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신미술관서 도시나무리서치 아카이브 전시회- ‘도시소록展’…이색 “내가 사는 청주시민들과 청주 도시 탐사하며 ‘아카이브 작업’”‘무심천과 버드나무’, ‘당산의 나무’ 등 책도 발간“나무는 계절 알게 하고 도시의 장소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매개”“도시공간서 나무·식물매개 유·무형 읽고 이해… ‘문화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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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신미술관(청주시 서원구 호국로 97번길 30)에서 이색적인 전시회인 ‘도시소록展(도시나무리서치 아카이브 전시회)’이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도시소록전은 도시와 자연의 교감하며 나무와 식물로 풀어낸 ‘문화적 시선’이어서 눈길을 끈다.도시소록전은 ‘청주’의 다양한 도시공간에서 나무와 식물을 매개로 조경연구자, 사진가, 시민이 함께 지역을 연구하고, 그곳에서 발견된 다양한 유‧무형의 것들을 읽고 이해하려는 문화적 시도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이번 도시소록전은 조경연구계획가인 홍덕은 모노팟식물연구소장(청주대 공과대학 조경도시계획전공 겸임교수)이 주도했다. 홍 소장은 올해 청주 무심천과 대성동을 중심으로 사진 리서치작업과 관련 문헌 조사, 구술인터뷰를 통해 연구했다.시민들과 함께 채집한 자료들은 전시장에 책과 사진으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자료는 청주시민들이 매일 접하며 가까이하지만 ‘공기’처럼 좀처럼 기억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전시다.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청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인 도시소록전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연과의 균형을 살펴보며, 우리에게 남겨진 변화의 방향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하며 기획됐다.홍 소장은 “퇴근길 무심히 지나치는 집 앞의 공원, 공원생활권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아파트라고 광고하는 길가에 걸린 현수막을 보며 문득 공원에 대해 궁금해졌다.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한 공간인 공원, 언제부터 공원이 우리 일상과 이렇게 밀접하게 존재하게 됐을까? 그렇다면 청주의 최초 공원은 어디인가 궁금해졌다”며 최초의 공원을 찾게 된 동기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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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심히 새겨진 삶의 지층을 따라 무심천에 대한 연구도 했다.그는 “무심천은 유유히 다양한 생명을 품고 우리의 일상을 관통한다.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청주하면 떠오는 대표적인 자연공간을 물으면 열에 아홉은 우암산과 무심천을 떠올린다. 이처럼 무심천은 오랫동안 청주시민의 기억 속에 자리하는 대표적인 자연경관”이라고 전했다.특히 그는 무심천의 버드나무에 주목했다.“4월이면 무심천 제방길을 따라 하얀 꽃길이 장관을 이룬다. 벚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면, 거리는 나들이를 오는 시민들로 붐빈다”는 홍 소장은 “계단을 따라 둑 비탈 아래로 내려오면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의 연둣빛 신록이 흔들리는 데 비로소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나무는 계절을 알게 하고 도시의 장소를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매개”라고 말했다.다음은 홍덕은 소장과 일문일답이다.-도시소록전을 개최한 목적은.“도시소록전은 우리가 사는 도시를 시민들과 같이 탐구하면서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자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참여 인원은 시민과 지역의 전문 사진가, 조경연구자 등 20명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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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연구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시민 연구자들은 일반 시민이다. 사실 이런 일을 해볼 적이 없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하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새롭게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그러면 조금 더 주변에 이런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또 매개자가 되는 등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지금까지 전시한 것은 몇 번째인가.“개인으로 했던 작업도 있지만, 시민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하게 된 건 작년에 이어서 올해가 두 번째다. 서울에서 최근에 도시소록이라는 전시를 개인 작업을 통해서 하기도 했다.”-대표적인 조경 기획 및 프로젝트는.“그동안 프로젝트는 아이들과 ‘나무가 숲이 될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학교에 나무 지도 또는 우리 도시에 사는 나무 지도 만드는 것을 하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시민들과 같이 도시 탐사를 하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아카이브 작업하고 있다.”-조경 전문가로서 청주 도심의 아쉽거나 고쳤으면 하는 것은.“너무 도시가 빠르게 변화한다. 그러다 보니 건물이나 도로도 계속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경은 도시의 공간을 아름답게 하기 위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조경을 하면서 미래를 보지 못하고 금방금방, 너무 빨리, 사라지는 풍경들이 아쉽긴 하다. 10년, 20년이 아니라 더 큰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우리가 같이 있는 것들을 좀 보듬으면서 갈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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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기후 환경 때문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나무가 많이 변하고 있는데, 조경 전문가로서 느낌은.“올해 가을도 급하게 왔고 겨울도 빠르게 왔는데 이상 기온으로 발씨가 따뜻해지다 보니 불시 개화하는 것도 있다. 날씨가 너무 덥다. 결국은 가을까지도 더워지다 보니 도시의 나무가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갑자기 환경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동식물 등과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면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환경에 강한 대체 나무 수종은.“요즘 연구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등에서도 연구를 한다. 탄소 저감을 위한 수종을 계속 연구 및 데이터화하는 한편 도시 숲 등 도시 가로수의 수종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조경 분야에 대한 계획이나 전시회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제가 태어난 공간이 청주이고 이런 도시에서 살다 보니 도시에 있는 이런 숨은 자원들을 사람들에게 계속 알려주는 일들을 좀 하고 싶다. 동시에 데이터를 계속 모아 아카이브하고 출판도 하는 등 꾸준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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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과 버드나무’, ‘당산의 나무’ 책을 냈는데.“책은 올해 ‘무심천’과 ‘버드나무’, ‘당산의 나무’ 등 시민 연구자들과 일반 사진가, 조경 연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냈다. 올해 ‘도시소록’이 제2회 전시회로 2년 차가 됐다. 내년에도 좀 더 많은 시민과 도시에 어떤 공간을 탐구하게 될지 모르지만, 청주의 좋은 공간을 새롭게 발견하며 계속 이런 활동을 지속해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한편 홍 소장은 어릴 때부터 조경사업을 한 부친(홍성래 충북조경 대표)의 영향을 받아 청주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조경도시계획(학사·석사과정)을 공부했고, 현재 도시조경연구자·계획가로 활동하고 있다.홍 소장은 개인 사무실 겸 연구실을 갖고 있고, 청주대 조경도시학과 겸임 교수를 맡아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또, 조경도시계획과 관련한 용역‧기획을 하는 한편 시민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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