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00여명 참석한 진천 이월면 '면민 안녕기원제'… 이양섭 도의원 '도의장 의전'"주말 시간 지역구 주민 행사는 누가 봐도 사적인 일정인데…부적절" 의견"내년 군수 선거 겨냥해 '사적인 자리에 공적 직책 이용하기' 홍보 과하다"
  • ▲ 15일 진천 이월면 이장협의회가 개최한 이월면 면민 안녕기원제에 참석하기 위해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차량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내리고 있다.ⓒ양승갑 기자
    ▲ 15일 진천 이월면 이장협의회가 개최한 이월면 면민 안녕기원제에 참석하기 위해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차량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내리고 있다.ⓒ양승갑 기자
    토요일인 지난 15일 진천 이월면 이장협의회가 개최한 이월면 면민 안녕기원제에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참석했다.

    이날 이 의장의 행사 참석은 이월면이 지역구여서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도의회 의장 신분인 이 의장의 참석 방법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면민 안녕기원제는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 이재명 진천군의회 의장 등 주요 인사와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생거진천 치유의 숲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이월면민 모두의 화합과 번영, 지역 발전을 기원하는 행사로, 지역 주민들의 소소한 행사다.

    그런데 이날 이 의장은 주말에도 불구하고 도의회 전용차량(카니발)에 기사, 수행비서, 의회 사진 촬영 직원까지 대동한 채 나타났다. 누가 봐도 도의회 의장의 공식적인 행사 참석으로 볼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날 이 의장은 충북도의회 의장으로 소개돼 인사말을 했다. 이 의장은 자신의 지역구 행사에 참석했지만, 도의원 신분이 아닌 도의회 의장의 공식 일정을 수행한 것이다.

    이날 행사 참석이 공식적인 일정이라면, 이 의장은 도내 11개 시군의 비슷한 규모 행사에 주말에도 참석해 축하를 하거나 인사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의장은 충북도내 어느 시군 이장협의회 주최 행사에도 참석한 적이 없다.  

    도의회 의장은 직책상 도 단위 기관이나 단체 행사에 참석하거나 시군 지역 대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충북도의회 홈페이지의 도의회 의장 의정 활동 홍보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이 의장이 방문 지역이 대부분 진천 지역이다.

    진천은 송기섭 현 군수가 3선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도내 시군 가운데 차기 군수 출마가 예상되는 도의원과 군의원들의 경쟁이 1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도 치열한 곳이다.
  • ▲ 이월면 면민 안녕기원제에 참석한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진천군
    ▲ 이월면 면민 안녕기원제에 참석한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진천군
    이 때문에 연초부터 진천에서 개최되는 모든 행사에 출마 예상자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전이 뜨거워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한다.

    이에 이 의장은 직분을 망각(?)한 채 주말에 진천에서 열리는 작은 행사에까지 의전 차량과 수행원을 이끌고 달려가 '사적인 자리에 공적 직책 이용하기' 홍보를 펼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한 주민은 "주말에 이 의장의 진천 지역구 이장협의회 주최 행사 참석은 분명 사적인 일정인데 수행 비서진을 대동한 것은 도의장 직분을 이용해 홍보하기 위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작은 지역구 행사인 만큼 도의원 신분으로 운전하고 나타나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도의원 A씨는 "도의회 의장은 도내 전 시군 행사에 고르게 참석하고 챙겨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자리인데, 아무리 내년 선거가 중요해도 주말에 비서진과 전용 차량을 이용해 지역구 면단위 이장단 주최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