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공사 앞 옛 쌍수공원…야구장·축구장·국궁장·다목적구장 등 2만평 조성중
  • ▲ 충북 청주시 성무체육공원 전경.ⓒ김종혁 기자
    ▲ 충북 청주시 성무체육공원 전경.ⓒ김종혁 기자

    충북 청주시가 7억여원을 투입해 야구장과 축구장 등 시민체육공원을 조성해 놓고 동절기에 단 한명의 관리인도 배치하지 않아 무책임한 탁상행정 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옛 쌍수공원에서 명칭을 변경한 성무체육공원은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쌍수리 일대 6만4860㎡(약 2만평) 규모의 공군사관학교 소유 빈터에 시가 7억원을 들여 체육시설을 설치하고 관리중이다.

    지난해 11월 풀밭일색이던 이곳에 야구장 1면, 축구장 1면, 국궁장 1면, 다목적 구장 등이 1차 공사를 마치고 개장해 많은 시민들과 동호인들이 활용해 왔다.

    그동안 공원관리를 맡은 남일면은 관리인 1명을 배치하고 공원 안내와 청소 등 기초 관리를 비롯해 2차로 진행되는 보강 공사에 힘써 왔으나 지난달 31일자로 관리인과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현재는 관리인이 없는 상태다.

    1일 남일면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기간제근로자를 관리인으로 고용했었는데 동절기에는 시민들의 사용빈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별도로 관리인을 두지 않고 내년 2월 다시 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의 공원 이용 실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야구장의 경우 1게임에 약 3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며 주말에는 4~6게임이 치러져 주말기준 1일 평균 150~200여명의 시민들이 체육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국궁장도 주말 평균 20~30여명의 동호인들이 매주 이 공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궁을 하는 한 시민은 “지난해 이곳에 체육시설이 들어서면서부터 계속 이용해 왔다”며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운동하는 사람들은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 야구인도 “청주권에는 야구장이 많지 않아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폭우나 폭설이 아니면 일 년 내내 이용하고 있다”며 “현재는 운동장만 있는 상태다. 경기 후 쉴 곳과 수도 등 편의시설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공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보강공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에서 현장에 상주하는 관리인이 없다면 공사관계자는 물론 이용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더구나 공원 출입문에 공사 면회소가 위치해 있어 상주하는 관리인이 없다면 공원을 찾는 민원인들은 면회소에 여러가지 문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 경우 공사측의 부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 시민은 “낙엽이 많이 떨어지는 가을이나 동파사고 등이 잦은 겨울철에 관리인을 두지 않는다는 것은 공원을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많은 돈을 들여 시설해 놓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 ▲ 충북 청주시 성무체육공원 급수시설.ⓒ김종혁 기자
    ▲ 충북 청주시 성무체육공원 급수시설.ⓒ김종혁 기자

    성무공원의 관리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시는 올해 인조잔디, 펜스, 비가림막 등 2차공사를 위한 예산 8억원을 편성해 놓고 공사를 추진했으나 펜스 등 일부 공사에만 2억여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은 반납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 체육진흥과 담당자는 “올해 2차 보강공사를 진행하려고 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공사측이 인조잔디 공사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해 다른 공사만 진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처럼 어렵게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속사정은 토지의 소유주가 공사측이라는데 있다.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군사훈련 등을 핑계 삼아 시설물 설치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구의 남일현 시의원은 “공원조성을 청주시가 해 놓고도 시설 운영 등 추가 사용시설 심의를 일일이 다 받는 것은 공사측의 갑질 행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와 공사측은 지난해 4월 ‘청주시와 공군사관학교 간 성무생활체육시설 공동사용에 관한 협약‘을 맺고 시가 시설투자를 해 체육공원을 조성한 후 오는 2020년까지 사용 및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빈터에 공원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찾아들자 기본적인 시설물 설치 등에 딴지를 거는 공사측의 의도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 시민은 “군사시설이라면 애초에 개방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시와 협의한 후 공원을 조성했으면 그 기간까지 모든 관리는 시에 맡겨야 하는것 아니냐”며 “이런 저런 불편한 일이 많아지면 굳이 이 공원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한편 청주시는 이날 “청주시가 낙후됐던 각종 체육시설의 개선사업을 통해 쾌적한 체육환경 및 시민들의 여가생활 여건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각종 체육시설을 마무리했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시설을 하다가 중단한 상태에서 관리인 조차 한명도 없는 성무체육공원은 그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