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냄새 뒤덮고 산림 태우는 등 산불현장 ‘처참’주택·컨테이너·축사 등 전소…크고 작은 주민 피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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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발생한 충남 홍성 산불 현장.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 올라왔고, 매캐한 냄새와 함께 시커멓게 검은 재만 남은 채 처참한 모습이었다. 산불 현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홍성군 서부면 송촌리 마을주민들은 초속 11m에 이르는 강풍과 함께 덮친 화마를 피하려고 이틀째 주택과 축사 등에 물을 뿌리는 등 화재 진압에 사투를 벌였다.서부면 송촌리 김용산 씨(75)는 “지난 2일 오후 1시 30분쯤 산불이 우리 집까지 덮쳤다. 창고와 소먹이 짚이 탔다. 다행히 경운기를 이용해 지하수의 물을 뿌리는 바람에 주택은 가까스로 화마를 피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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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농가 창고는 완전히 소실됐고 닭장이 불타면서 여러 마리의 닭이 죽었다”고 덧붙였다.이웃의 한 주민은 컨테이너가 산불에 의해 완전히 소실됐고, 산과 인접한 축사는 119소방대원과 공무원들이 물을 뿌리는 등 긴급 대처하는 바람에 화마가 빗겨가면서 다행히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날 산불로 축사에서 사육하고 있는 소 3마리가 화상을 입었다.농장주 전 모 씨는 “2일 낮 1시가 넘어서 산불이 발생하자 경찰과 119 소방대원이 빨리 대피하라고 해서 몸만 겨우 빠져나왔는데, 다행히 축사는 불이 붙지 않아 자식 같은 소 12마리는 화마를 피했다. 안타깝게도 축사에 있던 소 3마리는 화상을 입었고, 주택 1층 창고는 불이 붙어 못쓰게 됐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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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는 “산불로 인해 농장에서 사용하는 경운기 등 농기계가 완전히 불에 탔고, 비닐하우스와 소먹이용 볏짚이 불에 타는 등의 큰 피해를 보았다”고 말했다.또, 마을 인근 산자락에 위치한 묫자리는 화재로 인해 완전히 그을려 잔디를 새로 심어야 하는 등 서부면 일대는 화마가 할퀴고 간 크고 작은 산불 피해 흔적이 광활하게 널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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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일 오전 11시쯤 충남 홍성군 서부면 중리 538번지 일원에서 시작된 산불은 3일 아침 날이 밝자마자 헬기 18대를 투입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73%의 산불 진화율을 보인다.홍성 산불은 산불 영향구역 984㏊, 잔여화선 5.3㎞, 민가 등 67동(주택 32, 창고 등 29동, 양곡사당 1개 등)이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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