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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2>‘전화’ : 금란과 만남 종지부 미스터리는?
40년이 지났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꿀단지 거래처 두 곳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대성중학교 담장 끝에 자리 잡은 제일식품 ‘오뎅공장(어묵공장)’ 그리고 청주교도소 입구 수곡성결교회에 석유 기름을 배달한다. 그즈음 전화번호가 바뀌어 거래처 단골들
2024-03-26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1> ‘전화’ : 육십 넘어도 외우는 숫자 ‘일곱 개’
주인집 전화번호는 3국 1084다. 청주시 수곡동 83-21번지는 어린 시절 쫄보(겁쟁이)가 동네를 휘젓던 곳이자 집주인이던 청주중학교 수학 선생님의 집 주소다. 쫄보의 사글세 집이기도 하다. 육십이 훌쩍 지난 쫄보가 아직도 자신 있게 외우고 있는 숫자가 일곱 개 있다
2024-03-25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알까기’ : 위아래가 없고 승자독식 ‘귀결’
바둑판 위에 돌을 깔 때까지만 해도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다. 형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형의 엄지손가락은 화력을 앞세워 먼 곳에 있는 적을 섬멸하기에 최적화된 비장의 무기였고, 검지손가락은 가까이 다가온 적을 정조준하여 가차 없이 도륙하는 첨단 무기였다. 어찌
2024-03-25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이 솔깃한 이야기] ‘똥침’ : 초기 똥침, 놀이나 장난 아니라 ‘형벌’
순간 항문에 힘이 바짝 들어가면서 꽉 조인다. 눈앞이 캄캄하고 숨이 멎을 듯한 통증이 엄습한다. 똥침 하면 떠오르는 이쪽 세계의 전설이 있다. 양손을 맞잡고 검지를 곧게 뻗은 다음 손가락 끝에 기를 모아 45도 각도로 세워 단 한 번에 상대방의 똥꼬(항문)에
2024-03-22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3> 캄보디아 : 629년 간 동남아 직‧간접적 지배한 ‘대제국’
산을 움직이려면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해야 한다. 병간호를 몇 년씩이라도 해보았는가? 아니 수십 년 동안 해보았는가? 간병하는 사람은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곁에 아픈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았는가? 만일 내
2024-03-19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2> 캄보디아 : 시아모니‧시아누크 등 망명생활 전전 ‘파란만장’
풀뱀을 선별하기 위해 가든시티 골프 클럽 로비에 들어서자 커다란 초상화가 땅꾼들의 눈에 가장 잘 보이도록 벽면 중앙에 걸려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했던가, 13살의 나이 차이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1951년 캄보디아 전국미인대회 심사위원이
2024-03-17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1> ‘캄보디아’ : ‘메콩강 소소리바람’ 더해져 운치 더한다
가는 길이 순탄치 않다. 조선에서는 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 벌이가 변변치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 뱀이 엄청나게 많은 아열대 지방인 동남아가 핫플로 떠올라 조선 사냥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캄보디아(크메르) 물뱀을 찾아 어두운 정글로 들어간다.
2024-03-16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울릉도 : 울릉도엔 ‘사랑 천지’‧‘고명 덩어리’
울릉도 방문 첫날, 봇짐 하나 달랑 등에 메고 무작정 집을 나선다. 가는 내내 발을 동동 구르며 흥얼거린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6세기 초까지 울릉도를 지배하다 512년 신라 지증왕에게 정복당한 고대의 왕국 우산국(于山國)을 쫓아
2024-03-08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일본’ : 일본 여행 낯선 물음표?
여행이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묘약(妙藥)이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나에게 물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낯선 물음표(?) 손잡이를 아래로 힘껏 당기며 버스에 올랐다. 4박 5일 동안 손잡이를 놓은 적이 없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는데 잡고
2024-03-03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귀토’ : 장인 흙으로 돌아간 날
가시려거든 빛바랜 사진 한 장만 남겨 사위 놈 가슴팍에 얹어 놓길 바랐다. 사위 놈은 멀뚱거리니 혼자 지껄였다. 여리여리 곱고 단단한 흙 새를 찾아 장인어른 숨결 가르며 고이 덮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위와 장인의 연을 맺고 애증을 함께 한세월이 꼬박 37년이다.&nb
2024-02-27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똥’ : 잘 싸는 것은 ‘큰 복’
‘똥을 보면 다 안다.’똥을 중국식 한자로는 ‘분(糞)’, ‘시(屎)’로 일본 한자로는 ‘변(便)’이라 부른다. 똥과 불가분의 관계랄 수 있는 화장실은 예로부터 뒷간, 해우소, 변소, 측간, 정낭 등으로 불려 왔다. 기왕 솔깃한 ‘똥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덧붙여 똥
2024-02-23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싸가지’ : 엉뚱한 천재 희생양 ‘대한축구협회 비열’
“없다.” 돌연변이다. 남들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으니 음악가가 되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색깔을 볼 수 있으니 화가가 되었다. 통칭하여 예술가라고 부른다. 예술은 다투지 않는다. 듣는 것만으로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에 부족하지도 않다. 끝 말이 예쁘다. 가(家
2024-02-19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녀석’ : ‘시찰·관찰·통찰’이 부족했다
‘피고인을 징역 9년에 처한다.’다 큰 녀석인데 스스로 밥을 먹지 않는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가 싶더니 결국 굶길 수 없다며, 하는 수 없다며 녀석의 입에 밥을 떠먹여 주는 어미의 뒷모습이 아리다. 손에 물이 마를 날 없었던 어미는 녀석과 어떤 인연으로 만난 것일까 왜
2024-02-16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돌아보면’ : ‘지나간 것은 모두 그리워진다’
‘지나간 것은 모두 그리워진다.’ 시베리아 코쟁이 푸시킨의 말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장대비가 에누리 없이 퍼부었다. 용산역에서 홍성 가는 완행열차에 올랐다. 덜커덕덜커덕 구로역을 지날 즈음 옷소매에 땟국이 반질거리는 열 살 남짓한 남자아이가 인사를 꾸벅하
2024-02-12 이재룡 칼럼니스트 -
[이재룡의 솔깃한 이야기] ‘요지경’ :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요지경, 어릴 적 요지경 아저씨가 동네에 오면 엄청난 거금 5원을 손에 쥐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동무들과 오손도손 모여 앉아 신기해하며 넋이 빠질 정도로 구경을 했다. 혹여 요지경 아저씨가 가지고 다녔던 고품질의 요지경을 기억하시나요? 요지경에 흠뻑 취해 해넘이도 잊었
2024-02-12 이재룡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