부와 중부선의 혼잡을 해결하기 위함인데 서울에서 안성까지 잘 내려오다가 갑자기 노선이 휘어지며 천안을 거쳐 세종으로 휘어져 버렸다”며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규모 사업이 정치적인 힘의 논리로 충북을 비껴갔다”고 말했다.

    정책 발표 기자회견 당시 “이미 결정된 고속도로 노선을 바꾼다는 것은 표심만을 위한 막연한 정책이 아니냐”는 반문을 받기도 했지만 “국가의 고속도로 정책은 초기부터 완성까지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결국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당히 주장하고 이끌어 내는 것이 국회의원이 할 일”이라며 맞받아 쳤다.

    19대 의원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정 의원은 “충북은 청주공항과 KTX오송역으로 인해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고속도로와 내륙철도가 우리 지역을 통과하게 되면 전국에서 으뜸가는 지역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현역 의원이 아니더라도 도민과 지역사회단체들과 힘을 합쳐 우리지역으로 고속도로가 지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중부권 교통량의 상습적인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검토되면서 추진됐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11월19일 제22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연장 129㎞(6차로), 총사업비 6조7000억원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며 충북은 노선에서 제외돼 버렸다.

    국토부의 이 같은 결정에는 7선 이해찬 의원의 막강한 힘이 작용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지역의 후보초청 토론회에서 “이 사업은 2006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충북의 반대로 늦어지다가 작년에 결정됐다. 그동안 나도 충북도지사를 여러 차례 만나 설득했는데…”라는 발언을 해 모종의 정치적 타협설이 제기 되기도 했다.

    이욱 미래도시연구원 총장도 “안성에서 세종 방향으로 도로가 휘어지며 연간 400억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와 붙어 버렸다”며 “이처럼 말도 안 되는 노선 결정 배경에는 정치적 밀약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20대 개원을 위해 여야 간 의장석 차지문제, 정당별 대표단 구성과 상임위 배분 등으로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간은 흘러 인접한 신도시 ‘세종’시의 7선 의원의 발언 하나하나가 지역의 미래를 흔들고 있지만 비례포함 11명(20대 국회)이나 되는 의원이 포진한 충북의 정가에서는 누구하나 나서는 이가 없는 실정이다.

    고속도로 건설 등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만한 국가 산업에 대해 정당차원의 견해만 앞세워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역을 위해 일해 달라고 표를 준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다.

    초선의 여성 의원인 정 의원이 추진하는 큰 틀의 ‘충북의 미래 프로젝트’가 실현되려면 여야를 아우르는 정·관·민 모두의 결집된 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