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물… ‘줄어드는 결혼 수요’예식장에서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공간 활용하객 감소에 ‘온라인 축의금’ 대체… ‘달라지는 결혼 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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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의 A 예식장 내부 모습.ⓒ뉴데일리 D/B
국내 예식업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인구 감소, 결혼 기피 현상, 늦어지는 혼인 연령과 더불어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까지 겹치며 예식업계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한 예식장 대표는 “답답하다. 시설 투자조차 망설여지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2일 충북 청주 예식업계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용도 변경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예식업계 관계자는 “결혼 수요는 지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고령화 사회가 심화하면서 장례식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코로나 19 범유행 기간 미뤄졌던 결혼식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예식업계 관계자는 “현재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 중에는 이미 자녀를 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밀린 수요도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예식장 건립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한 예식장 대표는 “평당 건축비만 약 1200만 원이 들어 예식홀 하나를 짓는 데만 최소 120억~150억 원이 필요하다”며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으로 인해 신규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그는 “2025년부터 결혼 건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 이후에는 더욱 심각한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결혼식 문화 자체가 변화하면서 기존 예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카페나 야외에서 간소하게 진행하는 스몰 웨딩이 유행하면서 기존 예식장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날씨 변화가 심한 만큼, 야외 결혼식이 늘어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청주 지역 또한 예식업계의 침체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 명성을 떨쳤던 예식장들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청주 최대 규모의 예식장도 지난해 업주가 바뀌었으며, 이는 예식장의 가치가 정점에 달했을 때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청주의 한 예식장 대표는 “결혼식 문화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기는 어렵다”며 “결국 서비스 품질을 높여 객단가를 올리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결혼식 참석 문화도 급격하게 변화했다. 예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하객들이 직접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식사까지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코로나 19 이후 계좌 이체를 통한 축의금 전달이 보편화하면서 하객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예식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현재 결혼식 한 팀당 평균 하객 수는 약 200명으로, 과거 290~300명 수준에서 크게 감소했다.이에 대해 고객들은 “소규모 결혼식이 증가하고, 가족과 친지 중심으로 초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또, 해외 결혼식이나 셀프 웨딩 촬영을 선택하는 신혼부부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결혼식 문화가 급변하는 가운데, 예식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