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수업 형태 교육의 발전·진보…이런 강의 익숙해져야”“‘대학은 즐겁고 학생은 행복해야 한다’ 교육관이자 모토”
  • ▲ 지난 1일 취임한 신임 엄태석 서원대학교 총장 직무대행.ⓒ김정원 기자
    ▲ 지난 1일 취임한 신임 엄태석 서원대학교 총장 직무대행.ⓒ김정원 기자
    최근 3개월 간 우리 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학들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개강 연기라는 전대미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개강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두 차례나 연기되면서 대학 캠퍼스는 간헐적으로 학생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썰렁한 분위기다.

    외형적으로는 그렇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교수와 학생들은 개강 연기로 인한 동영상 강의를 진행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지난 1일 서원대학교 총장 직무대행으로 취임한 엄태석 총장은 첫 마디가 “정말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기자가 지난 7일 엄 총장을 만나 먼저 “취임을 축하 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그는 “왜 내가 총장대행이지만, 어떤 총장이 돼야 하나. 총장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많이 생각한다. 첫 번째로는 최소한 조직에 기여해야 하는데, 어떻게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까 하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대학에 재직하면서 모토로 갖고 있는 교육관은 ‘대학은 즐거워야 하고 학생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 조직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고 기여한다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지난 7일 서원대 총장실에서 가진 뉴데일리와 엄태석 총장 직무대행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최근 개강이 2주 더 연기돼 동영상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지.

    “우리대학은 동영상 강좌가 2000개가 넘는다. 대학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개강연기에 이어 동영상 수업이 처음부터 상당한 기간을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처했다. 

    언젠가는 대면 강의를 하겠지라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재택수업, 온라인 강의를 이번 학기 거의 다 할 것 같다는 전제하에 장비를 구입했다. 

    장비와 프로그램을 구입했고 교수들에게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줄 것을 주지시켰다. 마이크, 프로그램, 삼각대까지 지원하고 있고 ‘헬프데스크’를 운영해 일찍부터 교수들의 동영상 강의를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교수 강의의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는 것이 고통스럽겠지만, 혼자 마이크 보고 수업을 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10배 정도 힘들다.”  

    -동영상 강의와 관련해 보완할 것은 있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표가 짜진 그 시간에 면대면 수업하듯이 실시간 강의를 하는 것이 최종 지향점인데 그것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과제다. 

    여과 없이 편하게 말할 수 없고 그런 강연을 정제해서 말을 해야 되고 동영상 수업 때 리액션이 쉽지 않아 상당히 힘들지만, 지향점은 이런 과정을 겪어서 수업이 새로운 형태들이 많이 추구가 되니까 교육방식의 발전, 진보가 이뤄지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이런 강의에 익숙해져야 한다.” 

    - 지방대학의 공통의 문제로 요즘 벚꽃 피는 순서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대학이 망한다고 한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에 대한 대책은.

    “서원대는 2020학년도 입학정원을 100% 채웠다. 우리대학은 대학사이즈가 중규모이고 사립대학이기 때문에 변화도 비교적 용이하다. 

    규모가 큰 국립대 등에 비해 시대변화에 부합되게 구조개선도 하고 아직까지 100% 학생들이 차고 있다. 앞으로는 절대 인구가 줄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문제는 산업자체가 너무 많은 변화가 있어서 어떻게 대응을 할지 솔직히 겁난다.

    항공서비스학과는 굉장히 잘 나가던 학과인데 항공업계가 바닥을 치게 되면서 영향을 받게 되고 사범대는 교사가 남는다고 하면 학령인구가 줄어 타격을 받는다.”

    -정부, 사립대에 대한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대학들이 그때그때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고 대학이 맨날 시대흐름에 따라 부응하는 것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일관성도 필요하다. 국립대와 사립대와 분업구조가 잘 안돼 있는 것이 문제다. 

    정부가 사립대학은 평가를 통해 통제성 지원을 한다. 그런 부분에서 기본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지방의 사립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계속 이렇게 통제만하고 지원해 준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학교 재정에 등록금을 동결해 놔 도움이 안 된다. 그런데 현재는 등록금을 자율화해도 문제다. 부익부 빈익빈이 된다.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대학의 적극적인 수용 및 변화가 필요하지만 상당히 어렵다. 정부가 필요할 때는 통제 및 개입을하고, 불편하면 알아서 하라고 하니 대학입장에서 보면 죽을 맛이다.”

    -대학의 어려움을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은.

    “정부가 평가를 통해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키려면 대학은 그냥 적자다. 일단 등록금 대비 적자고 대학의 적립금마저 까먹고 있다. 과연 이 상황이 어디까지 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말 답답하다. 

    코로나19를 대처하는 정부와 대학 문제를 고민하는 총장들의 입장은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을 것이다.” 
  • ▲ 엄태석 서원대학교 총장 직무대행이 서원대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고 있다.ⓒ김정원 기자
    ▲ 엄태석 서원대학교 총장 직무대행이 서원대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고 있다.ⓒ김정원 기자
    -대학운영 계획은. 

    “일단 정원은 채우려고 노력했고 편입생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다음에는 역시 경비를 줄여야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 상황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자구조지만 투자를 해야 하는 이중구조로 굉장히 힘들다. 

    메뉴개발 없이 어떻게 대학이 돌아가겠나. 실험‧실습기자재 등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되는 상황이지만, 현재 등록금 구조로는 재정적자만 커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투자는 안할 수 없다.” 

    -대학의 활로를 찾는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 않나.

    “학교 기업도 잘 안 된다. 메이저 대학들은 기부금으로 문제가 없지만, 동문들의 숫자가 적은 우리 대학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대학의 활로를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선 세 가지 정도 길이 있다. 기존의 고3 학생을 신입생으로 받는 기능이 있고 평생교육, 재교육 기능 등으로 가야되는데, 평생교육은 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수요를 창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은 지자체와 국가의 지원 없이는 안 되고 고3 학생만 가지고는 대학은 어렵고 갈수가 없다.”

    -사범대 체육교육학과 등 임용고사 합격률이 높은데.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는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학생이 많이 온다. 웬만한 국립대와는 상대가 안 된다. 임용고사가 많이 되니까 자원이 좋아지고 선순환이 이뤄진다. 

    실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번에 임용고사에서 사범대 학생 중 140명이 합격했다. 우리대학은 대학규모에 비해 임용고사는 많이 합격하고 있다.”

    -교수회와 직원 노조 등의 갈등 문제 해법은.

    “교수노조는 지금 애매하다. 합법화가 됐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대학은 교수 노조도 두 개다. 10여 년 전과 작년에 만든 것이 있다. 결과적으로 교수와 직원들이 다 같이 양해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이 난관을 결코 통과하지 못한다. 

    노조는 기본적으로 권익을 신장하는 것인데, 지금 여건이 그렇게 만만치 않기 때문에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수회, 교수노조, 직원노조 들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지 않으면 난국을 극복하기 힘들다.”

    -비정년트랙 등 교수 임금인상 등의 지위 향상 등은.

    “교수 중 비정년 트랙이 많은 것은 정부 때문이다. 10년 전 만해도 대학의 교수 충원율은 50%도 안 됐다. 지금 70~73%해야 된다. 정년트랙으로 모두 채우다 보면 등록금으로 교수 월급도 다 못준다. 정부가 사립대학의 이런 여건을 생각하지 않았다.”  

    정년트랙보다 비정년 트랙은 계속 임금을 올렸다. 특히 강의전담은 1년에 한 번씩 올렸다. 이번에 드물게 지난해 교수 월급을 조금 올렸다. 호봉제는 10년 전에 동결했으나 그것의 일부를 돌려줬다. 

    서원대는 올라가는 월급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학에 비해 큰일을 했다. 못 준 돈을 돌려준 것이고 호봉제는 올려줬고, 연봉제는 2% 올렸다. 그래서 적자가 더 커졌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대학의 사정이 나아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한다. 2년 간 전국 입학생이 12만 명이 감소한다는 점에서 대학 구성원들은 정말 위기감을 넘어 ‘쓰나미’가 오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재학생들의 취업전략은.

    “우리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취업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잘 돼 있다. 왜 어렵냐하면, 사범대학이 많다. 사범대학과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취업률을 올리기가 어렵다. 

    사범대학생들은 무조건 임용고사 본다고 2~3년 간 고시원에 가있고, 경찰행정학과와 행정학과는 공무원 시험을 본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일반 다른 과는 취업률은 높은데 사범대가 규모가 커서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 대학은 근본적으로 사범대학과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많고 이공계보다 인문‧사회계 등의 학과가 상대적으로 많아 취업이 어렵다. 특히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업률을 이야기 하는데, 직업선택을 훼손하는 점이 있다.” 

    -직무대행 체제로서 최고 의사결정의 어려움은.

    “코로나19 사태가 매일 매일 결정하도록 만드는 상황이다. 그동안 부총장 등 보직을 맡아 학교에서 결정권자 옆에 있으면서 많은 부분들은 보고 배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매일 결정하는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결정이나 이전 결정은 뻔할 텐데, 매일 새로운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매일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매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가장 큰 고민은 온라인 수업을 언제까지 할 것이냐, 학점은 어떻게 할 것이냐, 중간고사는 어떻게 치를 것이냐, 교수지원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등 경험하지 않은 일들을 경험하고 결정하는 일이 힘들다.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에는 중간고사를 안 보는 대신에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개강연기로 대학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모든 국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울하고 불안해 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 이런 상황에서 가라앉고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이 아프다.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학생들이 학교에 와야겠으나 가족 간에 유대를 강화하고 친구들과 자주 통화하고 교수들과 전화 또는 카톡 등을 통해 새로운 경험이지만 좋은 경험이 돼서 학생들이 이 난관에서 하루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른들도 이렇게 힘든데 학생들은 얼마나 어렵겠느냐. 2020학번 학생들은 졸업식과 입학식은 물론 수업도 못한 것이 너무 마음이 ‘짠’하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나름의 정신적인 방법을 강구해서 어렵지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개강을 해서 학생들을 만나고 싶다.”

    한편 엄 직무대행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한국학중앙연구원 학국학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9년 서원대 지방행정학과 교수로 부임해 교무‧학생처장·부총장 등을 맡아 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