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군 잇단 부상…‘강훈식 비서실장’ 출마 여부 최대 변수양승조‧문진석‧복기왕‧박수현‧박정현 등 민주당 출마 ‘러시’국정감사 2차전·중앙정치 격돌…‘정국 구도 따라 승부 갈릴 듯’
  • ▲ 김태흠 충남도지사.ⓒ충남도
    ▲ 김태흠 충남도지사.ⓒ충남도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지사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한 결과, 현직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재선 도전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선봉으로 양승조·문진석·복기왕·박수현·박정현 등 중량급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후보군 정비에 나섰다.

    특히 오는 27일 예정된 충남도 국정감사를 계기로 여야의 공방전이 중앙정치 무대와 맞물리면서, 충남 선거판은 사실상 ‘전초전(前哨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1년차 성적표’를 놓고 유권자가 매기는 중간 평가전의 성격이 짙다. 여당은 ‘정권 안정론’을, 야당은 ‘견제론’을 내세워 전국 단위 총력전에 돌입했으며, 국정 추진력과 민생 체감도 사이에서 국민의 선택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김태흠 지사 ‘재선 굳히기’ 시동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62)는 재선 출마 의지를 이미 굳힌 상태다. 김 지사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 시절 국무총리실 정책담당관·공보과장, 이한동 총리 시절 총리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이완구 지사 재임 때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이후 19‧20‧21대 국회의원으로 탄탄한 정치 기반을 다진 그는 지난 3년간 도정 운영에서 1호 공약인 환황해 혁심의 중심 베이밸리 메가시티, 투자유치와 기업 지원 성과를 부각하는 한편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강조하며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보령‧서천‧청양 지역에 뿌리를 둔 전통적 지지층과 도 전역으로 넓힌 조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 민주당, ‘강훈식’ 등 중량급 카드 다수

    민주당은 중앙당과 지역 정치 양축에서 동시에 인물군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51)이다. 

    아산에서 3선을 지낸 강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정권 핵심 라인에서 국정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정국이 안정되고 검찰개혁 등 주요 과제가 궤도에 오르면 강 실장의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66)는 천안 출신으로 17~20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중진이다. 그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재선에 도전했지만, 김태흠 도지사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어 문진석 의원(63, 천안갑)은 양승조 전 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경험을 발판으로 정치권에 진입한 뒤 천안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입지를 굳혔다. 전남 장흥 출신임에도 천안에서 기업 창업과 성공 스토리를 만들며 지역 정서를 파고든 점이 강점이다. 

    아산 출신 복기왕 의원(57, 아산갑)은 아산시장 재선과 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을 맡아 조직력을 넓히고 있다. 

    박수현 의원(61, 공주‧부여)과 박정현 부여군수(61)도 거론되지만, 지역구 관리와 현실적 제약으로 본선 합류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 ▲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더불어민주당
    ▲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더불어민주당
    ◇ 2차전 예고…국정감사서 불붙는 ‘여야 대결’

    정치전의 2라운드는 오는 27일 예정된 충남도 국정감사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충남도정 전반을 겨냥해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며 김태흠 지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도청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사실상 총력전에 들어갔다”는 말이 돌 정도다. 국민의힘은 “정치 공세”라며 방어막을 치고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이번 국감은 단순한 도정 점검을 넘어 중앙정치 현안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여권 내부에서는 김현지 대통령 제1부속실장 국감 출석 여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긴급체포 논란 등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여당이 내놓은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 역시 민주당이 공세를 강화할 수 있는 지점으로 평가된다.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충남지사 선거는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의 맞대결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정국 격랑 속 여야 ‘전략 싸움 치열’

    내년 충남지사 선거는 중앙정치 지형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는 민주당이 유리한 흐름을 타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외 통상(관세)·안보 문제, 대북(對北)‧대중(對中) 외교 등 현안을 풀지 못하거나 사법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 경우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여당이 안정적 국정 운영 이미지를 유지하고 정책 성과를 강조한다면 민주당 후보들의 상승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 ▲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총무.ⓒ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총무.ⓒ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 이미 시작된 ‘전초전’…내년 본게임 향해

    김태흠 지사는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폐막식 참석과 프랑스 외자 유치 출장으로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했으나 민주당은 “(수해 상황에서) 도정 책임 방기”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김 지사는 “도민의 아픔을 정치 쟁점화하는 불순한 의도”라며 정면 대응했고, 황명선 의원을 향해 “정치 초년생으로서 못된 것부터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긴장감을 높였다.

    정가에서는 이번 충남지사 선거가 김태흠 지사의 ‘재선 굳히기’와 민주당의 ‘정권 안정론’이 정면충돌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27일 국정감사에서 벌어질 2차전이 향후 판세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며, 충남지사 선거가 충청권을 넘어 전국 지방 권력 재편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