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출마선언…3선 승부수, 큰 밑그림? 텃밭 ‘시끌’·여야 파상공세
  • ▲ 이시종 충북도지사.ⓒ충북도
    ▲ 이시종 충북도지사.ⓒ충북도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가 19일 6·13 지방선거 ‘조기등판’ 카드를 뽑고 3선 도전에 나서기로 하면서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20일 충북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선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그가 투표일 85일 전에 3선 도전 입장을 밝힐 계획을 세움에 따라 앞서 민선6기 지선 당시 투표일을 불과 26일(2014년 5월 8일) 앞두고 출마선언을 한 점과 대비된다는 평이 많다. 그동안 4월 등판론에 무게가 실려 있었던 점이 기저에 깔려 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텃밭’으로 불리는 충주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열기’로 위기에 놓인 점 등이 등판시기를 앞당겼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충주가 민주당 우건도 시장예비후보를 둘러싼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 지사가 조바심을 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충주에서 민주당에 부정적 이미지가 씌여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우 예비후보가 지난주에 이어 19일 또 한번 충북도를 찾아 자신이 2005년도에 작성한 일기장을 제시하며 결백을 주장할 정도로 성추행 논란은 도내 최대이슈로 부각한 상태로 이로 인해 이 지사의 3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성추행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져 이 지사가 수확해야 할 충주의 고정표가 앉은 자리에서 달아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관측의 배경은 5회와 6회 지선 결과다. 두 번의 선거는 이 지사와 그의 고향인 충주가 한데 묶여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먼저 2010년 5회 지선을 보면 이 지사는 충주에서 기록적 몰표(득표율 61.92%)를 받아 승리했다.

    반면 2014년 6회에서 이 지사가 충주에서 표를 덜 받아 초박빙 끝에 당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지사는 4만5133표에 그친 반면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4만9606표를 얻어 충주에서는 이겼다. 만일 이 지사가 5회 때와 비슷한 표를 받았을 경우 여유있게 승리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런 맥락에서 충주에 연고가 깊고 ‘이시종 맨’으로 불리는 충북도 조운희 재난안전실장이 공직사퇴 마지노선인 15일 명예퇴직을 신청해 우 예비후보 대신 투입되는게 아니냐는 설도 나돌고 있다.

    여기에 여야 주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이시종호(號) 도정’을 실패로 규정하고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것도 이 지사의 발걸음을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까지 이 지사를 정조준하고 “명예롭게 은퇴하라”며 사실상 ‘도정심판론’을 앞장서 끌어 올리고 있다.

    오 의원은 지난달 22일 충북도 기자실에서 통계청 조사를 근거로 “충북의 가구당 평균소득이 지난해 3월말 기준 4240만원으로 전국 평균 501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최하위권 수준이었다”고 지적하는 등 맹폭을 가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공천이 확정된 박경국 예비후보는 19일 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시종 도정’에 대해 “포기와 좌초였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 지사가 고령(1947년생)인 점을 들며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 의원과 박 예비후보 등은 당은 달리하고 있지만 △오송역세권 개발 포기 △MRO 단지 무산 △충주 에코폴리스 조성사업 좌초 △이란 투자유치의 물거품 등을 도마 위에 올리고 ‘이시종호(號) 도정’을 강력 비판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4월 등판이 유력했지만 더 이상 참으면 본선 경쟁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며 “야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같은 당에서 도정이 실패했다고 하지 않느냐. 출마선언을 기점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가 지선을 넘어 더 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선제적으로 판 정리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여당 지지층 일각에선 이 지사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수순을 밟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을 나타낸다. 즉, 3선을 전제로 차기 또는 차차기에 ‘충청몫 총리’로 발탁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총리가 나왔다. 문재인 정권 기간동안 충청도에서도 총리 한 명은 나오지 않겠느냐”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낙마했고 여권내 충청인사 가운데 총리를 할 만한 사람이 있느냐. 이 지사가 3선만 달성하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리는 전남지사 재임 중에 문재인 정권 초대 총리로 발탁됐다. 이 총리의 발탁 배경에는 호남몫도 한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앞서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파상 공격은 들어오고 충주발(發) 미투의 향배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지사가 조기에 판 전면에서 직접 3선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