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자·물리학과, 의대보다 높던 시절 있었지만… 지금은 인재 쏠림 심각”“의대 쏠림으로 인재 불균형·직업교육의 붕괴·기술 인력 부족 …미래 경쟁력·직결”“공고·상고 기술 인력으로 성장하던 구조 복원해야… 직업·기술교육 재정립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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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도전장을 낸 조동욱 전 충북도립대학교 교수.ⓒ조동욱 전 교수
내년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도전장을 낸 조동욱 전 충북도립대 교수가 한국 교육의 왜곡된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며 “교육 풍토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 경쟁력은 없다”고 경고했다.그는 과거 공학·기술 분야가 국가 성장의 엔진이던 시절을 상기시키며, 다시 직업·기술교육 중심의 균형 잡힌 교육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 전 교수는 21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먼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의료와 교육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그는 “지금 흉부외과 의사가 없어 환자들이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생명을 잃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똑똑한 학생들은 코 성형과 같은 특정 영역에만 몰려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 인재들이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기업에서 연구개발을 했다면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그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직업 선택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경쟁력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1970~80년대만 해도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물리학과가 의대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때 대한민국이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과학기술 분야로 인재가 몰렸던 흐름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든 인재가 의대로 향하면서 산업·기술·연구 분야가 텅 비어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과거와 현재의 ‘극명한 차이’조 전 교수는 박정희 정권 시절 직업·기술교육 정책을 사례로 들며 현재와 대비시켰다. “당시 공업고등학교나 상업고등학교 출신이 대학에 특례 입학해 사회 전반에서 기술 인력으로 활약했다. 공고 출신들이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산업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다”며 “지금은 그런 시스템이 사라져 인재 배출의 다양성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우리 때는 반이 12반이면 여덟 반이 이과, 네 반이 문과였고, 이과 학생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공대를 선택했다. 다들 ‘공대 가야 잘 먹고 산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의대만 바라보는 구조가 굳어져 다른 분야는 매년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우수인재, 특정 분야 ‘쏠림의 위험성’조 전 교수는 “지금처럼 우수 인재가 특정 분야에만 몰리면 의료 공백은 물론 국가 경제 성장에도 큰 타격이 온다. 과학기술 인재가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인력난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의대 정원 확대 논의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인재들이 왜곡된 선택을 하게 된 교육 풍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청소년들이 안정적인 직업만 좇게 하는 사회 분위기를 문제 삼았다. “안정성만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부모들이 자녀를 오직 의대로만 몰아넣는다. 그러나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미래 산업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지금이라도 균형 잡힌 인재 배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 ▲ 조동욱 충북 디지털플랫폼 교육정책연구소장이 연구소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 중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직업·기술교육의 재정립 필요성조 전 교수는 해법으로 직업·기술교육의 강화와 연구개발 인재 육성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 금호공고 등은 국가적 명문으로 수많은 기술 인재를 길러냈다. 이들이 오늘날 한국 산업화를 이끌어왔다”며 “이제는 그런 학교들이 사라지거나 힘을 잃고 있다. 직업학교의 명예와 경쟁력을 되살리는 것이야말로 교육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기술자”라며 “충북이 먼저 직업교육과 첨단 연구 교육을 강화해 미래 인재를 키운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균형 잡힌 인재 육성이 없으면 국가의 앞날도 없어”조 전 교수는 내년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이유를 충북교육의 변화와 직결시켰다. “충북교육이 먼저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충북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균형 잡힌 인재 육성이 없으면 국가의 앞날도 없다. 교육 풍토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역설했다.그는 “이재명 정부가 교육과 산업 시스템 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추진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정부가 성공해야 경제와 교육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며 “충북교육도 이에 맞춰 새로운 교육 철학과 정책을 과감히 실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조동욱 전 교수의 발언은 단순히 특정 직업군의 문제 제기를 넘어 한국 교육 전체가 직면한 위기를 드러낸다. 의대 쏠림으로 인한 인재 불균형, 직업교육의 붕괴, 기술 인력 부족은 모두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내년 충북교육감 선거에서 그의 메시지가 어떤 공감과 반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한편 조동욱 전 충북도립대학교 교수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전자통신공학과(공학박사, 세부전공(AI 중 머신 비젼))를 졸업한 뒤 동양미래대학교 전자통신과 조교수, 서원대학교 정보통신학과 부교수, 충북도립대학교 스마트헬스과 정교수,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산학연협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대통령 표창(2007),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으며, 학술상으로는 한국정보처리학회 학술상(2008), 한국통신학회LG 학술상(2012·2017)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