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농협조합장 롤모델’…3선 女 조합장 ‘전국 2명’ 불과“작년 조합원 대상포진 접종…올해 전 조합원 건강진단”“관내 고령화 어르신 많아 ‘요양원 건립’ 꿈…사회복지사 자격증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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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숙 충북 청주 청남농협조합장은 조합원들로부터 ‘조합원의 대모’로 불린다.
성격이 남성 못지않게 밝고 서글서글하고 화끈한 데다 조합원들의 가정 대소사는 물론 개인 문제까지 상담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조합원의 애경사는 물론 고충까지 훤하게 꿰고 있을 정도다.그가 3선 조합장이 된 것은 조합경영 평가가 좋은 데다 조합원의 애경사를 내 가족, 내 부모처럼 각별하게 챙긴 것이 하나의 비결이다. 그만큼 조합원들에게 ‘안티’가 없는 것이 그의 ‘무기’이자 ‘최대의 강점’이다.
지난해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안 조합장은 내노라하는 남성 조합장 후보를 물리치고 3선 조합장에 당선됐다. 그는 충북에서 여성조합장으로 유일하고, 안 조합장을 포함해 전국 농협조합장 중에서 3선 여성 조합장 2명에 불과할 정도로 ‘남성 천국’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각인돼 있다. 안 조합장은 전국 단위농협에서 남성 전유물이었던 일선 조합장의 ‘유리천정’을 확실하게 깬 여성으로 기록됐다.
안 조합장은 전국에 여성 농협조합장이 13명의 멘토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차기 여성 조합장의 꿈을 키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그는 차기 선거에서 전국 여성 조합장을 2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그의 목표다. 남성 일색의 전국 조합장 중 여성이 많이 나와야 조합이 더 발전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서다. 여성조합장 특유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점이 남성 못지않게 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
뿐만 아니라 “청남농협은 70세 이상 농기계가 없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텃밭 갈아주기’를 200가구를 했는데 아주 호응이 좋다. 해마다 대상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조합원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안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환원 사업을 열심히 한다. 청남농협이 미곡처리장사업 등은 적자지만, 부실채권이 없는 데다 마트에서 70억 원의 매출이 오르는 등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며 선순환 구조가 된 만큼, 농협경영 안정화 및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 조합원에 대한 환원 사업이 12억 원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청남농협 관내 문의‧가덕 등에는 매월 20~30명의 귀농·귀촌한다. 조합원도 매월 이 숫자 정도 늘어난다”는 안 조합장은 “농촌지역에 일부 ‘젊은 피 수혈’이 되고 있지만, 그만큼 어르신이 돌아가신다. 농촌은 시간이 갈수록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고, 농촌에 빈집이 늘고,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다”며 심각한 농촌 문제를 토로했다. -
그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 있다. 청원생명딸기가 관내 주산지인 만큼 딸기 농가의 집단화‧규모화를 희망하고 있다. 우후죽순 들어선 딸기생산농가를 집단화하면 여러가지 효율성도 좋고, 딸기 생산량도 더 많아질 수 있어서다”며 “지난해 제주도에서 딸기 판촉 행사를 했는데 30분도 안 돼 완판됐다. 청원생명딸기는 인기가 높은 것은 품질이 좋고 당도가 높아서다”고 귀띔했다.
이어 “청원생명딸기 생산 농민 중 우리 조합원들이 많은데 80 농가에서 연간 8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딸기 출하공선회(13명) 등 작목반 80명’을 위한 지자체 협력사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조합장은 제2금융권의 과당경쟁을 지적했다. 그는 “청남농협 주변에 상당구청이 들어선 뒤 도시화가 가속화하며 제2금융권이 과당경쟁을 벌이며 제살깎아먹기식 지점 진출이 안타깝다”며 “슈퍼마켓도 상도덕이 있는데,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이 무분별하게 입점한다. 어느 정도 이격거리를 두는 등 규제가 필요하지만, 금융기관의 비효율적이고 출혈을 앞세운 과당경쟁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
안 조합장은 “농촌지역의 농협은 조합원이 계속 감소하고 준다. 동남지구는 과거 청남농협의 권역이었는데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지북동‧월오동은 청주농협 관할이 됐기 때문이다. 어이없는 것은 우리와 같은 농협 마크를 단 낙농조합이 들어와 있다. 낙농조합과 축협이 품목조합이기 때문에 들어가도 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안 간다.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게 건의했다”고 하소연했다.
“농협은 물론 제2금융권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는 안 조합장은 “지금 옛날 규정을 적용하는데 금융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혁신과 개선방향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농촌지역이 고령화로 어르신이 많고 돌아가시기 전에 요양원에 간다. 3~4개 농협이 공동(연합)으로 요양원을 운영하고 싶다. 그래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다. 국가와 농림부, 지자체와 협력사업으로 농협이 요양원을 운영하면 된다”고 또 따른 꿈을 밝혔다.
한편 3200여 명의 조합원과 직원 50여 명의 청남농협은 지난해 13억 1000만원의 손익을 냈고 자산 약 3000억 원의 중견 조합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