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감싸안은 국내 최대 ‘단풍나무길’… 가을 ‘환상적’ 독립기념관·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 등 아픔의 ‘역사 현장’
  • ▲ 국내 최대 단풍나무길인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여름에 단풍나무 숲이 우거진 파란 단풍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무가 이열 종대로 나란히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국내 최대 단풍나무길인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여름에 단풍나무 숲이 우거진 파란 단풍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무가 이열 종대로 나란히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충남 천안의 단풍나무숲길은 국내 최대 단풍나무길이다. 이 곳에 와 보면 정말 단풍나무가 많다는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가을 단풍나무 잎이 붉게 물든 단풍나무숲길은 이곳에서 와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단풍잎의 붉은 색을 연상하니 별도의 조명을 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사진이 잘 나오는 사진 촬영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단풍나무숲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전에 3‧1절을 하루 앞두고 있어 독립기념관부터 둘러봤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문을 닫았지만, 독립기념관 광장과 단풍나무숲 등은 이용할 수 있었고 관람객들은 듬성듬성 눈에 띄일 정도로 아주 적었다.

    단풍나무숲길은 독립기념관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초기 산불진화를 위한 방화도로로 1992년에 공사를 시작해 5년만인 1997년에 완공됐다. 독립기념관 직원들이 1995년 도로 양쪽 주변 3.2㎞에 1200여 그루의 단풍나무를 심었고 그 후 더 많은 나무를 식재해 전국 최고의 단풍나무 명품길을 조성했다. 이 단풍나무는 10월 중순 겨레의 집 주변에서 단풍나무 숲길까지 붉은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독립기념관 상징탑과 겨레의 집을 사진 촬영한 뒤 본격적으로 단풍나무숲길을 걷기 시작했다. 독립기념관을 먼저 둘러봐서 그런지 걷는 내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엄숙함이 밀려왔다. 단풍나무숲길이 독립기념관을 빙 둘러 에워싸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데다 101주년 3‧1절을 앞두고 있어 더욱 분위기가 숙연해짐이 느껴졌다. 
  • ▲ 가을에 환상적인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천안시
    ▲ 가을에 환상적인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천안시
    단풍나무숲길은 천안 목천 독립기념관 정문 우측 겨레누리관을 지나면 시작되는데, 이 길은 독립기념관을 감싸안을 수 있도록 조성됐다. 걷는 내내 단풍나무의 향연을 누리며 흑성산 자락 아래 독립기념관을 포물선(역 ‘U’자)으로 감싸 안고 걷는다. 

    단풍나무숲길을 가다보면 쉬어갈 수 있는 벤치·정자가 있어 쉬어가도 좋고 “멋진 단풍길에 웬 아스팔트길이야!” 속내는 불만스러웠다. 길은 약간 고갯길이어서 힘들것 같았지만, 막상 쉬엄쉬엄 걷다보니 의외로 힘이 들지 않았다.

    바닥을 보니 단풍나무 씨앗이 끝도 없이 깔려 있는데 걷는 내내 자주 신발에 밟혀 이를 피해 걸었다.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날아갈 텐데…. 작은 씨앗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 있어 씨앗으로서의 가치도, 후손의 번성도 시키지 못한 채 단풍잎과 뒤엉켜 썩어 가고 있었다. 

    단풍나무는 뿌리로부터 1~2m 크기의 밑기둥을 시작해 ‘Y’자의 형태로 하늘로 펼쳐진다. Y자 형태의 가지는 또 다른 Y자 가지로 자라 그 가지에 또 다른 Y자의 형태로 계속 커가고 있다. 산속 깊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나무 기둥은 더욱 굵고 컸다.  

    걷는 내내 시원한 바람과 흑성산 자락에서 시작된 맑은 물소리가 시원하게 귀를 즐겁게 했다. 새소리는 쫑쫑쫑, 병아리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는데,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걷는 이들을 환영했다.  
  • ▲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김정원 기자
    ▲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김정원 기자
    앞서 걸은 사람들은 코스가 짧아서 되돌아 걷는 사람도 많았지만, 굳이 되돌아서 왔던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재미가 없어보였다. 흑성산 자락 아래 포물선 정점에서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중간에 쉼터에서 잠시 쉬어가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숲속의 나무가 에워싸고 있어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건물 청색의 지붕과 흰색 마감 페인트 색만 보인다.

    단풍나무숲길은 독립기념관 우측에서 시작해 3.2㎞를 걷게 되는데, 거리가 짧아 성에 차지 않다면 목천읍~흑성산(519m)~흑성산성 A코스, B코스의 단풍나무숲길에서 흑성산성~교촌리 방향으로 걷는 것도 좋다.

    이어 계속 걷다보니 단풍나무숲길 끝에 일제 잔재인 헐린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 다다른다.

    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영원히 지배하기 위해 설치한 식민통치 핵심기관인 조선총독부 건물 잔해를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1995년 독립기념관으로 옮겨졌다. 

    이 건물은 조선왕조의 기운을 억누를 목적으로 경북궁의 강령전과 교태전 등 4000여 칸을 헐어버리고 그 앞에 조선총독부를 세워 1945년 8월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한국인의 자유를 빼앗고 억압했던 식민통치의 심장부였다.

    조선총독부의 상징이었던 첨탑(높이 8m, 무게 30톤)은 1995년 8월 15일 광복 50주년을 맞아 가장 먼저 해체돼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됐다. 

    이후 독립기념관으로 옮겨와 지하 5m 깊이에 반매장돼 있었으며 전시공원은 해가 지는 서쪽에 조성해 일본 제국주의의 몰락과 식민잔재의 청산을 강조한 침울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에는 첨탑과 첨탑 아래 석조장식물, 정초석, 정면 중앙부 석조장식물, 원기둥 등 전시물을 한 동안 물끄러미 내려다 본뒤 허탈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 ▲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 침략의 상징이었던 조선총독부 첨탑. 일제 제국주의 심장부 조선총독부 건물의 첨탑은 헐린 채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다.ⓒ김정원 기자
    ▲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 침략의 상징이었던 조선총독부 첨탑. 일제 제국주의 심장부 조선총독부 건물의 첨탑은 헐린 채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다.ⓒ김정원 기자
    수양버들 천안삼거리로 유명한 천안에는 호국선열이 많은 충절의 고장이다, 유관순 열사 사적지는 기념관과 생가, 추모관, 봉화대, 초혼묘, 열사의 거리가 있고, 이동녕 선생의 생가가 있으며 옛 삼남대로의 분기점으로 만남과 어울림의 현장으로 선비 박현수와 능수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서려 있다. 

    천안 목천 병천은 순대로 유명하다. 50년 전부터 병천순대가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병천에는 50여 곳의 순대집이 성업 중이다. 중부권 최대 온천관광지로 분수공원과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등이 소재한 최대 휴양관광지이다.  

    단풍나무숲길은 경부고속도로 천안IC‧목천IC 또는 천안에서 국도를 이용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특히 아이들과 함께 독립기념관을 둘러본 뒤 걸으면 뼈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재발견하게 된다.
  • ▲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에 널려 있는 단풍나무 씨앗.ⓒ김정원 기자
    ▲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에 널려 있는 단풍나무 씨앗.ⓒ김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