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민들…차분한 일상 속 “당연한 결과”·시민단체 “헌법재판소 판결 기대”
  •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9일 충북 청주시 성안길의 시민들은 담담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김종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9일 충북 청주시 성안길의 시민들은 담담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김종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충청권 지역의 반응은 대체로 담담한 가운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가장 먼저 이시종 도지사는 일본 출장 중에 전화로 “흔들림 없는 도정 운영”을 지시하며 공직사회가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충북도청 직원들은 애써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흡연실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당연한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한 간부 공무원은 “탄핵은 이미 예정된 수순 이었다고 본다”며 “갑작스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행정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으로 한때 유명세를 탔던 청주시 서문동 삼겹살거리의 한 상인은 “탄핵이 가결될 줄 알았다. 한때 시장을 방문해 자랑스러웠으나 나날이 늘어가는 촛불집회를 보며 대통령이 많이 잘못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택시기사 박모 씨(65)도 “손님들이 택시를 탈 때마다 매일 탄핵 얘기였다”며 “대부분은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몇몇 연세 드신 분들은 국정 혼란을 우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지역의 한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내고 “국민들은 촛불로 이미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헌법재판소는 법률가의 양심을 걸고 상식적이고 정의롭게 판결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은 국정 공백의 최소화를 원한다”며 “헌법이 정한 존엄 가치와 주권자로서의 권리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영위하며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향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국민의당 충북도당이 가장먼저 성명을 내고 “국민이 주인임을 일깨워 줬다”며 “추운비 바람에도 광장을 찾아 한 송이 촛불꽃이 일단 결실을 맺었다”고 환영했다.

    충청권 각계 각층에서도 탄핵에 대한 반응을 나타냈다.

    청주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이 모 씨(58)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연히 탄핵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이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특히 대통령이 기업에까지 손을 벌린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만큼 중임제 개헌 등 지금의 혼란을 가능한 빨리 종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에서 치과기공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61)는 “이번 탄핵 결정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고 밝히고 “먹고 살기 급급한 서민들은 하루빨리 탄핵정국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신모 씨(57)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위험상황에 이른 만큼 하루빨리 국정이 정상화되길 바란다”며 “개헌가능성과 혹시 모를 숨죽인 보수층의 탄핵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청주 50대 주부는 “그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촛불집회를 보면서 탄핵여론이 높았다. 지금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하루 빨리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경제가 상당히 어렵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무엇보다도 경제문제부터 잘 추스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충북대 한 대학생(22)은 “이번 국회의 탄핵결정은 촛불민심이 이겼고 국민이 이겼다”고 환영하면서 “이번 탄핵을 계기로 과거를 잘 청산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