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등 심리·소통 전문 특수 수사능력 확대 필요성 제기 돼
  • ▲ ⓒ청주 청원경찰서
    ▲ ⓒ청주 청원경찰서

    ‘만득이’로 알려진 고모씨(47)의 19년 강제 노역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적장애 2급인 고씨의 심리적 불안상태와 일상 대화의 어려움 등으로 피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장애인 등에 대한 수사능력 확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증평에서 발생한 80대 노모 살인사건 당시 피의자인 신모씨(58)가 청각장애 2급이어서 일반적인 소통이 안 돼 수사과정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당시 6년전 비슷한 수법의 미제사건에서 DNA 일치까지 확인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기도 했다.

    청주시 청원경찰서는 18일 “고씨가 어머니 등 가족과 만난 후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조만간 피해자 조사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득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피해자 고씨의 진술 확보를 위해 경찰은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지만 지적장애인인 고씨의 답변은 피해사실을 확인하기에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냐 하고 물으면 ‘응’, 박씨냐 하고 물어도 ‘응’ 이라고 대답한다”며 “심리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 후 다시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은 고씨를 강제 노역시킨 농장주 김모씨(68)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강제 노역과 가혹행위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고씨가 일한 축사 주변의 CCTV 4대의 저장장치를 확보해 분석했으나 폭행 등의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주 김씨는 경찰에서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킨 것은 맞지만 강제로 시키거나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진술은 고씨가 심리 불안 상태에서도 “주인에게 맞았다”를 일관되게 진술했으며 축사로 돌아가기 싫어한 점과는 주장이 상반된다.

    이외에도 경찰은 고씨가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가 실종된 뒤 김씨 농장에 오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유괴된 것은 아닌지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고씨는 지난 14일 청주시 오창읍의 한 공장 건물에 들어가려다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발견돼 지구대로 인계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1997년부터 청주시 오창읍 김씨의 축사에서 임금도 받지 못하고 강제 노역과 학대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가족과 상봉해 극심했던 긴장감이 조금씩 해소되며 안정감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