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돗물 공급과 별개, 유·무형 가치가 무한한 사업’ 추진 의사 분명시의회, 예산 낭비·수돗물값 인상요인 등 타당성 검증 필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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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가 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려던 ‘도심 용수공급(인공물길)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제천시의회 산업건설위는 지난 13일 내년도 본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시가 요청한 ‘도심 내 다목적 용수공급’ 사업비 10억원을 전액 삭감해 예결위로 넘겼다.의회는 심사 과정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사업 계획안과 보고 내용이 일치하지 않고 타당성 검증을 위한 연구용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삭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도심 용수공급 사업’은 시가 사업비 120억원(시비)을 들여 고암정수장에서 제2의림지를 연결하는 물 공급관로(4.5㎞)와 저류조, 가압장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시는 내년 본예산안에 실시설계비 10억원 편성·제출했다.시는 평창강 하천수 1만여t을 활용해 도심수로 조성, 하천유지, 농업용수 등 다목적 용수공급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앞서 지난달 22일 시의회 김병권 의원은 제283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시가 수돗물을 도심 하천에 쏟아붓는 계획과 관련해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시민들의 피 같은 세금 시비 100억원이 넘게 투입되는 사업을 자체 투자심사만을 통해 사업추진을 결정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우를 범하는 꼴’이될 것”이라며 “수돗물을 하천에 쏟아 붓는 계획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도시개발에 따른 수요량 증가와 산업단지 추가 개발로 현재 확보하고 있는 취수물량의 여유분은 전부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취수물량의 여유분 소진 시점이 오면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송수관로, 배수지, 가압장 등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그러면서 “하천수 공급 사업에 지속적인 정수처리 등의 비용과 가압 등 유지관리 비용이 가중돼 원가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등 경영 효율성을 갉아 먹는 사업을 시가 추진하려는 것에 답답함 마저 든다”며 재차 지적했다.시의회가 ‘예산 낭비’, ‘수돗물 인상요인’ 등을 들어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시는 “이 사업으로 얻게 될 유·무형의 가치는 무한하다. 수돗물 공급과는 별개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지난 4일 이상천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업은 도심 내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다목적 용수공급 사업”이라며 “시는 1일 8만5000t의 평창강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고 현재 1일 5만3000t의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어 3만2000t의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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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유분의 물을 지역발전 사업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1만여t을 활용해 도심수로 조성, 하천유지 등 다목적 용수공급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사업추진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김 의원은 “누구나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도심수로를 조성해 새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볼거리·체험거리로 체류형 관광도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답변에 나선 이 시장은 “의림지는 봄철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면 용수 부족으로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며 “의림지 뜰에 농업용수를 원활히 공급하고 의림지 수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 관광객들이 사계절 내내 찾는 의림지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시는 ‘도심 내 다목적 용수공급’ 사업비 10억이 전액 삭감되자 이번주 열리는 예결특위에서 사업비를 살리겠다는 계획이다.제천시의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예비심사를 마친 새해 예산안은 오는 18일 예결위 심사를 거쳐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