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은 계획의 절반 수준…군 “경제성 재분석·사업 재검토 여부는 결정된 것 없다”"내 돈이라면 이렇게 하겠는가…90억 공모사업보다 군민 삶과 재정 효율이 먼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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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여군표지석.ⓒ김경태기자
공공예산은 숫자가 아니라 군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다.충남 부여군이 추진 중인 홍산면 LPG배관망 구축사업이 총사업비 90억 원을 투입하면서도 실제 신청 세대는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더욱이 사업의 경제성 재검토와 지속 여부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모사업을 따오는 행정'과 '군민을 위한 행정' 사이에서 무엇이 우선이어야 하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7일 현재 부여군은 홍산면 LPG배관망 구축사업에 총사업비 약 9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군비는 약 24억 원이 포함된다.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당초 약 600세대를 대상으로 계획된 사업은 현재 실제 신청 세대가 300세대 안팎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세대당 약 3천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구조다.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신청 접수는 현재 한국LPG사업관리원이 진행하고 있어 정확한 신청 현황은 관리원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문제는 그다음이었다.기자는 사업의 경제성과 사업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행정 기준을 질의했지만, 군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군 관계자는 “사업 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며 “경제성 재분석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필요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는 90억 원 규모의 공공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다시 따져볼 공식적인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지역사회가 제기하는 의문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같은 LPG 공급이라면 개별 저장탱크를 설치하는 방식은 세대당 약 200만~300만 원 수준이면 가능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는 300세대를 모두 지원해도 약 9억 원 수준에서 사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반면 현재 사업은 중앙 저장시설과 배관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된다.지역에서는 “도시가스처럼 공급비가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것도 아닌데 세대당 수천만 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과연 최선인지 냉정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이에 대해 군은 “배관망 방식은 공급단가를 약 30% 낮추는 효과와 안전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사업을 원하는 주민과 이장들의 의견도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개별 저장탱크 방식과 배관망 방식의 비용 대비 효과를 공식적으로 비교·분석한 자료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답변에 그쳤다.지역 LPG업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하고는 있지만 별도의 검토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업 자체가 아니라 행정의 판단이다.국비가 지원된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인지, 아니면 주민 수요와 비용 대비 효과를 다시 분석해 더 효율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인지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지방재정은 행정기관의 예산이 아니라 군민이 맡긴 공공자산이다. 한 푼의 세금도 사적인 돈처럼 아끼는 것이 재정 운영의 출발점이다.그래서 이번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내 돈이라면, 신청 세대가 절반으로 줄어든 사업에 세대당 수천만 원의 예산을 그대로 집행하겠는가”이 질문에 행정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홍산면 LPG배관망 구축사업은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 지방재정의 책임성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시험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