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없이 열정만 믿고 뛰어든 ‘청년 부부 창업 도전기 정용국‧황연하씨 부부… ‘봉봉 베이킹 키즈카페’인수“남편 군 전역 후 휴대폰매장 사업분석 없이 무모한 도전”무인키즈카페 경험 쌓아 프랜차이즈 키즈카페 과감히 창업
  • ▲ 정용국(35)‧황연하 씨가 창업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봉봉 베이킹 키즈카페(천안아산점)’에서 베이킹 도구를 들고 장난을 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정용국(35)‧황연하 씨가 창업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봉봉 베이킹 키즈카페(천안아산점)’에서 베이킹 도구를 들고 장난을 치고 있다.ⓒ김정원 기자
    “어린이 키즈카페서 ‘봉봉’…우리 사업도 날개 달았어요.” 

    충남 천안에서 30대 젊은 부부가 용기와 열정만으로 창업에 도전하며 새로운 성공 사례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충남 지역 청년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주고 있다.

    창업에 뛰어든 젊은 부부는 정용국(36)‧황연하 씨로 나이가 같은 이들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 34길 22에 프랜차이즈인 ‘봉봉 베이킹 키즈카페(천안아산점)’를 지난 4월에 인수했다. 

    키즈카페 투자는 이들 부부에게 적지 않은 돈이지만, 보증금 5천만원 등 총 7천만원이다. 키즈카페 내부에 세팅돼 있던 시설은 최대한 활용했다. 

    정부와 지자체 등의 청년창업에 대한 지원이 많지만, 이들은 아예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창업에 도전했다. 그 흔한 창업교육도 받지 않았다. 겁 없이 창업에 대한 젊은 열정만 믿고 뛰어들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이들 부부는 2017년 결혼했다. 남편 용국 씨는 30세까지 아주대(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ROTC 육군 장교로 국군 심리전단, GOP 등 7년 6개월간 장기 복무를 하다가 대위로 전역을 하면서 사회 첫 직장인 천안에서 3년간 근무를 시작했다. 직장 봉급으로 아이 둘을 여유 있게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용국 씨의 창업 동기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무조건 뛰어들었다.

    이들이 키즈카페에 천착한 것은 베이킹은 아이들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완성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반죽을 섞고 모양을 잡고, 꾸미면서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보는 과정에서 성취감가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또, 쿠키나 케이크에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입히면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고, 아이들은 색깔을 선택하고 재료를 꾸며가며 자신만의 특별한 베이킹을 만들어가는 데 큰 재미를 느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 하나는 베이킹 체험은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활동으로 반죽을 만지고, 굽는 냄새를 맡고, 완성된 디저트를 맛보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마치 아이들이 요리사가 된 것처럼 도구를 사용하고, 앞치마를 두르고 재료를 다루는 경험은 역할놀이와 비슷해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몰입하며, 베이킹은 친구와 함께할 수 있어 협동심과 의사소통능력도 키운다는 장점이 있다.
  • ▲ 정용국(35)‧황연하 씨가 창업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봉봉 베이킹 키즈카페(천안아산점)’에서 놀이시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정용국(35)‧황연하 씨가 창업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봉봉 베이킹 키즈카페(천안아산점)’에서 놀이시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먼저 용국 씨는 천안에서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다. 휴대폰 가게는 3년간 잘 됐지만, 휴대폰 판매가 여의치 않았다. 특히 사업 초기 객관적인 사업성 분석 등을 철저하게 거쳐야 했지만, 무조건 잘 될 것이라는 확신만 믿고 뛰어든 것이 낭패 요인이었다. 휴대폰 시장 자체가 대기업의 정책에 의해 휘둘리는 데다 휴대폰 매장의 포화, 소비자들의 휴대폰 구입이 매장뿐만아니라 구입할 수 있는 채널이 너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고객은 줄어들고 시장성도 판단을 못한 것이다. 결국, 휴대폰 사업 경험과 무인 키즈카페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우연히 키즈카페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 아이를 키우는 지극 정성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키즈카페는 요즘 아이들이 요리사가 꿈이듯이 요리를 좋아하는 만큼 베이킹을 주제로 아이들이 와서 30~40분 베이킹을 한 뒤 뛰어노는 공간이다. 이 키즈카페는 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쿠키, 빵, 피자, 케이크, 핫도그 등 주제를 다양화하고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춰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주 타깃으로 한다. 이들 부부와 강사 3명이 교육을 맡은 이 키즈카페는 앞으로 초콜릿체험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며, 매주 주제를 2개씩 변화를 줄 계획이다.

    특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베이킹을 하고 노는 동안 조금 편하게 아이들에게서 벗어나서 좀 쉴 수 있는 메리트, 즉 아이들은 체험 및 놀이공간으로, 부모들에겐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베이킹 체험은 재료가 들어가는 만큼 체험비용을 내야 하고 보호자도 입장료를 내야 한다. 체험 시간은 2시간 기준이다.

    특히 황 씨는 아이둘을 키우다 보니 아이들과 관련된 사업에 공감대가 많이 있었고, 아이들을 좋아해 아이를 낳기 전부터 많은 관심 있었는데, 무인 키즈카페를 하면서 이쪽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키즈카페를 인수하게 됐다. 남편은 경영과 마케팅 등 외형적인 일을 한다면 부인은 디자인 또는 베이킹 등 주제를 선정하고 아이들을 흥미를 창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고, SNS, 인스타그램 등에 계속 홍보를 맡고 있다.

    젊은 부부가 7천만원을 투자해 사업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 이들 부부는 어느 정도 매출이 올라오고 있고, 계속해서 아이템을 개선하는 등 인수 때보다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키즈카페 특성상 주말은 잘 되지만, 평일이 한산해 어린이집과 돌봄학교, 사회복지관 장애인 대상으로 체험을 제공하는 이동형 키즈카페도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들 부부는 키즈카페는 시설 사업으로 콘텐츠가 좋아야 하고, 주제를 잘 정해서 아이들이 좋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 연구개발을 통해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다. 또, 돌봄학교나 특수학교 등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창업 초년생인 이들 부부에게 어려움은 절대적으로 홍보 부족이다. 이들은 어린이집은 계속 전화를 돌리고 있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선이 잘 닿지 않는다. 또, 부모님이 매장에 와야만 체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출강도 가능하다고 했다.

    부인 황연하 씨는 “키즈카페를 하면서 제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고 수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이 처음엔 낯설어하다가도 베이킹 체험이 끝나면 ‘너무 맛이겠다. 먹고 싶다’고 말해며 엄청 좋아한다. 이런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한 것을 느낀 적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천안에 아이들이 많고 전국 기초지방단체 중 아이를 많이 낳기로 유명한 만큼 키즈카페가 계속 생겨나 경쟁이 치열해 생존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용국 씨는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에 대해 “직장인들이 창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직장생활을 더 잘하는 분들이 더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런 고정관념이나 틀 때문에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에 관한 생각은 있으나 참고 다니는 분들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벤처 정신을 가져야 한다. 본인 개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창업에 도전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을 하기 전에 관련 업계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가맹본부에서 설득이나 꼬드김으로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좀 환상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