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질소 혼합 작업 중 불길…직원 4000명 긴급 대피1일에도 동일 공정서 화재·불소 누출노동계 "더 큰 재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
  • ▲ SK하이닉스 청주공장.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청주공장.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에서 같은 가스 공정 중 화재가 또 발생했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사고다.

    12일 소방당국과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쯤 청주 4캠퍼스 M15X 공장 2층 가스룸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발생 10여 분 만에 자체 진화됐다.

    불은 작업자 6명이 가스룸 내 캐비닛에서 불소와 질소를 혼합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화재 직후 가스 누출 상황에 대비해 캠퍼스 내 직원 약 400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어지러움 등 이상 증상을 호소한 직원들을 사내 부설 병원으로 이송해 상태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가스룸 작업자 1명이 발목에 1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측정 결과 실제 가스 누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같은 공정에서 유사한 사고가 최근에도 발생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1일에도 청주 4캠퍼스 M15X 공장과 M15 공장을 연결하는 6층 가스룸에서 불소·질소 혼합 작업 도중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미량의 불소(5ppm)가 누출돼 직원 11명이 사내 병원으로 이송됐고, 3600여 명이 한때 대피했다. 불소는 인체에 독성을 가진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사고가 잇따르자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부터 일주일간 '전사 안전 체계 대정비 주간'을 운영하며 안전 점검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같은 공정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장 불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지역 노동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반복되는 화재와 가스 누출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더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라며 고용노동부의 종합적인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촉구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같은 공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정확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현재 생산설비 가동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