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참사 아직 마무리 못해… 안전 ‘최우선’ 헛구호 될 수도
  • ▲ 충주 중원산단 화재피해 현장.ⓒ충북소방본부
    ▲ 충주 중원산단 화재피해 현장.ⓒ충북소방본부

    도민안전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건 충북도가 최근들어 끊이지 않는 화재로 체면을 구길 처지에 놓였다.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비교적 뜸한 시기임에도 대형 화재가 매 주말마다 한 건 꼴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17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 16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모두 1225건에 사망 10명, 재산피해 335억1489만6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 건수로는 음성이 186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주(163건), 청주 청원구(104건), 청주 흥덕구(101건), 진천(97건), 제천(96건), 상당(87건), 괴산(68건), 서원(67건), 옥천(67건) 등의 순이었다.

    사망자는 모두 10명으로, 발생순으로는 청주 상당구(2명), 서원구(2명), 제천시(2명)가 가장 많았고, 흥덕(1), 보은(1), 음성(1), 진천(1명) 등의 순이었다. 충주 중원산단에서 발생한 화재 실종자 1명까지 포함하면 11명에 이른다.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 순위는 충주가 78억2570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주 서원구(73억1618만원), 청주 청원(48억4000만원), 진천(33억8080만2000원), 음성(24억2725만1000원), 제천(14억4537만9000원), 청주 흥덕(14억1226만2000원), 옥천(11억9166만6000원), 괴산(11억6751만1000원), 단양(11억2117만4000원) 등의 순이었다.

    충주 화재 피해 규모가 타 지자체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중원 산단 폭발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매 주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 대형화재 발생 일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청주 상당구 A병원 화재(9월 17일) △흥덕구 화재(9월 16일) △서원구 개신동 아파트화재(9월 13일)  △상당구 용암동 아파트 화재(8월 29일) △충주 중원산단(8월 25일) △서원구 남일면 화재(8월 25일) △흥덕구 서촌동 장갑공장 화재(8월 24일) 등 매주 한 건이다.

    계절적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낮음에도 이처럼 사고가 자주 일어나면서 환절기와 겨울철로 접어들 경우 더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더구나 2017년 12월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로 도민들이 놀란 가슴을 아직 진정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잦은 화재는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유족들이 충북도와 보상금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충북도는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안전 충북도’를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다. 세월호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에서다.

    2020년 정부예산 반영액 5조 9218억 가운데에서도 소방 안전 분야에 1453억 원(2.5%)을 계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또 다른 참사로 이어질 경우 안전 충북도의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잦아지는 화재 예방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