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 자목·성삼문 오동나무 등 충남 대표 노거수 ‘후계목 이식’충남도, 도민참여숲 포함 수목 1000그루 보강…“스토리 있는 공원으로 완성”
-
- ▲ 충남 내포신도시 홍예공원에 심은 명품 소나무.ⓒ충남도
세계적인 명품 공원으로 재탄생 중인 충남 내포신도시 홍예공원에 천년 세월을 뻗어갈 ‘명목(名木)’들이 속속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들 나무는 단순한 조경 수목을 넘어, 충남의 역사와 전통, 스토리를 간직한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8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내포신도시 내 충남 대표 공원인 홍예공원의 수목 보강과 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해 민선 8기 출범 이후 김태흠 지사의 주문에 따라 도민참여숲 조성을 포함한 명품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도는 총 1000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들이 활착하면 기존 약 5000여 그루와 어우러져 국내외 유명 공원에 견줘도 손색없는 울창한 수풀을 자랑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수목 보강 사업에는 특별한 유전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나무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는 충북 보은군이 2013년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정이품송 종자를 채취·발아시킨 뒤 키운 2014년생 4m 크기의 소나무, 정이품송 자목이 있다.이 소나무는 홍성 쪽 충남공감마루 인근과 예산 쪽 주출입구 인근에 각각 한 그루씩 지난달 26일 옮겨 심어졌다. 두 나무는 2022년 10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이품송 자목임을 확인받고 인증번호 ‘2022-54’, ‘2022-64’를 부여받았다. -
- ▲ 충남 내포 신도시 홍예공원.ⓒ충남도
정이품송 자목과 함께 충남공감마루 인근 가칭 ‘후계목 정원’에 심어진 나무들은 충남의 대표 노거수 후계목들이다. △홍성 성삼문 오동나무 △아산 형제송 △공주 신촌느티나무 △금산 돌배나무 등 4그루로, 2010년생이며 수고는 2∼5m다.이 나무들은 도 산림자원연구소가 2010년 실시한 노거수 후계목 육성 사업을 통해 가지를 채취, 삽목 또는 접목 방식으로 키워온 것으로, 산림자원연구소 이전을 앞두고 모두 홍예공원으로 옮겨졌다.‘성삼문 오동나무’는 우암 송시열의 ‘송자대전’에 사육신의 한명인 매죽헌(1418∼1456) 선생의 1435년 생원시 합격과 1438년 식년문과 급제를 축하하기 위해 큰 북을 매달았던 나무로 기록돼 있다. 이 오동나무는 1950년 한국전쟁 때까지 살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성삼문 선생 생가인 홍북읍 노은리 고택에 서 있는 오동나무는 당시 나무의 자목이다. 이번에 홍예공원으로 옮긴 나무는 이 자목의 후계목으로, 성삼문 오동나무의 ‘손자목’이다.‘아산 형제송’은 임진왜란 당시 형제 장수가 왜군과 싸우다 전사한 자리에 자란 두 그루의 해송으로, 주민들이 형제의 혼이 환생했다고 믿어 붙인 이름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어떤 나무꾼이 이 나무에 도끼를 댔더니 붉은 피가 흘러 자르지 못했다는 전설도 있다. -
- ▲ 충남 내포 신도시홍예공원에 심은 나무.ⓒ충남도
‘공주 신촌느티나무’는 조선 개국 당시 고려 왕족이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두 그루로 심었다가 시간이 흐르며 하나로 합쳐졌고, 600년 동안 마을 주민들의 수호신처럼 여겨져 왔다. 특히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이 있다. 한일강제병합 때는 20여 일, 8·15 광복과 6·25 한국전쟁 때는 10여 일간 울었다는 이야기다.‘금산 돌배나무’는 수령 430년으로, 임진왜란 당시 여러 그루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돌배나무에 꽃이 잘 피고 열매가 많이 열리면 풍년,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라는 속설도 전해진다.홍예공원에는 이밖에 홍성군 갈산면 팽나무가 새롭게 자리를 잡았으며, 2023년 홍성 산불 때 살아남은 느티나무 15그루도 옮겨질 예정이다.도 관계자는 “홍예공원이 세계적인 명품 공원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빼어나고 건강한 나무가 우거져야 하는 것은 물론, ‘스토리’가 담긴 나무들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며 “도는 앞으로도 산림자원연구소에서 홍예공원에 적합한 나무를 추가로 선정해 이식하고, 도민참여숲 조성 사업을 통해 각종 나무를 기부받아 공원을 보다 풍성하게 채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