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경선 대 경선’·충주發 미투 변수… 곳곳 경선 ‘후끈’
  • ▲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충북 도내 각 기초단체장 여야 선수(選手)들의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면서 6·13지방선거판에 한층 불이 붙고 있다.

    격전지는 수부도시 청주를 비롯해 11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의 고공지지율을 등에 업고 ‘탈환’에 나선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시종호(號) 심판론’을 만지작 거리며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앞서 2014년 6회 지선 때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청주, 충주, 단양, 영동, 옥천, 음성 등 총 6곳에서 당선자를 냈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제천, 진천, 증평 3곳만 승리했다. 보은과 괴산은 나란히 무소속 후보자가 당선됐다.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곳곳의 판을 살펴본다.

    ◇ 청주시장 공천 여야 ‘경선 대 경선’ 맞불

    먼저 민주당의 공천방식에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중앙당은 2~3인 경선과 해당 지역의 사정에 따라 1·2차 경선이 필요할 경우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컷오프에 이은 후보 간 합종연횡(合從連衡)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한범덕 전 청주시장,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광희 전 도의원 등 4명 가운데 1~2명이 경선에 오르기 전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3명이 경선에 참여할 경우 1차 또는 2차에서 후보 간 단일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당 공천 접수자는 3명이다. 김양희 충북도의장, 황영호 청주시의장과 이승훈 전 시장의 부인인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가 나란히 공천 신청서를 냈다.

    그동안 박덕흠 충북도당위원장(보은·옥천·영동·괴산)은 “청주시장 후보는 경선으로 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한국당도 경선으로 공천장을 가리게 될 전망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심지어 시선몰이를 할 수 있는 결선투표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한국당 3명의 예비주자도 만만찮은 이력을 갖고 있는 만큼 경선으로 ‘흥행맞불’을 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우건도발(發) 성추행 논란…제천 권석창 변수, 단양 전략공천? 

    충주시장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민주당 우건도 예비후보를 둘러싼 성추행 논란이 어떤 식으로 귀결되느냐다.

    한국당 조길형 시장과 ‘빅2’로 꼽히는 우 예비후보의 낙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열기가 뜨거운 데다 최근 여성단체로부터 후보사퇴를 요구받고 있어서다. 

    이시종 지사의 최측근 충북도 조운희 재난안전실장이 지선 공직사퇴 마지노선인 15일 급작스레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후 조 실장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증폭되고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고민이 많다. 조 실장이 공천을 받게 될 경우 우 예비후보가 명예회복 차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느냐”며 “논란의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정말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권혁중 전 문화체육관광부 부이사관이, 한국당에서는 전영상 전 건국대 교수 등도 각각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재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한국당 조길형 시장은 출마선언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한국당 소속 이언구 도의원의 행보다. 그는 공천장을 놓고 경선을 주장하고 있고 얼마전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바른미래당으로 말을 바꿔 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한국당에 공천을 접수하지 않아 탈당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며 탈당명분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제천은 민주당 내 공천 경쟁자가 차고 넘친다.

    이근규 시장이 재선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권건중 중앙당 관광산업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이상천 전 제천시 행정복지국장, 윤성종 의림포럼 공동대표,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박한규 전 충북도의원, 장인수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이 도전장을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부권이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곳이지만 제천이 진보성향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선 남준영 변호사와 윤홍창 도의원이 공천을 향해 뛰고 있다. 중앙당은 지난해 12월 화재 참사가 발생한 점을 참작해 전략공천 대상지로 결정했다. 경선을 통해 시끄러운 모습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기저에 깔려 있다. 

    변수는 한국당 소속 권석창 국회의원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다.

    권 의원이 오는 5월 14일 이전까지 대법원으로부터 당선 무효형을 확정 받을 경우 지선과 동시에 재보선이 치러지게 된다. 그래서 이 시장이 금배지 선거로 전격 유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단양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류한우 군수, 엄재창 충북도의회 부의장, 천동춘 단양군의원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중앙당이 제천에 이어 인접지역인 단양도 전략공천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도 나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김광직 군의원이 ‘나홀로 레이스’에 나섰다.

    ◇ 남부3군 ‘후끈’…괴산 6자구도 ‘나요나’

    보은은 민주당 후보직을 두고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다.

    김인수 충북도의회 부의장과 김상문 보은장학회 이사장간 ‘맞대결 경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김 부의장은 군의원 2번, 도의원 2번의 총 4선 경력이 말하듯 오랫동안 보은을 무대로 지역정치를 해온 점이 장점이다. 인지도가 높다는 얘기다.

    김 이사장은 타지에서 아이케이 그룹 등을 일군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꼽힌다. 지난 10일 그의 출판기념회에 주최측 추산 무려 2400여명이 몰려와 만만찮은 세를 보여준 바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경선 열기가 아주 뜨겁다”며 “경선 승자가 본선에 오르기 전 인지도 상승 등의 프리미엄을 얻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3선에 도전하는 정상혁 군수가 단독으로 공천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정 군수의 공천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80대 3선 도전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 구관서 동남4군 지역위원장과 조위필 한국민속소싸움협회 보은지부장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옥천은 한국당 공천 경쟁이 뜨겁다. 3선을 노리는 김영만 군수와 전상인 박덕흠 국회의원 전 보좌관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공천이 경선으로 가려질 경우 김 군수의 탈당을 점치는 시각도 적잖다. 당초부터 김 군수가 경선 대신 심사를 통한 공천을 원해온 게 배경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재종 전 도의원으로 정리가 된 분위기다.

    관전포인트는 김 군수의 탈당여부로 보인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본선에 여 1명 대 야 2명이 오를 수 있다”며 “한국당 공천과정이 결국 본선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당이 어떤 식으로 공천 교통정리를 할지 지켜 볼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영동군수 선거는 한국당 박세복 군수와 민주당 정구복 전 군수간 리턴매치 구도 속에 또 한번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2014년 6회 지선 당시 박 군수는 불과 343표 차로 정 전 군수를 제쳤다.
     
    괴산은 일단 6자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대법원 선고를 앞둔 나용찬 군수는 무소속으로 재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앞서 나 군수는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군수에 오른 바 있다.

    민주당은 이 지사와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해온 이차영 전 충북도 경제통상국장과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남무현 전 불정농협조합장간 경선을 치러 공천자를 가린다. 

    한국당은 속내가 복잡하다. 임회무 도의원은 경선 방침에 불복해 곧 탈당할 방침이다. 실제 송인헌 전 충북도 혁신도시관리본부장만 공천 신청을 했다.

    김춘묵 전 서울시 서기관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괴산군수 선거는 나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선거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대전고법 형사8부는 지난 1월 나 군수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 증평·진천·음성…진천 재대결, 증평 與주자 난립, 음성 예선 치열

    증평은 민주당 소속 홍성열 군수가 14일 3선 도전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홍 군수를 포함해 유명호 전 군수, 이헌재 전 mbc충북방송 보도국장, 김규환 전 증평새마을 금고 이사장 등을 경선에 올려 공천자를 확정할 기류다.

    홍 군수가 2014년 지선 때 “3선 출마는 없다”고 밝히고도 다시 출마를 선언한 점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지켜 볼 대목이다.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유 전 군수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도 관전포인트다.

    한국당에서는 최재옥 전 도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김봉회 충북도의원은 출마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천은 양강 구도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 송기섭 군수가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한국당 김종필 전 도의원이 도전장을 던짐에 따라 재대결 형국이다.

    2016년 재선거에서 송 군수는 1만8453표를 획득해 1만4939표에 그친 김 전 의원을 꺾었다. 이에 앞서 김 전 의원은 2014년 지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새정치민주연합 유영훈 후보에게 불과 263표 격차로 분패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초기라는 점에서 송 군수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는 반면 김 전 의원이 선거 때마다 분패해 이번에는 설욕할 기회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음성은 여야 모두 예선전부터 불이 붙은 모양새다.

    3선을 노리는 이필용 군수와 이기동 전 충북도의장은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당 공천장 획득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세 번째 판만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조병옥 전 충북도 행정국장이 일찌감치 표밭을 다지고 있고 여기에 후발주자인 이광진 도의원이 7일 출마선언 이후 분주한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해 당시 ‘외유 논란’ 으로 의원직을 사퇴했던 최병윤 전 도의원도 명예회복 차원에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