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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트레킹] 보령 삽시도, 자연이 선물한 천혜의 ‘아름다운 섬’

때묻지 않은 ‘화살촉 형태’ 섬…황금소나무에 五島 ‘일망무제’
5.6㎞ 3시간 완주… 아름다운 해안선 따라 둘레길 조성
면삽지 썰물 때 작은 바닷길 열려… 기암괴석‧아름다운 자태

입력 2020-02-07 20:49 | 수정 2020-05-05 15:28

▲ 충남 보령시 삽시도 면삽지. 삽시도 둘레길 아래에 펼쳐진 면삽지가 아름답다. 썰물로 인해 면삽지로 가는 바닷길이 열렸다.ⓒ김정원 기자

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에 위치한 ‘삽시도’(揷矢島·큰산 600m‧붕구뎅이산 114.2m)는 자연이 준 아름다운 선물 같은 보물섬이다. 전혀 때 묻지 않는 천혜의 섬인 삽시도는 외부인의 출입이 적은 겨울 여행에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삽시도 둘레길을 걷는 내내 행복감을 주기 때문에 그렇다. 전국의 섬,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삽시도는 다르다. 이곳에 한 번 와보지 않고서는 트레킹을 했다고 말할 수 없다.

충남에서는 3번째로 큰 섬(3.78㎞, 해안선 11㎞)으로 섬이 ‘화살(矢)’을 꽂아놓은 활(揷)처럼 생겼다고 해서 삽시도라고 하는데 마치 ‘두꺼비’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삽시도는 해안선과 산 정상‧산자락을 따라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약 5.6㎞의 둘레길은 바다와 트레킹 코스 사이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와 참나무, 단풍나무, 고로쇠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해안가 바다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숲으로 우거져 있다. 

나무 사이로 수십 미터 아래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면 나뭇가지가 시야를 가리기는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형언하기 어렵다. 저 멀리서 파도가 해안가에 다달아 암벽을 때리면 하얀 포말이 거품처럼 일어났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삽시도 둘레길은 수려한 해안선과는 달리 동네 뒷동산에 올라온 것처럼 멋스럽게 꾸며지지는 않았다. 마사토의 길 위에 솔잎과 참나무잎 등이 수북이 쌓여 있어 낙엽 밟는 촉감이 발바닥을 통해 온몸에 전해져 온다.

▲ 수려한 풍광과 함께 솔향기가 그윽한 보령 삽시도 둘레길.ⓒ김정원 기자

삽시도는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모습의 기암괴석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물망터’(0.5㎞)를 거쳐 둘레길을 걷다보면 물이 차면 섬이요, 밀물 때는 길을 내주는 돌산 ‘면삽지(3㎞)’가 나온다. 경사가 심한 데크길을 걸어 한참을 내려가면 썰물 때는 바다가 갈라지며 길이 만들어진다. 면삽지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자그마한 섬으로 마치 고슴도치처럼 보이는데, 그 자태가 아름답고 아주 멋스럽다. 

썰물 때 면삽지는 사람들이 건널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면삽지 아래 암석 가까이 다가가 아름다운 모습을 만지고 보듬을 수 있다. 면삽지 앞 암석도 참 멋지다. 기암괴석이 펼쳐진 채 면삽지와 마주한 암석에는 동굴이 있고 조약돌은 파도에 깎이면서 둥글둥글한 모양이 돼 너무 예뻐 주워오고 싶을 정도다.   

이어 한참을 걷다보면 황금소나무가 있는 ‘곰솔’(2.6㎞)이 나온다. 소나무 잎보다 억세서 곰솔, 해안가를 따라 자라서 ‘해송(海松)’, 줄기 껍질이 검어 ‘흑송(黑松)’이라고 불리는 ‘황금곰솔’(보령시 보호수)은 수령이 40년으로 높이 8m, 둘레 77㎝, 수관 폭은 동~서 8.5m, 남~북 7.5m이며 소나무의 겨울눈은 붉은색인데 반해 곰솔은 회백색인 것이 특징이다. 

곰솔은 나뭇잎이 황금색이어서 황금소나무로 불리는데 이는 엽록소가 없거나 적어서 생기는 특이한 현상으로 소나무의 변이종이다. 곰솔은 속리산 정이품송 형태처럼 자태가 아름답고 솔잎 끝부분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자세히 보면 인근 해송과는 자체부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금곰솔은 해풍과 염분에 강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해풍림‧방조림을 위해 심은 것이다. 

▲ 삽시도 둘레길의 황금소나무 곰솔.ⓒ김정원 기자

삽시도 둘레길은 바다 조망이 일품이다. 저 멀리 ‘오도(五島)’는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처럼 작은 모습으로 바다 한 가운데 도도하게 솟아 있다. 황금소나무 앞에서 불모도·용매기 등이 희뿌옇게 보인다. 맑은 날에는 더욱 또렷하게 나타난다.   

둘레길은 마사토와 데크길로 조성돼 오르락내리락하며 한참을 걷다보면 온 몸에 땀이 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자연스럽게 땀을 싹 말려 버리는 선풍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잠시만 쉬더라도 겨드랑이와 등골이 시원할 정도다. 하지만 삽시도 둘레길 트레킹에 물은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품이다. 섬 특성상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트레킹 도중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다. 

삽시도를 가기 위해서는 대천해수욕장의 인근 대천여객터미널을 이용해 40분간 배를 타고 가야 한다. 하루 왕복 3편이 운행되는데 차를 가져갈 수 있다. 삽시도에 내려서 둘레길까지는 걸어가려면 20여 분 걸리지만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이 곳을 제대로 보려면 현지 펜션에서 1박을 한 뒤 천천히 삽시도를 둘러보면 더욱 좋겠지만, 당일치기는 아침 일찍 출발하는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삽시도의 성수기는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이며 겨울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겨울 트레킹이 오붓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1코스에서 8코스의 삽시도 둘레길은 ‘웃마을 선착장’에서 요강수~보리망골~거멀너머해수욕장~오천초 삽시분교장~해양경찰서삽시도출장소~진너머해수욕장~면삽지~붕긋댕이~물망터~곰솔(황금소나무)~섬창~수루미해수욕장~딱뚝머리~밤섬선착장~밤섬해수욕장 등을 거치면 되고 완주는 족히 3시간은 잡아야 한다. 

둘레길 가는 길에 전무술뚱 마을 중앙에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등 비교적 광활한 면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곳이 바로 주민들이 소득원으로 한 때 각광받았던 ‘폐염전’이다.

▲ 끝없이 펼쳐진 삽시도 둘레길.ⓒ김정원 기자

삽시도 김기태 이장(56)은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어도 삽시도는 아직까지 인공미가 가미되지 않은 때묻지 않은 곳이다. 섬이 해안선을 따라서 풍광이 아주 수려하고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숨겨놓고 혼자 보고 싶은 곳”이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해안선을 따라 기암괴석과 송림으로 둘러싸인 삽시도는 마한때부터 인류가 살았으며 멸치가 많이 잡히는 섬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420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농사는 벼농사와 고추, 고구마를 재배한다. 성수기에는 부족하지만 펜션이 있고 음식으로는 바닷고기를 기초로 한 음식이 대분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멋진 경치도 ‘배’가 차지 않으면 자세히 보이지 않고 예쁘지도 않다. 삽시도에서 마땅한 먹거리를 찾지 못했다면 대천해수욕장이나 대천항수산시장에서 ‘회’ 한 접시와 매운탕으로 허기를 달래면 좋다. 여기에 막걸리 한 잔이면 피로가 싹 가신다. 

삽시도의 트레킹을 마친 뒤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간다면 여행을 잘하고도 가족으로부터 원성을 듣기 십상이다. 보령에 이왕 온 김에 대천해수욕장의 해변을 연인, 가족과 함께 멋진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걸으면 파도소리가 집에 가서도 오랫동안 귓전에 남아 있을 것이다. 

삽시도를 걷고 대천을 찍었다면 반드시 멋진 추억과 낭만이 되고도 남으리라.   

▲ 아름다운 삽시도 해안가의 암석이 마치 소 머리같아 보인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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