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선 조합장 “송악, 수원부족하고 척박한 땅…사슴녹용수매‧떡 생산 수익원”
  • ▲ 충남 아산시 송악농협 본점.ⓒ김정원 기자
    ▲ 충남 아산시 송악농협 본점.ⓒ김정원 기자
    창립 50년을 맞은 충남 아산 송악농협이 지역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슴녹용사업·전통 떡을 생산하는 등 가공산업을 이끌고 있는 등 ‘강소농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송악농협은 사슴녹용을 수매해 녹용즙(엑기스)를 생산해 소비자들이 ‘팩’에 담아 먹기 좋도록 만들어 전국 농협하나로 판매장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송악농협이 이 같은 가공사업을 추진한 배경에는 송악면에 사슴 농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밀집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사슴을 키우는 농장은 140농가까지 늘어났지만, 최근에는 녹용 값이 떨어지면서 농가들의 소득이 감소해 녹용 생산 농가도 30호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으로 사슴농가들이 녹용 판로가 막히면서 조합원들이 상당히 어려움에 처하게 됐었다. 당시 아산축협도 경영이 어려워 이들의 처지를 돌보지는 못했지만, 송악농협이 100평짜리 양곡창고를 개조해 공장을 차렸다. 지금까지 조합원이 생산한 녹용을 전량 매입하고 있다. 송악농협은 연간 20억 원의 녹용을 수매한 뒤 액기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등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송악농협이 떡 공장을 설립하게 된 스토리도 열악한 지역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송악농협이 생산하고 있는 떡은 냉동 영양찰떡선물세트를 비롯해 떡국떡, 명가밤 찰쌀떡, 아산 맑은 떡국떡, 떡세트 등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쌀 가공산업을 이끌고 있다. 또한 송악 농협은 2007년 북한 산모와 어린이 등 북한 동포를 위한 설명절떡 10만명 분을 북한으로 보내기기도 했다.

    이주선 조합장은 “떡 공장을 세우게 된 것은 송악면은 척박한 환경으로 옛날부터 쌀 미질이 떨어졌다. 송악은 물이 차고 일조량이 짧으며 사질토여서 쌀농사가 잘 안 되고 다른 지역에 비해 수확량도 떨어졌다”며 “수확을 하더라도 쌀의 무게가 늘지 안 는다. 게다가 산간지역이다 보니 미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쌀장사들이 이 곳에서 생산하는 쌀을 가장 늦게 사가고 가격도 덜 줬다”고 밝혔다. 특히 송악면은 상수도 수원지다보니 물도 크게 부족하다.

    이런 지리적인 척박한 농사환경에다 우루과이라운드로 경쟁력이 없는 쌀을 판매하기가 쉽지 않아 쌀을 가공해 떡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내 떡을 공장에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조합원들이 농사지은 쌀은 친환경 농사, 수매용, 남는 쌀 전량을 수매해 조합 공장에서 떡을 만든다. 조합원들이 많은 쌀을 생산하더라도 농협에 판매하면 되기 때문에 판로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곳에서 가공되는 떡은 서울 하나로 마트에 매장에 납품하고 있고 온라인 주문판매는 물론 명절 때는 ‘떡국떡’ 등을 판매하고 있다. 송악농협은 떡 등 가공 사업으로 연간 80억 원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사업은 송악농협 이주선 조합장이 뚝심으로 밀어부쳐 가능했다. 조합원들 역시 이 조합장을 신뢰하면서 그를 9선 조합장을 만들어줬다.
  • ▲ 충남 아산 송악농협 떡공장.ⓒ김정원 기자
    ▲ 충남 아산 송악농협 떡공장.ⓒ김정원 기자
    송악 외암마을이 고향인 이 조합장은 온양에서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뒤 노모를 모시기 위해 시골로 낙향한 뒤 문전옥답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영농회장을 맡아 선배 조합장 선거를 도왔던 것이 계기가 돼 평생 조합장(9선)으로 근무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그는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1차례 낙선한 뒤 36세라는 아주 젊은 나이에 두 번째 선거에서 당선돼 내리 9선을 했다. 

    그는 “흔치 않은 9선의 조합장 당선 비결은 열심히 조합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송악농협 조합원들이 너무 순박하고 고생하는 농민들과 정들어 농협조합장을 계속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지난달 30일 실시된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도 출마하기도 했다.

    온양고와 서울 한성디지털대학 사회복지학과, 남서울대 대학원(경제학과) 졸업한 이 조합장은중앙회 이사 5번, 통상위원, 전국가공조합협의회 회장, 감사위원, 경제이사회 상호금융이사 등을 역임했다. 

    송악농협은 자산 1200억 원(직원 25명)규모에 1200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 ▲ 송악농협이 생산하고 있는 녹용 및 떡 제품.ⓒ김정원 기자
    ▲ 송악농협이 생산하고 있는 녹용 및 떡 제품.ⓒ김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