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바다, 시티파크의 시작’ 명목…“도청 중앙광장 파헤쳐 옛모습 사라져” 거액 투입 4층 건물에 엘리베이터 4대…기존 2대에 2대 추가 ‘설치’ 오래된 수목 뽑아 옮기고 도청 대개조…“누구 위한 공사냐” 비판 쏟아져“이게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김영환 지사, 공약 1호 성과 내놔라”
  • ▲ 충북도청 공사 현장.ⓒ뉴데일리
    ▲ 충북도청 공사 현장.ⓒ뉴데일리
    충북도가 김영환 도지사 취임 후 첫 사업으로 ‘차 없는 도청’을 만들려다 공무원노조의 반대로 물러선 뒤 이번에는 수십 년된 나무를 뽑아내고 땅을 파헤치는 등 ‘도청 대개조 작업’을 폭염속에 강행하고 있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사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문화의 바다, 시티파크의 시작’이라는 명목으로 최근 도청 청사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수십 년 된 가치 있는 나무, 역대 충북도지사 기념식수 등을 뽑아서 옮겨 이식하고 일부는 베었다. 

    충북도는 도청 본관 중앙광장의 기존 나무를 뽑아내고 오는 10월까지 정화조 이설 및 주차장 등 다목적 광장을 조성하면서 수십 년 된 나무(소나무, 향나무, 주목, 모과나무 등)은 뽑아서 옮겼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 수십억원으로, 도청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도청에서 뽑아 충북개발공사(옛 청주여고) 사옥 담장에 심은 나무도 고사 직전이다. 

    최근 충북개발공사가 도청에서 이식해 심은 소나무와 활엽수는 폭염 속에서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7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폭염은 사람도 버티기 어려운데 나무를 옮겨 심었으니 제대로 나무가 착근할 수 없는 환경으로, 수십년 된 나무가 잎이 누렇게 말라가면서 고사 직전이다.
  • ▲ 충북도가 본관(좌)과 동관에 엘리베이터 2대를 설치하고 있다.ⓒ뉴데일리
    ▲ 충북도가 본관(좌)과 동관에 엘리베이터 2대를 설치하고 있다.ⓒ뉴데일리
    서관에는 수십 년 된 향나무를 뽑아 옮기고 그 자리에는 ‘쌈지정원(2024년 1~7월)’을 조성하고 있다. 도는 쌈지 정원 조성을 위해 땅을 파고 보행로 확장과 정원 조성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행약자 시설개선(2~12월)을 위한 명목으로 동관‧본관에는 승강기(엘리베이터)를 신설하고 신관은 승강기를 교체한다. 도청에 기존 승강기 5대(의회 3대, 서관 1대, 동관 1대)가 있지만, 추가 9억원을 들여 도청 본관과 옥상 하늘정원 용 승강기를 동관에 각각 1대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 

    도청 동관 4층 건물에는 1대의 승강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본관 1대, 동관 1대 등 2대를 추가 설치하면서 4층 건물에 4대의 승강기는 지나치다는 비판이 충북도 안팎으로부터 나온다. 본관과 동관의 승강기 설치 간격이 불과 100m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충북도는 장애인들이 옥상 하늘정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강기를 설치한다고 했다. 그러나 본관과 동관 승강기 간격이 불과 100m 안팎에 불과해 본관과 동관 사이에 설치해 1대를 줄여도 되지만 4층 건물에 4대(기존 2대, 2대 추가 설치)를 설치하는 것은 도민 혈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약자를 위한 승강기 설치는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계단 오르기 등 걷기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충북도의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 ▲ 충북도청 서관 공사 현장.ⓒ뉴데일리
    ▲ 충북도청 서관 공사 현장.ⓒ뉴데일리
    상황이 이런데도 도는 충북도가 ‘문화의 바다, 시티파크의 시작’이라는 그렇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충북도청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충북도가 ‘도청 외관’, 외형‧모양 바꾸기에 매몰돼 있지만, 옛 건물에 덧칠을 해봐야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도 도청 가꾸기에 혈안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충북도청 한 직원은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취임 후 1호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으로 화려하게 출발은 했지만, 김 지사 취임 2주년을 맞아 4년의 임기 중 반환점을 돌았다. 도민들에게 내세울 성과가 그리 많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세수 부족으로 예산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수십억 원을 들여 도청 가꾸기 등에 왜 그렇게 집요하게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14일 청남대를 방문, 김영환 충북지사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그 후 환경부로부터 무엇을 얻어냈는지 들어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청남대에 모노레일을 설치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지사가 외형적인 일에 치중하고 자꾸 돈 쓰는 일을 벌일 것이 아니라, 충북의 미래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공약 1호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등의 성공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또 취임 2년이 넘은 지금 성과를 내야 하는데 ‘못난이 김치’ 정도가 충북도의 대표 브랜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 충북도청 본관 뒤편에 나무가 부러져 있다.ⓒ뉴데일리
    ▲ 충북도청 본관 뒤편에 나무가 부러져 있다.ⓒ뉴데일리
    충북도의원 B 씨는 “최근 도청에 올 때마다 나무가 사라지고 일부 나무는 베어냈다. 충북도가 정문까지 없애려고 했으나 의회의 제동으로 불발됐다. 김 지사가 큰일을 해야지 아이들 손꼽놀이하는 것처럼 혈세를 투입, 도청 꾸미기 등에 나선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주 부적절하다. 과장급이 해야 할 일을 도지사가 나서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19일 충북대가 교육부 공모사업인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지난해 충남대에 삣았긴 뒤 이번에는 반도체 불모지인 강원도와 전북도에 반도체공동연구소가 돌아갔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충북 지역구를 둔 정치인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질타했다.  

    청주시민 C 씨는 “충북도청을 파헤치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도대체 제정신이 있는 것이냐. 국가부채가 천문학적이고 코로나19를 극복한 지 불과 1년 정도에 불과하고, 지역경제 장기 침체 등으로 소상공인 등이 죽어 나가고, 거리에는 빈 점포가 즐비한데 충북도지사는 도민의 귀중한 혈세를 들여 도청 가꾸기에 정신이 나갔다. 도청을 가꾸는 것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하면 된다. 도청을 가꾸지 않는다고 일을 못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시민 C 씨는 “김영환 지사가 왜 자꾸 말단지엽적인 일에 몰두하는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충북도는 재정자립도가 30.4%에 불과하고, 종합소득세도 크게 감소하는 등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월급도 못 주는 형편이 아니냐”며 “김영환 지사가 충북의 도세 등의 형편을 감안해 겉치레 등 실속 없는 일을 자제하고, 지역소멸극복대책과 중부내륙특별법 개정 등 더 시급한 일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전했다.  
  • ▲ 충북개발공사가 충북도청에서 옮겨 심은 단풍나무 등이 폭염을 극복하지 못하고 앞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뉴데일리
    ▲ 충북개발공사가 충북도청에서 옮겨 심은 단풍나무 등이 폭염을 극복하지 못하고 앞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뉴데일리
    한편 충북도는 “도청 중앙광장 등에 있던 주목과 향나무, 소나무 등은 괴산수산센터와 도로관리사업소, 충북개발공사, 충북안전체험관, 청남대 등으로 63주를 옮겼고 주목과 병든 나무 2주를 베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관과 동관 신강기 신설은 보행약자 시설 개선을 위한 것이고, 동관 승강기는 1~4층으로 갈 수 있지만, 하늘정원과 연결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신규설치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