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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역 신설 발언으로 충북도와 공주시의 공분을 샀던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지역 전략산업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 가세를 밝혀 정부가 추진하는 ‘시도별 전략산업’ 육성 계획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가 초대형 장치산업으로 정부가 시도별로 역점산업을 지정하고 효율화를 기하기 위해 충북의 전략 산업으로 반도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에서 충남도의 유치전 가세는 국력 낭비와 국제 경쟁력 약화, 충청권 상생 협력 배치 비판이 일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달 18일 발표한 반도체클러스터 가운데 ‘SK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접근성 △인력확보 및 공업용수 공급 용이 △저렴한 부지 △관련 기업체 천안 북부 위치 등을 들었다.
관련 기업체로는 일본의 칸토데까, 아드반테스트, 페로텍, 스테코, 미국의 메티슨가스, 다우듀폰이 입지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충북 입장에서는 너무 즉흥적인 판단아니냐는 분석이다.
23일 산자부에 따르면 시도별 주력산업으로 충남도는 △바이오 식품 △친환경 자동차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선정해 놓고 있다.
이외에도 인근 강원도는 △웰니스 식품 △세라믹 복합 신소재 △레저휴양 지식 서비스를, 대전시는 △바이오 기능성 소재 △로봇 지능화 △무선통신 융합 산업을, 세종시는 △첨단수송 기기 부품을 주력산업으로 정해 놓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에 뛰어든 경북은 △바이오 뷰티 △기능성 섬유 △지능형 디지털 기기△하이테크 성형기공을 전략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부가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되는 주력 산업을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중복 투자를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만든 계획이다.
즉흥적으로 이 질서를 무너뜨리게 된다면 국가 산업 육성 계획이 전체적으로 혼선 빚게 될 수 있고, 경쟁 과열, 비효율화의 부작용을 낳게 된다.
이와 관련, 충북도는 ‘국가혁신융복합단지 반도체 타운’ 조성 계획을 통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행해 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음성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융복합 클러스터’는 1133만 2000㎡(343만3000평) 규모로, 반도체 앵커기업(선도기업) 및 1·2차 벤더기업을 유치해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청주산업단지에 SK하이닉스 공장이 가동중이고, 현재 건물이 완공돼 기계·장치 구축에 들어간 M15공장이 2021년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매그나칩 반도체, 네패스, DB하이텍 등의 반도체 기업들이 입지해 충북은 반도체 산업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특히, 중부고속도로를 축으로 하는 반도체 벨트가 형성돼 경기도 이천, 경부축의 평택과 함께 청주가 국가 반도체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당연히 충북에 와야할 반도체 클러스트에 재를 뿌리는 격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충청권 상생발전 차원에서도 반도체산업 클러스터를 놓고 경쟁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천안과 아산이 삼성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트화 돼있고, 친환경 자동차 부품 산업 단지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소자를 충북의 반도체 클러스터와 상생할 산업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경기도 이천과 용인시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고, 경북 구미시도 여기에 합세해 충북으로서는 5파전에 놓이게 된 셈이다.
많은 준비없이 뛰어든 지자체들로 인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와 국가 경쟁력 약화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