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뒤 모습 일부 드러내 상판 멀쩡… 교각 1개만 유실
  • ▲ 6일 일부 모습을 드러낸 진천 농다리.ⓒ장동열 기자
    ▲ 6일 일부 모습을 드러낸 진천 농다리.ⓒ장동열 기자

    충북도 유형문화재 28호인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농다리가 최근 300㎜ 안팎의 집중호우에도 상판 유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오전 뉴데일리 취재결과 완전 침수됐던 농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상판 28개는 모두 건재하고, 교각 1개만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다리 옆을 지키던 소나무는 물에 휩쓸려 완전히 쓰러졌고, 느티나무는 일부 가지가 부러져 있었다. 이번 집중호우의 위력을 실감하는 현장이었다.

    농다리는 고려시대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네 모양의 돌다리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돌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는 93.6m, 폭 3.6m, 높이는 1.2m다.

    1000년의 세월을 거치며 그 모습을 유지, '천년의 신비'로 불린다.

  • ▲ 농다리 옆을 지키던 소나무가 이번 집중호우로 뿌리를 드러낸채 쓰러져 있다.ⓒ장동열 기자
    ▲ 농다리 옆을 지키던 소나무가 이번 집중호우로 뿌리를 드러낸채 쓰러져 있다.ⓒ장동열 기자

    하지만 농다리는 장마철마다 급류에 휩쓸려 상판과 교각이 반복적으로 유실되는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미호천 음성 쪽 물길과 진천 백곡천 물길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탓이다. 이 때문에 1000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농다리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한낮 '미약한 존재'였다. 

    농다리는 1984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19차례나 장마 때마다 유실돼 거의 매년 복구공사가 이뤄졌다. 2009년 7월, 2017년 8월에도 교각과 상판이 유실되는 등 피해를 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집중호우에는 그 피해가 최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 ▲ 일부 모습을 드러낸 진천 농다리.ⓒ장동열 기자
    ▲ 일부 모습을 드러낸 진천 농다리.ⓒ장동열 기자

    진천에는 지난 1∼5일 3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려 도로와 하천 66곳이 유실되는 등 공공시설 186곳이 피해를 봤다.

    건물 19채 등 사유시설 158곳이 침수돼 모두 334곳, 피해 추정액은 94억원에 달한다. 이재민 23명이 발생, 마을 경로당에 마련된 임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충주, 제천, 단양, 음성과 함께 국가재난지역 선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농다리 지킴이’ 임영은 충북도의원은 “(농다리가) 10여일만에 잠시 뭍으로 얼굴을 내밀었으며 28간의 상판은 건재하고 교각 1개만 유실돼 그 위용을 드러냈다. 예상만큼 큰 피해는 아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농다리는 봄철 첫 폭우때가 가장 위험하다”며 “이번에는 떠내려온 나뭇가지, 생활쓰레기 등이 교각에 걸려 물을 자연스럽게 흘러보내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