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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가 20일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하자 여야주자들이 ‘격한 부정적’ 반응을 나타낸 반면 민주당 일각에선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지사 출마를 선언한 여야 주자들은 일제히 이 지사를 성토하며 ‘이시종호(號) 도정’을 놓고 1대1 토론으로 붙자고 하는 등 반발했다. 반면 민주당 일각에서는 반기는 기류가 역력했다.
시민사회계는 아직 성명 등으로 의견을 내놓지 않았고 충북도 소속 공무원들은 신분상 최대한 말을 아꼈다.
특히 이 지사와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은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오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굳이 3선에 도전한다고 해서 많이 아쉽다. 경선을 통해 도민들로부터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 지사가 출마선언에서 ‘희망의 땅, 기회의 땅’을 말했는데 도대체 8년 동안 그 희망과 기회는 어디 있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희망의 땅’, ‘기회의 땅’은 새로운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서야 ‘희망의 땅’, ‘기회의 땅’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8년 동안 무엇을 하고 4년을 더해서 ‘희망의 땅’, ‘기회의 땅’을 완성하겠다고 하는지 답답하다”고 거듭 말했다.
오 의원은 “8년 도정의 성과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한마디로 낙제다. 이 지사와 1대1 토론을 하고 싶다”며 “MRO(항공정비) 조성 단지 실패, 오송역세권 개발 부진, 무예마스터십 예산낭비 등을 두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고 제의했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예비후보는 “현장에서 도민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MRO 단지 조성 실패, 오송역세권 개발 부진 등을 거론하며 “난상 토론을 한번 하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 지사가 4%경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도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며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충북은 자살률 1위, 교통사고 발생률 2위, 여기에 미세먼지 농도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왜 4% 달성이냐. 100% 중에 겨우 4%에 올인하는 것은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며 “방향을 바꿔야 한다. 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예비후보는 “도민들이 이 지사가 8년 동안 도정을 이끌면서 지혜와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도민들은 이제 충북의 어른으로서 조언이나 애정어린 채찍질을 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할 때가 됐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신 예비후보는 “이 지사가 8년 동안 충북경제를 양적으로 성장시켰다고 하는데 디테일하게 토론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도의 MRO 단지 조성 실패와 이란투자 유치 실패 등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것”이라며 “MRO는 타당성조사부터 잘못됐다. 부품을 운송하려면 뱃길이 있어야 한다. 실례로 보잉사는 바다의 도시 시애틀에 있고, KAI는 사천만을 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투자 유치 실패에 대해서는 “이란이 경제제재를 받아 자금 이동이 안 되는 상황에서 투자유치를 시도했는데 브로커에게 놀아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이 지사가 치적으로 꼽는 양적 성장에서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분을 빼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3선 출마를 지지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대환영이다. 3선을 해서 못다한 도정을 추진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더 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누가 뭐래도 4% 경제에 근접하게 끌어 올린 공이 이 지사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을 안 해본 사람들이 해 놓은 성과를 두고 비판·비난하는 것”이라며 “이 지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도정을 펼쳐왔다. 도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는 최대한 말을 조심하면서도 이 지사의 출마가 싫지 않은 속내를 내비쳤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도정이 실패했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많이 서운하다”며 “이번에 도민들로부터 도정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MRO 단지 조성 등 대형사업들이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충북의 미래성장을 위해 추진할 수밖에 없었고 망외의 소득도 거뒀던 점이 잘 알려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