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고립 탈진 A씨 부부 업고 부축 구조한 119구조대원 ‘화제’인제소방서 이민호·김영수 구조대원…4일 밤 4㎞ 산길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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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다 와 갑니다. 곧 도착합니다.”강원 설악산 한계령에서 등산 중 탈진한 60대 부부를 소방관들이 업고 부축하며 안전하게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줘 훈훈한 사회의 미담이 되고 있다.서울에 사는 60대 A 씨 부부는 지난 4일 새벽 6시쯤 강원도 속초시 오색~대청봉~한계령으로 이어지는 15㎞의 산행(소요시간 9~10시간)을 시작했다.그러나 등산로가 예상보다 험하고 야간 산행 장비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들 부부는 산행한 지 14시간 만에 설악산에 고립되는 낭패를 당했다.A 씨 부부는 한 치 앞이 보지지 않는 캄캄한 첩첩산중에서 오도 가도 못 한 처지에 놓인 데다 탈진상태까지 나타냈다.게다가 한 치 앞이 앞 보이는 산 중에서 이들 부부는 무서움으로 공포감에 떨어야 했다. 잠시 정신을 가다듬은 A 씨 부부는 119구조대를 떠올렸고 급기야 오후 8시쯤 119에 구조를 애타게 요청했다.긴급 출동한 인제소방서 이민호, 김영수 구조대원은 한계령 방향에서 등반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산속에 고립돼 있던 A 씨 부부를 어렵사리 발견했다.A 씨 부부는 장시간 산행으로 인한 탈진과 통증으로 자력으로 하산이 어려운 상태였다. 여성 구조대상자는 처음엔 부축으로 하산을 시작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탈진 정도가 심해 결국 이민호 대원이 업고 하산을 시작했다. 무릎 통증으로 보행이 어려운 남성 구조대상자는 김영수 대원이 부축하며 야간 하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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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야간에 험한 등산로 4㎞ 남짓 산길을 업고 하산한다는 것은 아무리 젊은 청년이라고 하더라도 무리였다. 대원들은 A 씨 부부를 업고 부축하며 험한 산길을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결국 자정 무렵에 한계령 휴게소에 무사히 도착, 구조작업을 마무리한 순간 안도의 한숨과 함께 긴장이 풀렸다. 두 대원의 몸에서는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구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도 모를 정도였다.A 씨 부부는 “저를 등에 업고 급경사의 아찔한 바위투성이 돌밭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내려와 줬고, 김영수 대원은 무릎관절 통증으로 걷기 힘든 남편을 부축해 하산했다. 지금도 얼굴에서 비 오듯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과 거친 숨을 내쉬면서 등에 업힌 저에게 자신은 괜찮다며 힘든 상황임에도 업고 부축하며 우리 부부를 무사히 산에서 구조해줬다”며 고마워했다.이어 “대원들이 어머니 다 와 갑니다. 곧 도착합니다”하며 저를 위로해주신, 대원들이 땀으로 흠뻑 젖은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며 “어스름한 불빛에 비친 이름표를 보고 이름을 알게 됐고 이름이 맞든 틀리든 이렇게라도 두 대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이민호‧김영수 대원은 “야간 산행을 했다가 고립됐던 부부를 안전하게 하산시켜 드렸는데, 잊지 않고 감사의 글을 남겨주신 것에 정말 감사하다. 당시 어떻게든 안전하게 이들 부부를 구조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당시 구조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