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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서원보건소가 충북도립 청주의료원 직원의 독감백신 무단 반출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물증이 없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원보건소는 지난 17일 청주의료원 일부 직원이 독감 백신을 외부로 반출해 가족과 지인에 접종했다는 민원이 접수된 다음날부터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1차 현장 점검을 실시했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현재는 청주의료원에 독감백신 구입·재고·사용량, 출입자 명부, 예진표, 독감백신 수납대금 자료, 병원 폐쇄회로(CC)TV 등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중이다.
의혹에 따르면 일부 직원이 예방접종 대상자를 대신해 예진표를 작성하고 백신을 외부로 가지고 나가 접종을 했다는 것이다.
독감을 맞으려면 접종대상자가 직접 의료기관을 방문해 예진표를 작성한 뒤 의사 확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허위 작성된 예진표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예진표와 독감 백신 수납대장이 서류상으로 맞춰져 있어 반출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더구나 CCTV 영상으로도 백신 크기가 작아 반출과정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서원보건소는 반출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주의료원 600여명의 직원들과 조사가 들어간 지난 18일 이전 접종자 428명(2일~18일)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만약 자료를 통해서 반출자를 찾지 못한다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서원보건소 관계자는 “대리작성했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예진표 등 서류상으로는 내용이 맞춰져 있는데다 백신의 크기가 작아서 CCTV 영상으로 반출 장면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의혹을 풀기위해서는 반출자를 찾아야 하는데 의혹만 있고 물증이 없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직원 할인제도를 악용해 싼 값으로 백신을 빼돌리고 그 백신을 외부에서 접종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예방접종도 의료행위인 만큼 병원 밖에서 접종했다면 의료법 위반이 된다. 의료법 제33조 제1항에 위반되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규정이 있다.
서원보건소 관계자는 “어느 병원이든 직원할인제도는 있다. 확인 결과 청주의료원은 직원 직계 할인 50%와 협약체결된 협력업체 할인 10%가 적용되고 있었다. 어차피 돈 내고 맞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보다는 사실 접종행위가 의료기관에서 이뤄지지 않고 외부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쟁점이 될 것 같다. 예방접종도 의료행위인 만큼 병원 밖에서 접종했다면 의료법 위반이 된다. 하지만 이 또한 반출자 실체를 찾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백신 무단 반출 의혹이 제기됐지만 증거가 없어 반출자를 특정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조사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중심인 청주의료원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서원보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운영중인 청주의료원의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은 가운데 이번 의혹까지 터지면서 병원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도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 계속 길어지면 청주 시민들도 병원 직원들도 힘들어진다. 최대한 빨리 의혹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