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성과 축적 기반 ‘단계적 통합’ 전략 공개기업맞춤·계약학과·공유대학… 인재–산업 연결 모델 가시화“속도보다 완성도”… 지속 가능한 초광역 거버넌스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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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존립을 위협하는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충청권이 지역 단위를 넘어선 초광역 협력 실험에 본격 착수했다.지역 RISE 사업의 현장 성과를 토대로 한 ‘단계적 통합’ 전략이 공개되면서, 중부권을 하나의 혁신 생태계로 묶기 위한 논의가 실행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충북도의회와 충청권 RISE센터는 11일 충북도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함께 여는 상생의 길 중부권 RISE 초광역 협력 포럼’을 열고, 대학·지자체·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초광역 RISE 협력 모델의 방향과 조건을 점검했다.포럼에는 교육부를 비롯해 충북·충남·대전·세종 광역자치단체와 대학, RISE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역 RISE 성과, 초광역 협력의 토대 되다포럼 1부 주제발표는 “초광역은 갑자기 만들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각 권역 대표 대학들은 RISE 사업을 통해 축적한 성과를 공유하며, 지역 단위 실험이 초광역 확장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충북대학교는 이차전지·바이오·반도체 등 지역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참여형 교육과정과 현장실습, 취업 연계를 결합한 ‘지역정주형 인재양성 모델’을 제시했다. 산업 수요 분석을 교육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아, 대학 교육을 지역 산업 구조와 직접 연결한 사례다.충남대학교는 대전·세종·충남이 함께 운영해 온 DSC 공유대학 성과를 통해, 권역 단위 교육·연구 협력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학과·대학 경계를 허문 공동교육 체계는 학생 선택권 확대와 대학 간 격차 완화라는 구조적 효과를 동시에 만들어냈다는 평가다.국립공주대학교는 지역취업 보장형 계약학과 사례를 통해, 교육–채용을 하나의 경로로 묶는 인재양성 모델의 실효성을 제시했다. 자동차·미래모빌리티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이 교육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는, 지역 인재 유출을 막는 현실적 해법으로 주목받았다.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전문대학의 역할을 평생직업교육과 지역생활 기반 인력 공급으로 재정의했다. 보건·복지·돌봄 분야를 중심으로 한 현장 밀착형 교육은 초광역 협력에서도 필요한 ‘생활 인프라형 인재’ 모델로 제시됐다.◇ “성과 없이 확장 없다”… 초광역 협력의 전제 조건2부 토론에서는 초광역 RISE를 둘러싼 기대와 동시에, 속도 조절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충북RISE센터는 성과관리 체계와 인재–산업–정주를 연결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초광역 확장이 가능한 실증 모델을 이미 갖췄다고 평가했다. 교육부 평가 최우수 성과와 외국인 유학생 정주 모델은 현장 기반 확대의 근거로 제시됐다.충남RISE센터는 “초광역 협력은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라며, ‘선 지역 모델–후 초광역 통합’이라는 단계적 접근 원칙을 분명히 했다. 검증되지 않은 일괄 통합은 행정 부담과 협력 피로도만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랐다.RISE센터의 역할 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단순한 사업비 교부 기관이 아니라, 공동교육·공동 연구·글로컬 과제를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주체로서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초광역은 선택 아닌 필수”… 충청권 역할 분담 구상대전과 세종은 초광역 협력의 ‘실행 축’을 자임했다.대전은 과학기술·R&D 역량을 바탕으로 중부권 혁신의 연결 허브를, 세종은 행정과 공동캠퍼스 기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구상이 제시됐다.특히 세종 공동캠퍼스는 단순한 공간 공유를 넘어, 공동교육·공동연구·산학협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실행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초광역 RISE를 현실로 만드는 물리적 거점이라는 평가다.충청광역연합을 중심으로 한 권역 단위 거버넌스를 공식 의제로 설정하고, 지역별 역할을 구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졸속 아닌 지속 가능한 협력으로”포럼 참석자들은 초광역 RISE가 단순한 사업 묶기가 아니라, 권역 공동의 전략과 책임 분담을 요구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실험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 교육·산업·정주를 함께 설계하지 않는 한 지역대학의 미래는 없다는 인식도 공유됐다.중부권이 초광역 RISE 협력을 통해 ‘단일 혁신 생태계’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이제 관건은 실행과 지속성이라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