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구상과 실행정치가 맞부딪힌 대전 행정의 두 얼굴도시철도·개발·경제정책 논쟁이 6·3 지방선거로 재소환
  • ▲ 왼쪽부터 허태정, 이장우 시장 후보 ⓒ김경태기자
    ▲ 왼쪽부터 허태정, 이장우 시장 후보 ⓒ김경태기자
    도시는 축적된 시간 위에서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그러나 그 방향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질 때, 같은 도시도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민선 7기 허태정 전 시장과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이 이끈 대전시정 8년은 ‘설계’와 ‘속도’라는 상이한 철학이 교차한 시기였고, 그 결과는 성과와 논란이 동시에 켜켜이 쌓인 복합적 기록으로 남았다. 

    또 6·3 지방선거 국면 속에서 이 시간은 다시 정치적 평가의 중심으로 소환되고 있다.

    허태정 전 시장의 민선 7기 시정은 도시 구조를 장기적으로 재편하는 ‘설계형 행정’에 가까웠다.

    원도심 재생과 도시재생 전략을 통해 쇠퇴 공간의 회복을 시도했고, 대전역세권 개발과 도심융합특구 구상을 통해 도시의 성장축을 미래형으로 재배치했다. 

    혁신도시 지정 기반 마련은 지역 균형발전의 제도적 토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반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노선, 방식, 재원 등을 둘러싼 논쟁과 지연이 반복되며 정책 갈등의 상징으로 남았다. 주요 개발사업 전반에서도 속도감 부족 논란이 이어지며 행정 추진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 시정은 경제 성장과 실행 중심 행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기업 유치 확대와 투자 활성화를 통해 산업 기반을 강화했고, 교통 및 도시 인프라 재편을 통해 광역 성장 전략을 추진했다. 현안 대응의 속도와 결정력은 이전 시정과 대비되는 특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개발 중심 정책 강화는 도시 균형발전과의 긴장 관계를 낳았고, 전임 시정과의 정책 연속성 단절 논쟁도 이어졌다. 대형 프로젝트 추진 방식과 재정 운용을 둘러싼 시각 차이 역시 지속적인 정치적 쟁점으로 남았다.

    특히 6·3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원도심 활성화, 기업 유치 성과, 대형 개발사업 추진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부각되며 전임·현직 시장의 시정 평가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여야는 각각 성과와 미완을 다른 언어로 해석하며, 지난 8년의 시정을 정치적 판단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한편, 도시는 기억으로 남지 않고 해석으로 남는다. 허태정의 대전은 시간을 그리는 ‘설계의 도시’였고, 이장우의 대전은 결과를 앞세운 ‘실행의 도시’였다. 

    그러나 두 시정의 의미는 단순 비교로 정리되지 않는다.결국 중요한 것은 도시의 변화가 시민의 삶 속에서 어떤 감각으로 남았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