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잠잠해지기만 ‘기대’… 군청 홈피엔 “정 군수 사퇴하라” 비난 글 여전
  • ▲ 광복회 충북도지부 회원들이 28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상혁 보은군수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광복회 충북도지부
    ▲ 광복회 충북도지부 회원들이 28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상혁 보은군수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광복회 충북도지부

    ‘친일’ 발언으로 전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는 정상혁 보은군수로부터 시작된 파장이 지역 농산물 거부 사태로 번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2일 보은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정상혁 보은군수는 떠나라”는 비난의 글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고, “보은 농산물 사지 맙시다”, “보은 농산물을 안 사야 군수 퇴진시킬 수 있다” 등의 비난 글로 도배된 상태다.

    정 군수는 지난 달 26일 울산에서 열린 ‘보은군 이장단 워크숍’에서 “일본으로부터 5억불을 받아 발전을 이뤘다. 위안부 관련 보상은 끝났다”는 등의 발언으로 전국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

    광복회 충북지부를 비롯한 정의당 충북도당.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등은 일제히 “정 군수는 사과하고 사퇴하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보은지역 시민사회단체인 ‘보은민들레희망연대도 “그동안 정 군수의 위안부 소녀상 건립은 정치적인 쇼에 불과했다”며 “정 군수의 발언은 아베의 말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정 군수는 “보은군민과 전 국민들께 무릎 꿇고 사죄를 드린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군수의 이러한 사죄에도 불구하고, 보은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비난의 글이 이어지고 있어 자칫 농산물 수확기를 앞두고 보은 농산물 불매운동으로 번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은군에 따르면 이 지역 특산품은 보은 대추와 사과, ‘조랑우랑’브랜드로 대표되는 한우 축산물 등이다.

    보은 대추는 통계청이 2017년 기준 확정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해 203억 원의 매출을 올린 지역의 대표 농산품이다.

    보은군이 잠정적으로 집계한 2018년 기준 자료에는 220억 원에 이르고 있고, 현재 740㏊의 면적에서 1450 농가가 대추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은의 속리산 사과와 배, 한우 등의 축산물도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보은은 각종 스포츠팀의 전지훈련 중심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어서 정 군수 발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보은군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전지훈련을 위해 500여 개 팀이 속리산을 비롯한 보은군 명소를 찾아오고 있다.

    이들 스포츠 팀의 방문은 지역 경제를 받치는 또 다른 축이다. 이러한 노력은 보은군과 지역민들이 20년 이상을 공들여 온 결과다.

    여기에 보은은 동학혁명의 중심지로도 알려진 곳이어서 관련 단체들의 정 군수에 대한 비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보은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노력들이 지역 단체장의 그릇된 역사인식으로 인해 물거품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너무 엄청난 일이라서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라며 “농산물 판매에 직격탄을 입으면 정 군수가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