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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수의 山 이야기] 새벽녘 운해·일출 유명세 …無明 밝히는 장령산

[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장령산(長靈山)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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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1-28 00:15 | 수정 2023-01-27 21:02

▲ 용암사 운무대에서 운해(雲海)의 조각을 바라본다.ⓒ진경수 山 애호가

2022년 11월 27일 새벽녘 운해와 일출로 유명한 충북 옥천 용암사(龍岩寺)가 위치한 장령산(해발 656m)을 찾는다. 이 산은 옥천군 옥천읍과 군서면, 이원면을 잇는 옥천의 명산으로 충남 최고봉 서대산과 마주보며, 자락을 내려 산의 서쪽에 휴양림을 품고 있다.

오전 6시 25분쯤 용암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가로등 불빛이 밝히는 가파르고 휘돌아가는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 용암사 경내로 들어선다. 대웅전이 밝히는 불빛에 의지해 경내를 가로질러 가파른 데크 계단을 오른다. 주차장에서 약 450m의 오르막을 오르니 전망대 운무대(雲霧臺)에 도착한다. 

▲ 방문객들이 운무대에서 해돋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진경수 山 애호가

운무대에서 바라보는 새벽녘 운해와 일출은 미국 ‘CNN go’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포함될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나 필자는 오늘 그 절경을 온전히 볼 수 없다. 운해의 조각만 볼 수밖에 없지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오전 7시가 넘어서면서 산 너머 붉은 빛이 솟아오른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이 ‘찰칵’ 소리를 내며 해맞이 선율을 만들어낸다. 인생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분들이다. 

▲ 거북바위는 커다란 바위 위에 놓인 바위 조각들의 조화로 이뤄진다.ⓒ진경수 山 애호가

운무대에서 약 100m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장령산 본 능선과 만난다. 이곳에서 좌측 등산로로 길을 잡고 오른다. 등산로는 완만한 육산(陸山)과 통나무 계단, 데크 계단을 거쳐 0.4㎞를 이동하면 전망대와 함께 거북바위를 만난다. 

거북바위는 커다란 바위 위에 놓인 바위 조각들의 조화로 이루는 형상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거북 모양 또는 자라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마음이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 왕관바위의 틈새로 아침햇살이 찬란하게 비춘다.ⓒ진경수 山 애호가

거북바위는 커다란 바위 위에 놓인 바위 조각들의 조화로 이뤄진다.

거북바위를 지나면 암릉 구간이 이어지는데,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거북바위에서 0.2㎞를 더 진행하면 왕관바위의 갈라진 틈새를 빠져나간다.

▲ 왕관바위라고 하나 어떤 부분이 왕관인지 분명하지 않다.ⓒ진경수 山 애호가

왕관바위 틈새는 배낭을 메고서는 통과할 수 없을 만큼 좁다. 체격이 큰 사람 또는 초보자는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간신히 빠져갈 수 있어서 행운이다. 왕관바위라고는 하나 어떤 부분이 왕관에 해당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필자는 사진의 좌측 상단의 일부분이 왕관처럼 보인다. 암튼 그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허상일 뿐이다. 그 허상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여러 형상으로 나타난다. 필자는 왕관바위의 우측 끝에서 활구 참선하는 수행자의 얼굴을 발견한다.

▲ 왕관바위 우측 상단에서 활구 참선 중인 수행자의 얼굴을 발견한다.ⓒ진경수 山 애호가

왕관바위를 지나면서 내리막길을 가는가 싶더니 밧줄이 매달린 비탈길이나 바위를 오르면 작은 암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왕관바위, 식장산, 서대산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암봉을 지나면서 바위를 타기도 하고 가파른 산길을 꾸역꾸역 오르지만 고도가 200m 정도로 높지 않다. 곧이어 장령산 2코스 합류점을 지나면서부터 육산으로 걷기 편한 길이다. 약간 고도를 높여 오르다보면 전망대 장령정(長靈亭)에 닿게 된다.

▲ 장령정에 올라서면 용암사에서 이어지는 능선과 옥천읍이 내려다보인다.ⓒ진경수 山 애호가

장령정에 올라서면 용암사에서 이어지는 능선과 옥천읍이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부터 숲길을 따라 0.7 이동하면 장령산 1코스 합류점을 지나서 굴참나무 숲길을 0.3㎞ 정도를 걸으면 장령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은 사방 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시원한 조망은 없지만, 겨울철에는 그래도 나뭇가지 사이로 풍광을 훔쳐볼 수 있다. 정상석 두 개가 해발 656m임을 알린다. 하산은 원점회귀 코스(왕복 약 5.75㎞)로 정한다. 왜냐하면 장령산 능선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다.

▲ 등산객들에게 길을 내어준 용암사는 고즈넉한 절집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진경수 山 애호가

운무대를 거쳐 용암사 경내에 도착한다. 새벽 운해와 일출 감상 때문에 스쳐지나간 용암사 경내를 두루 살펴본다. 운무대에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신라 마의태자 설화가 전해지는 충청북도지정문화재 제17호 용암사마애여래입상, 산신각, 천불전을 거쳐 대웅전에 이른다. 

사찰 경내를 등산객들에게 내어준 용암사는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도 않는 고즈넉한 절집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차별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소박(素朴)을 찾아야 한다.

▲ 동·서 삼층석탑이 여러 전각과 잘 어우러진 천년 고찰 용암사의 전경이다.ⓒ진경수 山 애호가

대웅전에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93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고, 대웅전에서 우측으로 범종각이 있고, 좌측으로 국가지정 보물 제1338호 용암사 동·서 삼층석탑이 전각과 잘 어우러져 천년 고찰의 면목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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