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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수의 山이야기] 男根石의 ‘유명세’…청풍호반에 우뚝 솟은 ‘東山’

[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동산(東山) 편

입력 2022-11-22 22:07 | 수정 2022-11-24 16:13

▲ 굵기가 성인 세 아름 정도이고, 높이는 약 4m 정도인 남근입석.ⓒ진경수 山애호가

2022년 11월 20일, 남근석(男根石)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충북 제천 금성면 성내리에 위치한 동산(東山, 해발 896m)을 찾는다. 동산은 북으로 작성산(해발 848m)에서 산줄기를 이어받고, 남으로 뻗은 산줄기는 금수산(해발 1015.8m)을 빚는다.

오전 9시 5분경 ‘작성산·동산 등산로 안내도’와 ‘무암사(霧巖寺) 표지석’ 앞에 도착한다. 구름이 시샘을 하는지 아직 햇살을 감춰버렸다. 등산로 초입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바삭바삭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산을 오른다.

▲ 남근입석에서부터 길게 늘어진 암릉 구간. ⓒ진경수 山애호가

고도가 높아질수록 등산로는 점점 가팔라지고 이어 데크 계단을 오르면, 등산로 입구에서 0.5㎞ 지점에 동산의 유명한 남근석이 불끈 서 있다. 필자는 첫 번째로 만나는 ‘서 있는 남근석’을 ‘남근입석(男根立石)’이라 부른다.  

남근입석에서 약 50m에 걸쳐 완만한 암릉 구간이 펼쳐진다. 곧이어 곧추선 암벽을 루프 잡고 오르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아귀에 쥐가 날 정도로 긴장된다. 그 보상으로 남근입석에서부터 늘어진 암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 배바위 암릉이 치맛자락처럼 펼쳐진 그 아래 위치한 무암사.ⓒ진경수 山애호가

또다시 직벽에 가까운 암벽을 지그재그로 설치된 루프에 의지해서 오른다. 이번 암벽을 올라 제천의 이름난 암벽등반지인 배바위 암릉이 치맛자락처럼 펼쳐지고, 그 아래 동산과 작정산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무암사(霧巖寺)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마지막 암벽을 힘차게 오르니 높아진 고도만큼 조망도 탁 트인다. 청풍호반과 어우러진 산줄기들이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푸른 물줄기를 자랑하는 청풍호가 멀리서 산자락 끝을 품고 있다. 주변 소나무 또한 푸르고 푸르며 절경을 이루지만, 미세먼지가 못내 아쉽다.

▲ 산자락을 품고 있는 푸른 물줄기의 청풍호.ⓒ진경수 山애호가

암벽 이후에는 석산(石山)을 올라 동산-성내리 갈림길(해발 720m)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성봉(해발 804m)까지는 약 0.6㎞ 구간이다. 성봉 정상에는 돌탑에 표지석이 앙증맞게 얹혀있다.

두 번째 남근석을 만나기 위해 성봉에서 학현리 방향으로 약 0.7㎞ 정도의 거리를 해발 550m까지 하산한다. 성봉에서 약 0.4㎞ 내려가면 대부분 등산객이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소나무의 여근목(女根木)을 만난다. 

▲ 두 번째 남근석을 만나기 전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소나무의 여근목.ⓒ진경수 山애호가

여근목에서 약 0.3㎞를 더 내려가는데, 일부 구간은 루프가 매달려 있는 가파른 암릉을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좌측으로 암벽스랩과 동산을 조망할 수 있다.

드디어 미인봉을 바라보고 누워 있는 대물 남근석과 조우한다. 필자는 두 번째로 만나는 ‘누워 있는 남근석’을 ‘남근와석(男根臥石)’이라 부른다. 자연의 조화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사람의 키와 비교해 보면 엄청나게 큰 동산의 두 번째 남근와석.ⓒ진경수 山애호가

남근와석에서 다시 성봉으로 되돌아 올라간다. 산악회 등산객들이 줄지어 오르고 필자도 그 뒤를 따른다. 성봉에 도착하니 앞서 출발한 산악회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오찬을 즐기고 있다.

성봉(해발 804m)에서 중봉(해발 892m)까지는 약 0.95㎞이다. 처음 0.2㎞ 정도는 석산이고, 그 이후는 육산(陸山)이다. 성봉을 출발해서 0.1㎞ 지점에 이르면 청풍호반의 풍광을 감상하는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 성봉에서 중봉 방향으로 0.1㎞ 지점의 전망대에서 청풍호반의 풍광을 즐기는 등산객들.ⓒ진경수 山애호가

중봉에서 동산까지는 육산으로 굴참나무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등산로를 걷는다. 중봉을 출발해서 0.45㎞에 이르면 새목재~동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동산까지 0.4㎞ 구간에는 낙엽을 밟는 소리에 무명(無明)에서 벗어나는 무상무념(無想無念)의 시간을 갖는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동산(해발 896m)에 도착한다.

▲ 동산(해발 986m)의 정상석.ⓒ진경수 山애호가

동산에서 새목재(해발 673m)까지는 능선을 따라 약 0.8㎞를 하산한다. 그리고 새목재에서  좌측으로 계곡을 옆에 끼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하산한다. 

새 목재에서 1.8㎞ 하산하면 소뿔 바위를 오르는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작성산 방향으로 거칠고 가파른 0.2㎞를 오르면 소뿔 바위를 만난다. 

소뿔 바위의 모습이 풀을 뜯고 있는 소머리와 양쪽으로 뿔이 솟아 있는 모양이다. 낙조에 비추어진 모습이 더욱 듬직하게 보인다.

▲ 낙조에 비추어진 소뿔바위 모습.ⓒ진경수 山애호가

소뿔바위에서 다시 내려와 수월당(水月堂)과 우부도(牛浮屠)를 지나 계곡을 건너면 무암사 표지석에 도착한다. 

경내로 들어서기 전에 좌측으로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이루는 석굴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인(手印)이 매달려 있다. 번뇌를 당장 멈추고 자신이 부처임을 곧바로 알아차리라는 것일까?

▲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인(手印.ⓒ진경수 山애호가

극락보전(極樂寶殿)에 들어 불보살님을 친견하고 삼배를 올린다. 이층구조 닫집의 주불로 모셔진 아미타불은 목조 제조되었으며,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14호로 지정되었다. 좌우 협시불로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다.

극락보전에서 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그렇게 지는 해를 뒤로하고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언젠가 저 낙조처럼 세상을 밝히고 사라져야 할 텐데 말이다.

▲ 낙조에 비추어진 무암사(霧巖寺) 극락보전(極樂寶殿).ⓒ진경수 山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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