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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서충주농협 창립 당시 벼 한가마, 보리 한가마씩 현물을 출자해 설립한 것이 지금은 2000억 원대 규모의 조합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같은 발전은 원로조합원들의 헌신적인 기여와 봉사가 없었다면 서충주농협은 오늘날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는 충북 서충주농협 김병국 조합장이 18일 서충주농협 경제유통본부(충주시 대소원면 금곡만정길 91)에서 열린 조합 창립 49주년 기념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김 조합장은 창립기념식에서 “조합원들이 조합 창립 초기에 3000원 하는 벼 한가마니와 1500원 하는 보리 한가마니씩의 현물을 출자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에는 먹고 살기 힘든 ‘보릿고개’였거든요. 원로 조합원들이 이런 헌신적인 노력으로 오늘날 서충주농협을 일으켜 세운 근간이 됐다”며 원로조합원들에게 머리를 깊이 숙였다.
이날 창립기념식에는 권용훈 전 조합장과 전직 조합 전무 7명, 창립 당시 첫 가입 조합원 등 원로조합원 등 80여 명 참석, 서충주농협 창립 49주년을 축하했다.창립기념식은 이날 식전행사로 색소폰 연주에 이어 서충주농협 연혁소개, 원로 조합원 등에게 기념품전달 등 조촐하지만 의미있게 진행됐다.
특히 서충주농협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반세기의 서충주농협의 발자취를 담은 50년사 책자 발간(내년 3월)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서충주농협은 ‘서충주농협 50년사’ 발간작업을 하는 등 또 다른 50년인 100년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합 창립 첫 가입 조합원인 김종학 옹(93)은 “내년이 조합 창립 50년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조합이 참 많이 발전했다”며 창립당시를 회고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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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조합장은 “창립 49주년을 맞았지만 김종학 첫 가입 조합원 1명 등 60년대 조합원이 50여 명이 안 돼 마음이 찹찹했다. 오늘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조합원은 직원들이 병원과 자택에서 모시고 와 점심을 대접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전임 조합장님과 역대 전무님들, 첫 가입 조합원 등 원로 조합원들을 모셔서 서충주농협 발전상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대단히 기쁘다”며 “조합이 합병 ‘0’순위에서 견실한 농협으로 성장한 것은 오늘 참석한 원로분 등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며 원로조합원들에게 공으로 돌렸다.
서충주농협의 49년 역사에는 타 조합과 합병권고를 받는 등의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 조합장은 “1998년 2월 조합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일주 일만에 농협중앙회로부터 합병권고를 받았다. 그렇지만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임기 내에 어느 농협보다도 앞서가는 농협을 만들겠다며 합병을 거부했다”며 힘겨웠던 과정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당시 합병 거부로 자금지원 등 합병 불이행에 대해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4년 임기 내에 반드시 복지농협을 만들겠다고 농협중앙회에 확약했다. 다행히 2000년에 만정지점(충주대 앞) 하나로 마트를 개설한 것이 서충주농협 발전의 기폭제가 됐고 터닝포인트가 됐다”면서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이 현재 서충주농협의 경제사업의 뿌리이자 근간이 됐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덧붙였다.
서충주농협은 조합장과 직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하나로 마트에서 하루 매출 3000~4000만원, 연간 110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결국 하나로 마트 판매실적이 높아지면서 서충주농협은 중앙회의 합병권고에서 해제됐다.
서충주농협은 전 조합원의 출자금이 1인당 평균 500원이 넘는다. 이 같은 높은 출자금은 전국 농협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정도다.
1978년 단위농협 직원으로 출발한 김 조합장은 1998년 2월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내리 5선을 역임했으며 직원으로 20년, 조합장으로 21년을 농협에 근무한 산증인이다.
한편 서충주조합은 조합원 1100명에 자산 등 1750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5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