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인력 부족, 수도권 규제 완화 등 걸림돌 ‘산적’
  • ▲ 충북도청.ⓒ뉴데일리 충청본부 D/B
    ▲ 충북도청.ⓒ뉴데일리 충청본부 D/B

    충북도가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었지만 쉽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외부에선 충북도가 반도체를 지역 전략 산업으로 정해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반도체 산업이 속도를 요한다는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뒤를 쫓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충북도는 24일 소회의실에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지역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북 반도체 수출 진흥을 위한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충북도가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 등에 관심을 두는 것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가 비메모리이고, 앞으로 이 분야의 수요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 때문이다.

    특히, 충북도 수출액의 45.7%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은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어서 앞으로 비메모리 분야를 육성할 경우 충북의 전국대비 4% 경제 규모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는 충북도내에 120여개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입주해 있어 이를 클러스터화 할 경우 동반 성장의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참석 업체들의 올 해 수출 전망과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향후 계획과 과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SK하이닉스 최상문 수석은 “올해 상반기에는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를 기술개발과 원가 절감 등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하반기에는 경기 흐름이 반전해 성장세가 다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해치텍’ 이동수 상무는 “충북도가 추진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여기에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디자인 하우스’개념의 업체들이 상주할 수 있는 시설과 이들 업체들을 지원할 ‘펩’(연구와 생산), 반도체 생산 과정의 일부분인 후공정을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네패스’ 김남철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비메모리 설계 업체 가운데 작은 곳은 설계 인력이 6~7명에서 더 많은 곳이 있지만 이들이 설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많은 업체들이 충북을 찾아올 것”이라며 “설계인력 뿐만 아니라 반도체 관련 고급 인력들이 충북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로 수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심텍 R&D센터 그룹장인 차상석 상무는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와 달리 소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 줄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며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대량 생산 성격과는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주로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이에 대한 지자체 지원 방식에서의 변화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충북도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정해 업체 지원을 해 왔지만 이들 업체들이 요구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면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도별 지역 주력산업으로 정해 정부의 국비 확보에 주력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인 SK하이닉스 투자유치 성과에만 도취해 또 다른 축인 비메모리 분야 발전을 위한 대책은 뒤처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뒤늦게 뛰어든 충남이나 용인과 차별화된 한 방이 없고 지난 해 말부터 반도체 산업이 위축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충북도가 뒤늦게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을 불러모아 놓고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앞서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비례)은 지난 18일 오전 8시 30분 진행된 KBS ‘이해수의 시사투데이’에서 “충북도가 올해 주요 현안으로 내건 사업 10개 가운데 6개가 사회 간접자본(SOC)과 관련돼 있다”며 “경제 활력을 도모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