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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국가의 미래를 망치게 된다.”
“가속기 관련 시설의 집적은 상호 보완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과학자들이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설치와 관련해 정치권의 외압을 우려하고 있다.
이상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충북연합회와 충북대학교, 충북과학기술혁신원, 충북과학기술포럼이 충북대 사이언스홀에서 공동 주최한 ‘오창방사광가속기센터 설립과 기초과학 R&D전망’ 포럼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희재 충북대 명예교수가 ‘과학자 입장에서 바라 본 방사광가속기 입지조건’, 김동현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기초과학 R&D와 첨단기술개발’, 김은산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학과 교수가 ‘국내외 방사광가속기 개발 및 이용현황’ 등의 주제 발표를 했다.
토론자로는 박종식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학과 교수, 이상래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우윤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가 참석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방사광가속기는 국가 기반시설인 만큼 잘 활용하려면 입지조건이 중요하다”며 “지질학적 안정성이 토대가 돼야하고, 연구자들이 이용하기 쉬운 곳에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이러한 과학적 잣대로 분석하면 충북 오창이 최적이다. 정치적 이슈로 결정하면 안 된다”며 “충북이 선도적으로 준비를 잘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효용성의 배경으로 충북 오송과 인근 지역에 집적된 산업군, 연구개발 환경을 언급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생명공학자의 관점에서 방사광가속기는 동물 폐조직, 세포 소기관, 곤충의 구조, 인체내 소기관의 구조, 단백질 구조, 간염·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조, 세균 단백질 구조, 항생물질 개발, 다제내성균에 대한 약제 개발 등에 포괄적으로 쓰이고 있다”며 “오송에는 바이오업체, 신약 관련 등의 업체가 많아 매우 유용한 기반”이라고 역설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도내 바이오 관련 업체 종사자수는 7500여 명으로 경기도의 1만4000에 이어 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한 해 생산하는 규모도 1조7770억 원으로 경기도 4조5000억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박우윤 충북대 의대 교수는 ‘중이온가속기와 방사광가속기의 상생효과’ 설명을 통해 “현재 대전광역시 유성구 신동지구에 설치 중에 있는 중이온가속기와 방사광가속기가 중복 투자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지만 이것은 잘모된 것”이라며 “이들 가속기는 사용하는 물질의 종류도 다르고 용도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시켜 발생한 빛으로 물질의 구조를 연구하는 장치”라며 “지금까지 병원의 엑스선 장비로는 도저히 분석할 수 없었던 물질의 입체적 구조를 밝힐 수 있어 첨단 반도체·의료용 장비·신약 개발 등에 필수 장비”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이온가속기에 사용되는 원소는 수소나 헬륨보다 큰 원자들이기 때문에 인젝션(주사)으로 충돌한 뒤 물질에 미친 영향을 보는 연구 장비로, 우주 여행자가 유해성 물질과 같은 연구에도 응용될 수 있다. 철이나 아연을 이용한 우주 방사선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중국이나 일본 등이 연구에 매달리고 있고, 방사광가속기와 중복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를 이유로 지자체에 안배하는 방법으로는 배치해 활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설치되는 중이온가속기와 인접한 방사광가속기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 일본의 경우처럼 전문가들이 집적되면 운영에도 효율을 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럼을 주최한 김용은 충북대 명예교수는 “국가 미래 경쟁력에 필수적 기반 시설을 과학자들이 입지를 설정하고,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제는 정치적 결정으로 국가 경쟁력이 뒤쳐지고, 과학 발전이 후퇴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토론에 참석한 과학자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