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 근간 흔드는 공권력 남용…헌법소원 제기”“특검 어렵다면 공정성 담보된 제3의 조사기구 제안”
  • ▲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명예퇴임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
    ▲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명예퇴임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명예퇴직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글을 올렸다. 

    황 청장은 서울중앙지검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고소‧고발사건을 울산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내년 총선출마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황 청장은 “(명예퇴직 불가) 사유는 검찰이 ‘수사 중’임을 통보했기 때문”이라며 “이로써 저는 검찰의 수사권 불행사로 인해 헌법상 기본권인 행복추구권,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받거나 침해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분통터지는 일이다.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공권력 남용”이라며 “변호인과 상의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저에 대한 자유한국당 측의 소설 같은 고발장이 접수된 시점은 1년 6개월 전”이라고 밝힌 황 청장은 “형사소송법 제257조에는 ‘검사가 고발에 의해 범죄를 수사할 때에는 고발을 수리한 날로부터 3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덧붙었다.

    그는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지금까지 1년 6개월이 넘도록 검찰로부터 단 한 차례도 조사받은 적이 없다. 검찰은 명백한 불법을 저질렀고 그렇게 수사를 방치하던 검찰이 명예퇴직 신청사실이 알려지고 난 이후 검찰개혁 패스트트랙법안 국회처리가 임박한 시점에서, 갑작스레 하명수사 논란을 만들어내며 치졸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검찰의)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지난 1년 6개월 어떤 수사를 어떻게 진행해 왔는지 소상히 밝혀야 하고 이렇게 세상을 시끄럽게 하 수사라면 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시키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 검찰은 어떤 사건은 군사작전 하듯 전광석화와 같이 신속하게 진행하고 어떤 사건은 오랜 기간 묵혀두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끄집어내는 지 그 기준을 밝혀야 한다”며 검찰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 당시인 2018년 3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황 청장은 “지방경찰청장으로 새로 부임해 과거 지지부진한 수사로 민원인의 원망을 샀던 사건을 들여다보고 토착비리 수사에 부적합한 수사팀 일부는 교체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형과 동생이 아파트 건축사업과 관련한 인허가 편의를 봐주기로 하고 비리를 저질렀다는 제보 또는 비리가 접수됐고 경찰청으로부터도 김기현 전 시장의 비서실장이 여러 유형의 비리를 저질렀다는 범죄첩보가 하달됐다”며 당시 수사상황을 부연했다.

    황 청장은 “이걸 덮는 것이 정당한 업무냐. 이거야말로 정치적인 수사고 직무유기가 아니냐. 선거출마가 예상되는 인물과 관계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황 청장은 “경찰과 검찰 양쪽의 읜견서를 모두 공개하고 공정한 재수사고 이뤄져야 한다.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건지, 검찰이 불순한 의도로 무리한 불기소결정을 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찰은 작년 7월 송인택 울산지검장이 부임한 이후 노골적인 수사방해로 이른 바 ‘김기현 전 시장 측근비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울산경찰은 ‘고래 고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검을 거듭 제안한다”며 특검이 어렵다면 공정성이 담보된 제3의 조사 기구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황 청장은 지난달 18일 내년 대전 중구지역에서 총선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