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더 민주당 등 공약으로 채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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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웅 작가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조기완공, 청주공항 활성화 등이 다 시급한 현안이다. 하나 같이 충북발전을 위해서 곡 필요한 사안들이다. 문제는 괴산주민의 분노를 풀어주겠다는 내용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지역을 발전시키는 일보다 더 시급한 게 바로 억울함이나 분노를 해결해주는 일이다. 발전은 지금보다 나아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만 억울함이나 분노는 지금보다도 못한 상태로 퇴보하는 것을 구해주는 것이다.

    일의 완급이나 경중으로 따질 때 발전보다는 퇴보를 막는 게  더 시급하다. 그게 바로 괴산주민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다. 괴산이 남부 3군에 편입되어 선거를 치르면 안 되는 지, 그 이유는 책으로 써도 몇 권은 쓸 수 있을 것이다.

    전국 어느 곳에 가서 길을 막고 물어봐도 잘 한 일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잘못한 일이다. 그만큼 억울한 일이다. 당연히 충북의 현안 중에서 가장 화급한 일로  취급되어야 마땅하다.

    여야가 다음 국회에서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원래대로 환원시켜 놓겠다고 공약해야할 사안이다. 이 문제를 푸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는 일도 필요하고, 그게 잘 안 된다면 헌법 소원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물론 더 민주당 등 여야 정당으로부터 그런 약속을 받아내야만 한다. 지금이 천재일우의 기회다. 선거만 끝나면 금방 잊히고 말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아니다. 단 한 사람이 있었다.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한 이재한 후보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일개 후보의 말로는 부족하다. 최백수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경쾌하다.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들이 아름답다. 며칠 전 정말 획기적인 일이 있었다. 괴산이 전국 정치뉴스의 진원지로 주목받은 일이었다. 더불어 민주당의 김종인 대표가 괴산에 와서 경제 살리기 결의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중앙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충북도내 총선 후보와 주요 당직자들도 거의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최백수는 TV로 그 뉴스를 보면서 당연히 괴산 선거구를 원래대로 환원시켜 놓겠다는 발표가 있었을 것으로 알았다.

    그런 말을 하기 위해서 괴산까지 직접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그 말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인터넷으로 지역신문을 검색해보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백수는 괴산군청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김종인 대표가 그런 말을 했고, 지역신문에도 보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최백수는 고갤 갸웃거린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문제가 대서특필되었어야 했다.

    중앙 언론이야 사소한 지역 문제라고 무시할 수 있었다고 쳐도, 지역 언론에서는 비중 있게 보도했어야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김종인 대표가 선거구 문제를 애기 했더라도 강도 높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다가 곁가지로 한두 마디 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최백수는 적어도 괴산 주민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더불어 민주당의 선거공약으로 채택하고, 당 대표가 괴산을 방문해서 주민에게 직접 약속하는 형식을 취했어야 했다.

    “왜 그랬을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괴산주민에겐 투표를 거부할 만큼 중대한 일이지만 김종인 대표 등 더 민주당 중앙당 입장에서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김종인 대표가 괴산까지 와서 선거구 문제를 비중 있게 언급하지 않은 이유도 알 것 같은 기분이다. 그 이유도 간단하다. 울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는 애에게 젖 준다는 말처럼 젖을 주면서 달랠 만큼 울지 않은 것이다.

    그냥 우는 시늉만 한 것이다. 몸부림을 치면서 대성통곡을 해도 부족할 텐데 눈물만 흘리는  척 해가지고는 정치권을 움직일 수 없다. 정치인들이 누구인가. 산전수전은 물론 공중전까지 다 겪은 사람들이다.

    목을 틀어쥐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최백수의 차는 괴산읍에 들어선다. 여기저기 현수막이 보이기 시작한다. 큰일 났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특정지역에서 총선을 거부한 사례는 전무했다는 생각을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