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세종교육연구
6·3 지방선거 이후 사회적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필자는 최근 수업 중 발언을 이유로 교육청으로부터 한 달간 수업 배제 통보를 받았다.
학생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였지만, 당사자인 교사에 대한 충분한 사실 확인이나 소명 절차 없이 내려진 조치라는 점에서 큰 충격과 아쉬움을 느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다시 한 번 질문하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사는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수 없는 존재인가.
미국의 교육철학자 존 듀이는 교사가 먼저 민주적 시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문제에 참여하고 권력에 질문할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교사가 있을 때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살아 있는 가치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역시 공적 영역에서 말하고 행동할 권리가 시민성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교육학자 파울로 프레이리는 더욱 분명하게 말한다. 교육은 결코 정치적으로 중립적일 수 없으며, 침묵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했다.
결국 교사의 발언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교육의 토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물론 교실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을 위한 선전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공공정책이나 사회 현안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토론마저 금기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국가 정책에 대한 의견 표명이나 시국선언 참여를 이유로 교사들이 징계와 제재를 받아온 사례가 반복돼 왔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참여하는 시민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미래 시민을 길러내야 할 교사 역시 한 명의 시민으로서 기본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교육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이번 경험은 개인적으로 큰 상처였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가 교사의 시민권과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민주주의는 침묵이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과 성찰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영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