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예술의 존재 이유 성찰…“기계 아닌 인간의 온기가 가치 될 것”부여 향한 애정 어린 제언…“백제의 시간, 오늘의 문화로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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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 화가 조성모 작가.ⓒ김경태기자
14년 만에 고향 부여를 찾은 재미 화가 조성모 작가는 이번 전시를 인간성과 사랑의 본질을 다시 묻는 사유의 여정으로 규정했다.이는 작품 속 반복되는 ‘LOVE’는 속도와 효율이 인간관계를 잠식하는 시대, 인간다움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로, 29일 본지는 전시에 앞서 조성모 작가를 만나 작품 세계와 AI 시대 예술의 역할, 고향 부여를 향한 생각을 들었다.부여 출신 재미 화가 조성모 작가가 14년 만의 귀향 전시를 앞두고 인간 소외와 문명사회, 예술의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29일 본지와 만난 조 작가는 “‘LOVE’는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호소이다”며 작품 세계와 고향 부여를 향한 애정을 밝혔다.조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언어는 ‘LOVE’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사랑은 단순한 감정의 범주를 넘어섰고, 부모와 자식, 형제와 이웃, 인간과 자연, 공동체를 향한 책임과 연대의 감정까지 포괄한다.그는 “‘LOVE’는 어느 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며 “부여에서의 성장 기억, 서울이라는 문명사회, 뉴욕 자연 속 삶이 겹겹이 쌓이며 지금의 작품 세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특히 문명 발전이 가져온 인간 소외는 조 작가 작업 세계의 중요한 문제의식이다.그는 “문명은 편리함을 줬지만 인간을 더 고립시키고 있다”며 “사람은 사랑의 가치를 순간순간 잊는다”고 진단했다.이어 “한 번 숨을 고르고 마음의 속도를 늦춘다면 갈등과 분노를 줄일 수 있다”며 “‘LOVE’를 반복하는 것은 타인을 향한 메시지이자 나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의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
- ▲ 부여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는 조성모 작가 귀국 순회전 ‘사랑길 따라(Along the LOVE Road)’ 전시 작품들.ⓒ김경태기자
그에게 예술은 인간을 인간답게 붙드는 마지막 언어다.조 작가는 “내 작품이 누군가의 분노를 한 번이라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향 부여는 그의 예술 세계를 형성한 가장 깊은 뿌리다.그는 “부여는 장소이자 기억이다”며 “장암면 하왕리의 자연과 고란사 물을 길어 오던 기억이 지금도 무의식 속 붓끝에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초등학생 시절 ‘한국일보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 대회’ 최고상 수상은 화가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됐다.그는 “당시 받은 상은 축복이자 평생 감당해야 할 책임처럼 느껴졌다”며 “예술은 결국 타인의 공감 속에서 완성된다”고 했다.서울은 그에게 문명의 얼굴을 보여준 공간이었다.부여에서 상경한 뒤 도시의 속도와 경쟁은 낯설고 버거웠다. 그는 “서울 생활이 힘들어 주말마다 부여행 버스를 탔다”며 “문명에 적응한 뒤 뉴욕에서는 전혀 다른 자연의 질서를 만났다”고 말했다. -
- ▲ 부여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는 조성모 작가 귀국 순회전 ‘사랑길 따라(Along the LOVE Road)’ 전시 작품들.ⓒ김경태기자
뉴욕의 숲과 자연 중심 환경은 그의 작업 세계를 문명에서 자연으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됐다.그는 “한국이 개발의 시간이었다면 뉴욕은 공존의 시간이었다”며 “환경이 달라지며 작품도 자연스럽게 변했다”고 설명했다.그 변화의 중심에는 뉴욕 외곽 작업 공간 ‘사랑마운틴(Sarang Mountain)’이 있다.미국 금융위기로 경제적 기반이 흔들렸던 시기에도 그는 생계를 위한 타협보다 ‘그림에 전념하는 삶’을 선택했다. 이후 대형 입체 작업을 완성하며 예술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AI와 기술 문명이 급속히 확장되는 시대, 그는 예술의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조 작가는 “앞으로 인간은 더 편리해질수록 더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며 “예술은 인간성 회복을 향한 가장 조용하지만 강한 호소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이어 “언젠가는 작품을 보고 ‘이것이 인간이 만든 것인가, 기계가 만든 것인가’를 먼저 묻게 될 것이다”며 “감정을 움직이는 이야기와 색채, 공감은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고 말했다.고향 부여를 향한 제언도 이어졌다.그는 “백제의 수도라는 깊은 역사성을 가진 도시답게 첫인상부터 품격이 느껴질 필요가 있다”며 “부여만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부여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
- ▲ 왼쪽부터 부여문화원 전시실에서 조선숙,조성모 부부와 정봉숙 작가.ⓒ김경태기자
특히 일본 교토를 언급하며 “역사는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도시 전체에서 체감돼야 한다”며 “공공의 관점에서 함께 고민한다면 부여는 충분히 세계적인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번 전시에 대해 그는 “완전한 귀국이 아니라 잠시 고국을 찾은 것이다”며 “대한민국은 늘 마음속 고향이다”고 말했다.이어 “위기를 이겨낸 국민들의 성실함과 공동체 정신은 자랑스럽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성장할 나라이다”고 힘주어 말했다.조성모 작가는 “‘LOVE’를 반복하는 이유는 인간이 잊고 사는 따뜻함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이다”며 “내 그림이 누군가의 분노를 한 번이라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또 “AI 시대일수록 인간다움은 더욱 귀해질 것이다”며 “예술은 인간을 인간답게 붙드는 마지막 언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