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관광철 전체사고 21%집중…‘과속·끼어들기’ 등 무리한 운행 자제해야
  • ▲ 지난 6일 경부고속도로 회덕 분기점에서 관광버스가 넘어져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했다.ⓒ충남지방경찰청
    ▲ 지난 6일 경부고속도로 회덕 분기점에서 관광버스가 넘어져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했다.ⓒ충남지방경찰청

    지난달 울산에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로 10명 사망 등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 이어 6일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분기점 인근에서 또 관광버스가 갓길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3일 관광버스 참사 이후 불과 20여일만에 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 참극이 또 벌어진 것이다.

    앞서 피서철이던 지난 7월도 영동고속도로 강원 봉평터널에서 졸음운전을 한 관광버스의 5중 추돌 사고로 인해 42명의 사상자를 낸 기억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관광버스 사고는 대부분 차량의 결함보다는 끼어들기 등 무리한 운행이나 졸음운전, 안전부주의가 사고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4명이 숨지고 22명이 중경상을 입고 5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지며 최근 연이은 관광버스 사고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관광버스에는 수원의 한 산악회 소속 회원들이 탑승해 단풍놀이를 겸한 등산을 위해 전북 완주군 대둔산을 향하는 길이었다.

    대전 관광버스 사고 블랙박스에는 고속도로 3차로를 달리던 관광버스 앞으로 오른쪽에서 갑자기 흰색 승용차가 끼어드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휘청하면서 관광버스가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을 잇따라 들이받고 넘어졌다.
     
    이날 사고 버스는 운전사를 포함한 46인승이지만 실제로 정원을 3명 초과한 49명이 탑승했다.

    특히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당초 버스에 48명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오후에는 승객 수를 46명으로 수정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는 다시 버스에 49명이 타고 있었다고 정정하며 하룻동안 관광버스 승객 수를 두차례씩이나 번복하는 등 탑승객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등산을 가는 사람들은 매번 바뀌기 때문에 승객들끼리도 서로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전체 탑승객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원초과를 비롯해 사고 원인을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경위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버스 기사를 상대로 과속 여부 등을 조사하고 버스 앞에 끼어든 승용차를 추적해 과실이 확인되면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지난달  울산에서의 관광버스 사고 원인이 운전기사의 과속과 무리한 끼어들기로 결론이 난 것처럼 이 번 사고도 무리한 끼어들기가 원인이었다.

    버스 운전사 이모 씨(55)는 “승용차가 갑자기 끼어들어 피하려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고 버스 블랙박스 확인 결과에서도 사고 직전 흰색 승용차가 버스 앞에 끼어든 것으로 나타나 경찰이 이 승용차를 추적하고 있다.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거나 순간 차선 변경 등이 사고유발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한해 1200건이 넘는 버스사고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중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전세버스의 사고는 2013년 이후 무려 60%이상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통계조사돼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등 대형버스 교통사고는 2282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가을 단풍관광철인 10~11월에 전체 사고의 20.9%가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평소보다 많은 수요를 감당하다 보니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운전자의 휴식의무화, 탈출용 망치 비치, 속도제한장치 강화 등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관광버스 사고가 터지면 그때마다 대책이나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하나 필요한 안전대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구호에만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이번 대전 관광버스 전복과 같은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져 안전규정 등을 철저히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 번 사고를 통해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케한 것은 사실이었다.

    실제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했다는 승객 18명은 간단한 타박상만 입어 곧 바로 귀가할 수 있었다.

    안전벨트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사고였다는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일각에서는 숨진 승객들이 버스 통로에 있다가 화를 당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게 숨김없는 사실이다.

    정부의 대책도 중요하겠지만 탑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 등 안전의식 결여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