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의료관광객 ‘지역유치’ 함께 힘모을 때”“생로병사 달린 의료혜택 만큼은 차별없어져야”
  • ▲ 박중겸 하나병원장.ⓒ하나병원 대외협력실
    ▲ 박중겸 하나병원장.ⓒ하나병원 대외협력실

    자본주의 국가에서 흔히 벌어지는 ‘무한경쟁’에 의료계라 해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특히 청주에는 4~5개 매머드급 대형병원들이 ‘출혈경쟁’을 일삼아 환자수는 어느 정도 한정돼 있는 상태에서 가히 심각한 상태가 아닐 수 없다.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타지에서 와 ‘낯선 청주땅에 둥지를 튼지 어느덧 20여년이란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회고하는 박중겸 하나병원장은 다르다. 그는 의료인으로서 나름대로 철저한 원칙을 갖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인물로 지역사회에 알려져 있다.  

    머리가 하얗게 물들며 지울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다지만 알 수 없이 살포시 다가오는 그의 풍미나 진솔하게 느껴지는 그가 가진 패러다임은 분명 뭔가 달라도 다르게 느껴졌다.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와 역할을 충실히 해왔고, 청주 의료계를 그 어느 지역 부럽잖게 엄청나게 키워놓은 그 중심에 숨은 박원장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역 의료계에서 그는 투철한 ‘의료철학’을 지켜나가고 있는 의료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박원장은 1995년 청주시 가경동에 하나병원을 설립하고 20년을 이끌어오면서 현재 400여 병상과 5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2010년에는 200억원을 과감히 투자해 신축건물과 첨단장비를 도입해 토털케어시스템을 갖춘 명실상부한 서부지역의 메가톤급 종합병원으로 성장시킨 장본이기도 하다.

    인터뷰 당시 기자는 해당병원 대외협력관계자의 안내로 박원장실을 방문했으나 평일인 관계로 그는 신경외과 외래환자들의 진료로 좀처럼 시간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잠시 ‘티타임’을 부탁하고 그를 만나 담소를 나누며 그의 용태를 살펴봤다. 그는 자상하고 중후한 면모에 순박해 보이는 한편으로 무언가 강하게 도사리는 의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슬그머니 의료인이 되고자 했던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조심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박원장에게 물어봤다. 그는 전남 함평의 한 시골에서 나고 자라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봤던 ‘로망’을 키워왔다고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일 한번 해보겠다는 아주 순수한 소망이 그것이다.

    박원장은 어려운 사람들이 의료혜택에서 소외받는 환경을 직시하고 죽고 사는, ‘생로병사’가 달린 의료만큼은 빈부의 격차가 절대 있어선 안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그래서 의과대에 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원장은 “가진자든, 못가진자든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의료만큼은 평등하게 누리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아가는데 앞장서겠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보건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된 주변이웃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산파역할에 선봉장에 서고 있는 듯 보였다.

    그는 “고령화로 인한 노인인구가 늘면서 노인환자수도 자연히 많아져 ‘뇌·심장·척추·관절’ 등에 취약한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전문센터도 현재 마련해놨다”고 자랑한다.

    그는 하나병원이 건강검진이나 심장·척추도 질적인 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면서, 특히 ‘뇌수술’분야에서 만큼은 아직까지 본인이 최고 많은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했다고 더더욱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원장은 그러면서 얼마전 서울삼성병원에서 ‘뇌종양‧뇌기형’ 등의 분야에서 손꼽히는 우수한 인재를 영입했는데, 아마도 충남‧북에선 최고라고 자신한다고 그를 평가했다.

    그는 “2~3년내 의료기술은 물론 최첨단 장비를 갖춘 하나병원으로 받돋움해 중부권 최고의 종합병원으로 우뚝설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근래 청주시내 종합병원들의 ‘무한경쟁’으로 인한 적자경영이 심각한 현실에서 ‘출혈’을 타개할 해결책은 없는지 언두를 띄워봤다. 그  역시 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의료인으로서 창피함을 감추지 않았다.

    “양심가진 의료인이라면 감히 하면 안될 A모 병원의 의료덤핑이며, 심지어 추잡스런 술수까지 동원하는 등 같은 의료인으로서 부끄럽다”고 말하는 그는 그러나 자신만은 적자경영을 감수하더라도 그에 대응하지 않고 원칙에 충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원장은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에 있어 ‘의료수가’의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 전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더없이 좋은 제도지만 평등하게 수혜받지 못하고, 저소득‧빈곤층은 그나마 차별받고 있지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는 제약회사와 병원과의 관계에도 개선점을 제시한다. 제약회사의 생태‧구조적으로 볼 때 약을 홍보하고 판매를 하려면 ‘로비’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한다.

    과거 국가의 보조로 제약회사에서 20~30%씩 약값을 병원에 할인해 공급해줬을 때는 그것을 축으로 그나마 병원운영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약사와 의료계와의 유착관계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되면서 현재 국가에서 로비를 금지시킨 상태다.

    지금은 의료수가가 터무니 없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알고 있는 사실이고, 오래전  모 정부시절에 그 혜택을 고스란히 제약회사에 넘겨준 사실에 박원장은 주목한다.

    딱히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라고 탄식하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단다. 중앙 부처든, 해당분과 선량이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이 있는 그 누군가가 나서주길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 엿보였다.

    박원장이 말하는 작금의 현실은 이렇다. 커피는 500원의 원가에 사다가 5000원에 팔면서 왜, 약은 100원에 가져다가 100원에 팔아야 하는지 말이나 되느냐고 개탄하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는 강한 어조로 목청을 돋웠다.

    “제약회사가 병원을 상대로 한 로비를 음성적으로 하게하지 말고, 로비가 아닌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공식 인정하고, 대신에 국가에서 관리를 철저히 해서 그것을 세금으로 걷어들인다면 국가 의료재정은 물론 병원도 살고 제약회사도 사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이다.

    적자경영을 만회할 특단의 조치가 있다면 무엇이겠냐고 묻자 박원장은 서슴없이 외국인관광객 지역유치, 특히 요즘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국인 의료관광을 우선으로 손꼽았다.

    청주에는 국제공항이 소재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지역에 입국한 외국인관광객들의 외지유출에 대한 아쉬움과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많은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다시 서울로 올라가 1000만~1500만원씩을 들여가며 최근 한국에서 인기절정인 성형수술 등을 하고 있는 현실을 소개하면서 해당관청의 영업력 부재를 꼬집었다.

    박원장은 인센티브 등도 내세울 수 있고 의료기술력은 물론 의료수가 면에서도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정작 그들을 지역에 유치하지 못하는 관계당국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그간 충북도에서 도와주려고 우즈벡‧베트남‧탕쩌우 등 여러 곳을 함께 추진해 봤지만 하나도 이루어진 게 없다”고 밝히는 박원장은 “적극 나서서 힘을 보태지 않고 흉내만 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성토했다.

    그는 특히 “한류 ‘아이돌 열풍’ 등과 맞물려 현재 화장품 시장도 외국인관광객에 큰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것과 관련, 충북도가 시행하고 있는 ‘세계뷰티박람회’ 등과 연계해 샘플이라도 던져주고 도내 유수 도자기 업체 등에서도 찬조를 좀 부탁해 그들에게 호기심 등을 유발시킨다면 먼 안목으로 볼때 어마어마한 홍보효과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한다.

    그는 청주공항으로의 출구를 호기삼아 충북도가 자신있게 내놓는 대표 관광상품 등의 홍보로 해외관광객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잡아둘 특단의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을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한편으로 그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지역병원 유치로 얼마든지 여행사와 병원이 함께 ‘win-win’하며 공생할 방법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외국인 관광객 지역유치에 있어 해당 여행사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서울에서 받는 비용의 5분지1 정도의 의료수가만 받아도 ‘소개한 여행사 좀 떼어주고 병원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논조다.

    얼마전 몽골 ‘홉스쿨 아이마크’ 국립병원과 의료업무 협약을 가졌다는 소식도 접했고, 그가 해외 의료봉사에도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열심히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사실도 여러 경로를 통해 알게 됐다. 살며시 박원장에게 물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겸손해했지만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몽골 등 주변 의료취약 국가들에 꾸준히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었던게 사실이었다.

    그가 국경을 초월한 해외 의료봉사로 각국에서 받은 수많은 표창장과 감사패가 그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박원장이야말로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의 국위선양에 앞장서고 있는 이 시대 진정한 선구자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