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순찰 중인 경찰관 차량으로 치고 권총 강취둔산동 국민은행 주차장서 출납과장 권총으로 살해 3억 빼앗아손수건 DNA 결정적 단서…사건 발생 21년만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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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대전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됐다.대전경찰청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1년에 발생한 경찰관 총기탈취 및 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승만(52)‧이정학(51)을 지난 25일 대전과 강원 정선에서 각각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7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이들은 이날 신상 공개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 및 중대한 피해 발생, 충분한 증거, 공공의 이익이 인정돼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2의 2에 근거해 피의자들의 성명‧나이‧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이승만‧이정학, 순찰중인 경찰관 차량으로 치고 ‘권총 탈취’이들은 2001년 10월 5일 자정쯤 대전시 대덕구 비래동 골목길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발견하고 차량으로 강하게 충격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경찰관이 휴대하고 있던 권총을 강탈했다. 이어 다음날 오후 9시 30분쯤 범행 현장에서 약 600m 떨어진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범행에 이용된 차량이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차량(흰색 쏘나타)을 발견했으나 범인을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피의자들은 같은 해 12월 1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서 시동이 걸린 채로 주차된 차량을 훔친 뒤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은행 관계자 3명이 차량에서 현금 가방을 내려 옮기는 순간 권총으로 협박했다. 당시 저항하는 지점 A 출납과장(45)에게 권총으로 쏴, 살해한 뒤 현금 가방 1점(3억 원 보관)을 강탈한 뒤 도주했다. 범행에 사용한 차량은 같은 날 오전 6시쯤 약 300m 떨어진 서구 둔산동 한 상가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됐다.경찰은 은행 권총강도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충남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목격자와 전과자 등 5321명, 차량 9276대, 통신 18만2378건, 탐문 2만9260개소 다각도로 수사를 벌였으나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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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2011년 12월쯤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사건을 인수해 관련 수사를 진행해오다 현장 유류물(손수건)에 대한 감정을 진행해 피의자들이 범행에 사용한 차량 내부에서 발견된 유류물에서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남성의 유전자 검출에 성공하면서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손수건서 유전자 검출… 피의자 ‘특정 검거’이 유전자는 2015년 충북에 있는 불법 게임장 현장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감정 결과를 2017년 1월 회신을 받으면서 수사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게임장 관계자가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종업원‧손님 등 게임장에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1만5000여 명에 대해 범행 연관성을 확인해 나가는 수사를 5년간 끈질기게 벌인 끝에 지난 3월에 이정학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경찰은 이어 이정학에 대해서 과거 행적 확인·주변인 조사 등 보강 수사 후 검찰과 수사 사항 사전 공유 등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달 중순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5일 검거했고, 이승만과 함께 범행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토대로 이승만도 긴급 체포하는 성과를 올렸다.이는 사건 발생일로부터 7553일 만에 피의자들을 검거할 수 있었고, 그동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경찰의 수사기록만 약 15만 쪽에 이른다.경찰은 피의자 신문 및 프로파일링, 현장 검증,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 범행 경위를 확인했고, 금융거래 내역 확인, 디지털포렌식, 거짓말탐지기 검사 등 혐의를 더욱 명백히 입증하기 위한 집중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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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경찰은 △살인죄의 공소시효 폐지·시 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 운영 △DNA 과학수사 기법의 발전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형사의 끈질긴 집념 등을 통해 미궁에 빠졌던 사건을 21년 만에 해결한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경찰은 사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긴밀히 협력해 원활한 공소 유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보강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경찰 관계자는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경찰이 끝까지 수사해서 반드시 검거한다는 자세로 현재 수사 중인 다른 중요미제사건들도 범인이 조속히 특정 및 검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